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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는 처음이라 - 갑자기 낯설어진 나를 과학으로 이해하다 ㅣ 호기심 많은 10대 2
이광렬 지음 / 클랩북스 / 2026년 3월
평점 :
♥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광렬의 『사춘기는 처음이라』는?
뇌과학·생물학·화학의 관점에서 사춘기에 관한 40 가지 질문을 던지고, 이를 통해 부모와 자녀가 사춘기를 과학적으로 이해하고, 상대를 존중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가이드북이다.
부모님이 읽어도 좋지만, 나는 사춘기 자녀에게 이 책을 선물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본다. 부모님께 물어보기 쑥스럽고, 친구의 조언만으로는 부족할 때, 이 책을 읽으며 어렵거나 더 궁금한 부분은 AI에게 스스로 물어가며 공부하는 과정이, 사춘기를 지혜롭게 극복하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화가 없는 가정일수록 이 책이 건네는 질문들은 다시 서로를 마주하게 하는 징검다리가 되어줄 것이다. 서로 싸울 게 아니라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법을 배워 보자. 각 질문 마지막에 있는 '사춘기 팁'에는 부모님과 말이 안 통할 때 감정을 글로 써서 전하는 법 등 실용적인 아이디어가 많다.
1장 : 마음속의 뇌과학
자신의 감정이 가장 중요한 사춘기 학생에게 부모나 선생님이 바른 행동을 하라고 하면 통제로 느낀다. 아이가 주체적인 어른으로 올바로 자라게 하려면 지적하고, 타이르기 전에, 독립성을 인정하고,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판단하지 말고, 가장 먼저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줘야 한다.
사실 사람들은 남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남보다는 자신에 대해 고민하는데 훨씬 많은 시간을 쓰기 때문이다. 남들은 내 생각만큼 나에게 관심이 없으니, 만약 소셜미디어 중독이라면 앱을 하루라도 빨리 지우자. 좋은 친구는 나를 나쁜 길로 이끌지 않는다. 위험한 행동을 강요하는 친구가 있다면 과감히 거부하는 것이 진짜 강함이다.
공부를 잘하고 싶은데 왜 졸릴까? 날 좀 내버려두었으면 좋겠다며 혼자 있고 싶어 하는 이유는? 시험 시간만 되면 왜 그 자리에서 도망치고 싶은 걸까? 나도 궁금했던 질문의 답을 뇌과학으로 알아본다.
2장 : 거울 앞의 생물학
갑자기 살이 찌는 이유, 여드름과 체취의 원인, 멀리 있는 물체가 잘 안 보이는 근시의 이유 등 생물학적 관점에서 몸의 변화를 살펴본다. 운동 유튜브 따라 하기 같은 '사춘기 팁'이 특히 유용하다.
피부 관리법 중에서는 여드름이 생겼을 때 세안을 자주 하는 게 좋은 줄 알았는데, 지나친 세안보다 피부 보습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점이 새로웠다. 비타민D는 뼈와 치아를 튼튼하게 하므로, 낮에 야외 활동을 권하지만, 학생들에게는 어려우니 흡수가 잘 되는 비타민 D3 영양제로 보충하기를 추천한다.
체취 때문에 데오도란트를 사용할 때는 물기 없는 건조한 상태에서 소량만 바를 것, 치실과 혀클리너 사용 등 입 냄새를 줄이는 생활 속 작은 습관, 나는 반 곱슬인데 모낭의 단면이 납작할수록 곱슬이 더 심해진다는 사실 등 어른도 흥미로운 내용이 많았다.
3장 : 본능 앞의 뇌과학
요즘 전자담배를 손쉽게 구할 수 있어, 담배에 손을 대는 청소년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이때 담배를 피우면 평생 못 끊는다고 위협할 게 아니라 이 책을 슬쩍 건네는 건 어떨까?
담배는 뇌 회로를 망가뜨리는 니코틴이 뇌의 수용체에 붙어 도파민을 분출해서 흡연은 좋은 것이라는 잘못된 정보를 학습한다. 흡연을 하면 할수록 뇌 회로가 망가져, 담배가 없으면 안절부절못하는 강박 증상을 보이는 것이다. 금연을 선언했어도 다시 담배를 찾는 이유도 알려준다.
술도 똑같다. 알코올이 뇌에 들어오면 도파민이 분비되어 기분이 좋아진다. 뇌는 술을 좋은 것이라는 잘못된 정보를 학습한다. 사춘기 때 술을 마시면 전두엽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한다. 음주를 반복하면 판단력과 충동을 조절하는 전두엽의 기능이 떨어진다. 결국 다시 술을 찾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그 밖에 달고 짠 음식, 에너지 드링크, 카페인, 소셜 미디어 디어 중독, 공부를 내일로 미루는 습관도 모두 술이나 담배처럼 같은 뇌의 보상회로를 자극한다. 중독을 끊으려면 뇌의 작동 원리를 먼저 알아야 한다. 스터디 플래너로 계획을 세워 실천하기처럼, 작은 루틴으로 뇌를 다시 훈련시키는 방법을 알아보자.
4장 : 화장대 위의 화학
이 마지막 장이 학생들에게 가장 설득력 있을 것 같다. 잔소리 대신 화학이 말하게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깨끗이 씻어야 한다고만 말하지 않고, 화학적 원리(벤조일 퍼옥사이드, AHA/BHA 등)와 분자구조 및 화학 공식을 통해 왜 관리가 필요한지 아이들 스스로 납득하게 해 준다.
특히 화장품이나 렌즈처럼 아이들이 매일 접하는 소재 속에 숨은 화학식을 보여주어, 공부가 책 속에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한다. 자연스럽게 공부하게 만드는 구성이 아주 마음에 든다.
알파와 베타 하이드록시산, 레티노이드의 분자 구조, 약산성 세안제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 바셀린이 보습제로 쓰이는 원리, 세안할 때 지켜야 할 순서 등 엄마가 말하면 흘려듣겠지만, 스스로 알아낸 지식은 바로 행동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 책을 건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엄마는 사춘기에 대한 걱정을 덜고, 자녀는 자신의 몸과 감정 변화를 과학적으로 이해하며, 사춘기를 슬기롭게 헤쳐나갈 지식을 얻는다. 사춘기라는 터널을 통과해야 하는 아이들에게 이 책은 스스로 공부하고, 과학적으로 사고하는 어른으로 성장하게 돕는 든든한 발판이 되어 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