역사수업 고군분투기 - 2022 개정 교육과정, 개념적 렌즈와 AI 동료교사로 만드는 한국사·세계사 수업 12
이영춘 외 지음 / 미문사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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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은 교사들이 "왜 역사를 배워야 할까?"를 고민하며 찾아낸 결과물이다. 이 책의 핵심은 개념적 렌즈, 즉 색깔 안경을 바꿔 쓰듯, 같은 역사를 다양한 질문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이 책이 선생님들께 자신의 수업을 다시 질문해 보는 작은 계기가 되기를, 그리고 그 질문이 학생들과의 만남 속에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는 저자들의 말처럼, 이 책은 결국 질문하는 인간, 호모 콰렌스를 키워내는 수업을 향한 기록이다.


1. 역사 수업 본기

여기서는 '개념적 렌즈'를 활용한 역사 수업 방법을 소개한다. 저자들은 조선 후기의 정치 변화와 시민혁명을 공통 주제로 삼아, A~E 교사마다 어떤 관점으로 역사를 해석하고 수업을 설계했는지 학습지도안을 보면 수업의 방향과 결과가 달라지는 것을 확인해 볼 수 있다. AI를 활용하면 교사만의 철학과 메시지가 담긴 수업을 설계할 수 있고, 학생들은 역사를 재밌게 배울 수 있다.


<개념적 렌즈로 본 한국사>에서는 E 교사의 수업안이 특히 인상 깊었다. 조선 후기 경신대기근을 오늘날의 기후 위기와 연결한 것인데, 역사를 과거의 사건으로만 배우는 게 아니라 지금 우리가 겪는 문제와 함께 생각해 보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대기근의 위기에 대동법으로 해결한 것이었다니. 이렇게 배우면 평생 안 까먹지 싶다. 역사가 현재와 미래를 바라보는 눈을 길러줄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옛날처럼 오늘 배울 교과서 내용과 진도만 적는 게 아닌, 신개념 학습지도안도 아주 마음에 들었다.


<개념적 렌즈로 본 세계사>에서는 고대 그리스 세계의 형성과 발전을 주제로 한 5개의 수업 안을 소개한다. 같은 내용도 교사의 관점에 따라 전혀 다른 수업이 된다. 특히 고대 그리스를 민주주의의 시작으로 설명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그 한계와 가능성을 보며 지금 우리 민주 사회를 이해하게 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그중 E 교사의 수업안은 학생들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훈련을 하게 해서 가장 기억에 남았다. 세계사 수업 역시 다양한 관점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과정이 될 수 있음을 느꼈다.


2. 한국사 수업 열전

선생님들에게는 이 열전 부분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교사 스스로 고민하고, 실제 수업에 적용해 보고, 다시 수정해서 완성해가는 과정이 잘 나와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이제 호모 콰렌스로 살아가야 한다는 질문 열전, 타인과 공존하며 더 나은 세상을 향해 공명하자는 인성 열전, 깊이 생각하고, 쉽게 흔들리지 않는 삶의 기준을 만들어 가자는 회복 탄력성 열전, 자료를 의심하고 비판하며 스스로 정보를 파악하는 의심 열전, 챗 GPT와 벌이는 논쟁 열전, 탐방으로 역사적 현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탐방 열전으로 구성되어 있다.


논쟁 열전에서는 AI에 의존하지 않기 위해 오히려 AI와 직접 논쟁하는 수업을 고안했다는 점이 가장 흥미로웠다. 자신의 주장을 담은 프롬프트를 작성하고 ChatGPT와 맞서 논쟁하는 활동지까지 있는데, 이런 수업이라면 생각하는 힘이 저절로 길러질 것 같았다. AI를 논쟁 상대로 삼는다는 발상이 놀라웠다.

3. 세계사 수업 열전

세계 제국 왕중왕 선거 포스터를 제작한 세계 제국 열전, 문화상품권을 어떻게 나누는 것이 가장 공정한가라는 질문으로 열리는 공정 열전, 국기로 읽는 공동체 열전, 과거로부터 분쟁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다문화 열전, 직접 역사 신문 기사를 작성하게 한 이야기 열전, 페스트와 역사를 융합시킨 융합 열전이 나온다.

나는 공정 열전과 공동체 열전이 감동이었다. 공정 열전에서는 친구들과 얼굴을 붉혀가며 합의점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공정이란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끊임없이 조율하고 대화해야 하는 가치임을 깨닫게 해주었다. 공동체 열전에서는 모둠 활동을 통해 각자의 국기를 공유하고, 공통의 가치를 찾아, 하나의 연합국 국기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통해 국가가 살아있는 공동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하는 부분이 훌륭했다.


역사는 나와 상관없는 과거의 일이고, 그저 점수 따기 위한 암기과목일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으로 역사에 대한 개념이 바뀌었다. 학생들이 모둠 수업으로 함께 의논하며 역사 공부를 하면, 기억하지 않아도 저절로 기억될 것 같다. 이런 수업이면 나도 한번 참여해 보고 싶었다. 모든 학교에서 이렇게 역사 수업을 하면 너무 좋겠다. 역사는 외우는 것이 아니라 질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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