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뚱뚱하다 베틀북 고학년 문고
최승한 지음, 한태희 그림 / 베틀북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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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님께 책을 선물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는 뚱뚱하다』는 2024년 세종 도서 문학 나눔에 선정된 작품으로, 제목부터 아주 당당한 느낌이다. 최승한 작가는 초등학교 교사와 교과서 집필진 및 연구원으로 활동하다가, 지금은 어린이 문학과 교육 관련 책을 집필하고 있다.


현대 사회는 은근히 날씬하고 예쁘고 키가 커야 한다는 기준을 정하고, 거기서 벗어나면 자기 몸을 미워하게 만든다. 그래서 성형수술의 인기는 점점 늘어나나 보다. 이 책은 그런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나의 기준으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게 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책의 주인공은 문제방이다. 이름만 들으면 어딘가 문제가 있는 아이처럼 느껴지지만, 제방이는 누구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아이다. 작가는 문제아와 비슷한 어감의 문제방이라는 이름을 통해 남들과 다른 외모가 정말 문제일까?라는 질문을 우리에게 던지는 듯하다.


제방이는 뚱뚱한 것을 부끄러워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제방이에게 먹는 것은 가장 큰 행복이다. 특히 육개장 사발면 성수와 함께 먹는 참치 마요네즈 삼각김밥의 조합은 그야말로 최고의 맛이다. 작가님의 음식 묘사가 어찌나 뛰어난지, 책을 읽다 보면 당장 편의점으로 달려가 사발면 한 그릇 먹고 싶어진다. 


햄버거 하나를 먹더라도 천천히 맛을 음미하며 최고의 맛을 느낀다. 주부인 나도 대충 차려서 빨리 먹고 마는데, 온갖 반찬을 덜어서 데코까지 해서 먹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음식에 대한 예의를 아는듯한?


p.46  제방이는 음식의 맛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차려 먹는지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급 미식가였다.

제방이 베프 영길이는 먹는 것보다 뛰는 것을 좋아하고, 아이들과 잘 어울린다. 제방이와는 정반대의 성격으로 축구도 잘한다. 뚱뚱한 제방이는 축구를 할 때 공을 제대로 차지 못하고 헛발질을 해서 넘어져 웃음거리가 된 이후, 운동을 점점 더 싫어하게 된다. 


그러나 김지현 체육 선생님 덕분에 뜀틀을 넘게 되자 본인도 성취감을 느끼고 엄청 뿌듯해했다. 하지만 아이들의 "돼지 한 마리가 날고 있어서 놀랍긴 하더라"라며 놀리는 말에 상처를 받는다. 영길이의 따뜻한 말조차 자신을 놀리는 것처럼 느낀다.


몸을 움직이기 보다 먹기를 즐겼던 제방이는 결국 하루 한 끼만 먹기로 결심한다. 다이어트를 시작했다는 사실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다. 


p.98  배고픔의 신은 계속해서 제방이를 두드린다. 두드린다기보다는 팬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했다.


나도 배고픔의 신에게 많이 맞아봤다. 살 빼려고 간헐적 단식도 해 봐서 이 표현이 뭔지 너무 이해됐다. 원래는 16시간 동안 물만 먹어야 하는데, 12시간 단식에도 실패했다. 나도 내가 이렇게 의지가 약한지 몰랐다. '마시멜로를 지금 1개 먹을래, 15분 후에 2개 먹을래?'라고 물으면 나는 지금 먹는 스타일이다. 과연 제방이는 성공할 수 있을까?


"뚱뚱한 돼지가 더러운 운동화를 신고..." 아이들이 비웃어도 제방이는 끄떡없었다. 아이들의 생각 속에 박혀 있는 고정관념은 한순간에 바뀌지 않는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방이가 스스로를 바라보는 눈은 조금씩 변한다. 한 번에 쉽게 되는 일은 없다. 변하는 것은 한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제방이는 다이어트를 위해 산책을 시작하며 뜻밖의 사실을 깨닫는다. 그동안 먹는 것에만 집중하느라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을 둘러볼 여유가 없었다는 것. 스마트폰 화면 속에 갇혀 계절의 변화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놓치고 사는 오늘날의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간접적으로 건네는 따뜻한 안내인 듯하다. 


요즘은 『나는 뚱뚱하다』의 메시지처럼, 타인의 시선에 맞춘 획일적인 미인이 되기보다 "나다운 모습"을 찾는 것에 대한 관심도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언더커버 미쓰홍>의 강노라나 〈브리저튼〉의 펜엘로페 페더링턴을 보면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 훨씬 더 예쁘게 느껴진다. 


나답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된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아이는 뚱뚱하든 마르든, 빠르든 느리든, 지금의 자신이 이미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친구들과 부모님은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얼마나 깊은 상처가 될 수 있는지, 또는 얼마나 큰 응원이 될 수 있는지 알게 된다. 오늘 내가 아이에게 건넨 말은, 상처였을까 응원이었을까?


p.168  여러분이 제방이와 함께 기쁘게 내장산 등반을 떠나는 모습을 즐거운 마음으로 상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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