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고전툰 3 - 환경 ㅣ 고전툰 3
강일우.김경윤.송원석 지음, 뉴스툰(이강혁) 그림 / 펜타클 / 2026년 2월
평점 :
♥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앞서 출간된 『고전 툰』 정치와 경제 편에 이어 환경 편이 나왔다. 환경에 대한 5권의 고전 속 지혜를 다룬다. 인간의 변하지 않는 본성과 세상의 흐름을 함께 느끼고, 생각해 볼 수 있게 기획된 책이다. 오랜 세월이 지났어도 여전히 울림을 주는 고전, 청소년들에게 진짜로 말을 걸 수 있는 책을 엄선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나의 생각이 자라서 타인을 이해하게 되고, 사회를 함께 고민하는 감각이 자연스럽게 생길 것이다. 이 책에 나오는 5권의 고전은 히스토리, 다이제스트, 고전툰, 북토크의 네 부분으로 구성된다.
히스토리 : 저자가 살았던 시대와 이 책이 쓰인 배경을 알려준다.
다이제스트 : 각 고전의 핵심 메시지
고전툰 : 고전의 핵심 내용을 만화로 소개한다.
북토크 : 지성인들의 가상대화
나는 북토크가 가장 유용했다. 참여자들의 사상을 대화 형식으로 이야기해서 기억이 잘 되고, 스스로 질문하고, 생각하며, 토론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북토크의 마지막은 "당신이 환경보호를 위해 행동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와 같은 질문을 하나 던지고 북토크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핵심 메시지를 정리해 준다.
정약전형은 우리 자신과 미래세대의 풍요로운 삶을 위해, 치코 멘데스형은 개발로 고통받는 사회적 약자들과 연대하기 위해, 아르네 네스형은 인간의 쓸모와 무관하게 모든 생명체는 그 자체로 소중하기 때문에라고 정리해 주는 형식이다.
셋 다 맞는 말이지만 나는 미래세대의 풍요로운 삶을 위해서라는 정약전형이다. 개발로 고통받는 사회적 약자와 모든 생명체는 그 자체로 소중하다는 말은 직접적으로 와닿지가 않아서 아들이 관련된 미래 세대의 풍요로운 삶을 위해서라고 택했다. 이렇게 자신만의 생각과 의견을 말해보는 연습이 유용했다.
북토크에서 베이컨이 말한 대로 모든 플라스틱이 생분해 소재로 바뀐다면 더 이상 환경 오염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겠다 생각했는데, 생분해 플라스틱은 특정 온도와 습도 조건이 맞아야만 분해가 된다는 것이다. 이 사실을 알고 집 앞 편의점에서 생분해 봉투를 달라고 하는 대신, 불편하더라도 장바구니를 휴대하기로 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5권의 고전과 내용을 간단히 정리해 보았다.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Silent Spring)』은 살충제로 인해 새들이 모두 죽어버려 봄이 와도 더 이상 새소리를 들을 수 없는 황량한 미래를 상징한다. 무분별한 살충제 사용이 생태계를 어떻게 파괴하는지 경고하며 결국 DDT 사용 전면 금지 조치가 내려지고, 전 세계적인 환경운동 확산에 기폭제가 되었다.
알도 레오폴드의 『모래 군(郡)의 열두 달(A Sand County Almanac)』은 사계절에 걸친 관찰과 사색을 통해, 인간이 자연을 하나의 생태 공동체로 인식해야 한다는 '토지 윤리'를 정립한 고전이다. 나는 모래군이라는 말에 모래를 의인화한 소설인 줄 알았는데 모레군은 위스콘신 주에 있는 샌드카운티라는 황폐한 모래땅 지역이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Walden)』은 소로가 직접 오두막을 짓고 월든 호숫가 숲속에서 자발적 은둔 생활을 기록한 책이다. 단순한 삶을 통해 진정한 자유를 탐구한다.
조지 퍼킨스 마시의 『인간과 자연(Man and Nature)』은 벌채, 관개, 토지 개간 등 인간의 활동이 기후와 지형, 생태계를 어떻게 변형시키는지 체계적으로 분석하며, 인간 문명이 자연을 파괴하는 강력한 지질학적 힘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한 환경운동의 경전으로 불리는 책이다.
정약전의 『자산어보(玆山魚譜)』는 흑산도 유배 시기에 직접 조사·채집·관찰한 바다 생물들을 종류별로 기록하고 서식 환경과 용도까지 상세히 정리한 실용 중심의 백과사전이다.
다섯 권의 다이제스트만 읽어도 환경 문제의 뿌리를 이해할 수 있다. 나는 북토크가 가장 재밌었다. 자연을 연구하는 것은 좋지만 파괴하면, 인간도 자연의 일부라서 결국 인간도 멸망한다. 자연과 인간은 하나의 생명으로 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레이첼 카슨이 DDT로 새가 사라진 침묵의 봄을 경고한 것도, 알도 레오폴드가 토지 윤리를 역설한 것도,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숲속에서 단순한 삶을 실천한 것도, 조지 퍼킨스 마시가 인간의 활동이 기후와 생태계를 어떻게 파괴하는지 분석한 것도, 정약전이 바다 생물을 직접 관찰하고 기록한 것도 결국 자연과 인간은 분리된 게 아니라 하나로 이어져 있다는 걸 강조하고 있는 것 같다.
일상에서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비닐봉지 대신 종이봉투나 장바구니를 이용하고,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를 쓰는 것은 단순히 쓰레기를 줄이는 행위를 넘어 대량생산, 대량 소비라는 폭력적인 시스템에 반대한다는 명확한 정치적 의사 표현이 될 수 있다.
다만 미니멀리즘이나 자발적 불편 운동이 세상을 감동시키기 위한 것이면 안 된다. 불필요한 것들을 덜어내는 이유는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온전히 나 자신으로 살기 위해서다. 그 과정에서 세상이 조금 더 나아진다면 그것은 아름다운 결과일 뿐이라는 것!
시대를 초월한 사상가들의 대화를 통해, 왜 환경 문제가 중요한지, 이 시대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나도 생각이란 걸 해 보게 되었다. 이 책은 어른들뿐 아니라 청소년들에게 인문학적 사고력과 비판력을 길러주는 소중한 자료가 될 것이다.
AI 시대일수록 책은 생각하는 힘을 길러줘야 한다. 인류의 지성들이 시대를 초월해 토론하는 가상 북토크로 AI가 대신할 수 없는 생각하는 힘을 길러보자. 『고전툰』은 나의 삶과 환경과 사회를 바라보는 자신만의 관점을 만드는 출발점이 되어 줄 것이다.
p.174 인간이 자연의 법칙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그 힘을 빌리면 파괴의 힘을 창조와 회복의 힘으로 바꿀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