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부처님 말씀대로 살아보니 - 인생이 가벼워지는 15가지 불교 수업
토니 페르난도 지음, 강정선 옮김 / 윌마 / 2026년 2월
평점 :
♥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부처님 말씀대로 살아보니』는 삶의 고통과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생활에 바로 실천할 수 있도록 실례를 들어 쉽게 설명한 마음챙김 가이드북이다. 마음챙김은 영문의 Mindfulness가 하나의 단어인 것처럼, 이를 번역한 '마음챙김'도 하나의 합성어로 간주하고 띄어 쓰지 않는다.
정신의학자인 저자 토니 페르난도는 부처님을 역사상 가장 뛰어난 심리학자이자 스승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프로이트나 융 같은 서구 심리학자의 접근법보다, 가설을 세우고 직접 검증하며 해결책을 찾아가는 부처님의 접근 방식에 깊이 공감했고, 더 많은 사람과 그 가르침을 나누고 싶어 이 책을 쓰게 되었다.
부처님은 집착하지 않고 가볍게 사는 법을 가르친다. 부처님의 가르침이라는 충격 흡수 장치를 통하면 인생을 순탄하게 살 수 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믿음을 강요하지 않는다. 유용한지 직접 실천해 보고, 맞지 않으면 기꺼이 버리라고 한다. 자신의 가르침을 과감히 버려도 된다고 말하는 스승이 세상에 얼마나 있을까?
부처(Buddha)님을 깨어있는 자(佛陀)라고 부르는 것은 우리가 대부분 집착과 생각 과잉이라는 잠든 상태를 말하는 마음 놓침(mind-wandering) 속에서 산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특히 스마트폰은 마음 놓침과 강하게 연결되어 있다. 어떤 승려는 스마트폰을 마음챙김을 파괴하는 기계라고 했다.
이 마음 놓침의 잠에서 깨어나는 연습을 반복하는 것이 명상이다. 우리는 과거의 후회나 미래의 걱정으로,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져 지금 이 순간 실제로 일어나는 일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스마트폰에 중독된 사실 자체도 모를 것이다.
마음챙김(깨어있음)은 이 자동 흐름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생각에 끌려가는 것을 멈추는 게 아니라, "아, 내가 지금 끌려가고 있구나"를 아는 순간 이미 깨어난 상태가 된다. 이런 일상 속 알아차림으로 고통과 스트레스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부처님은 고통을 겪는 근본 원인을 집착으로 보았다. 모든 것이 영원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하는데 거기에 집착하는 일은 무의미하다. 우리 몸 역시 늙고 병들다 흙으로 돌아가는데 젊음을 붙잡으려는 집착은 부질없는 짓이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모든 관계는 결국 이별이나 죽음으로 끝난다.
우리는 꺼지지 않는 욕망의 생산 공장이다. 욕망이 충족돼도 만족은 순간일 뿐, 완전히 만족하지 못한다. 항상 더 많은 것을 원하기 때문에 늘 문제가 생긴다. 이때 부처님은 쾌락에 집착해 더 많은 고통을 겪거나, 마음을 훈련하여 평화로운 상태에 이르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 이 책은 두 번째 길을 안내한다.
그 핵심이 마음챙김(Mindfulness)이다. 마음챙김은 부처님이 제시한 팔정도 중 하나다. 팔정도란 부처님이 고통을 줄이고 행복을 성취하기 위해 마련한 지침인데, 마음챙김을 제외한 다른 일곱 길은 바르게 보기, 바른 생각, 바른말, 바른 행동, 바른 생활, 바른 노력, 바른 의식이다.
마음챙김이란 말은 다른 책에서도 많이 들어봤는데, 이 책을 통해 그 방법을 제대로 배울 수 있었다. 한마디로 몸의 근육을 키우려면 운동을, 마음의 근육을 키우려면 마음챙김을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마음챙김은 이해하기도 쉽고 실천도 간단하다. 걷고, 먹고, 설거지하고, 빨래를 널면서도 할 수 있다.
p.173 마음챙김이란 마음과 몸이 순간순간 무엇을 경험하는지 알아차리고 주의를 기울이고 깨닫고 온화하게 받아들이는 마음의 상태를 말한다. 이는 궁극적으로 친절과 연민으로 이어진다.
저자가 마음챙김을 처음 알게 된 건 빌리라는 환자 덕분이었다. 5살에 사고를 당해 다리를 절었던 빌리는 온갖 의학적·심리학적 치료에도 자기혐오와 자해를 멈추지 않았는데, 마음챙김 치료를 시작하고 나서 호전되었다. 이후 빌리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에게 마음챙김을 추천했고, 그들도 크게 도움을 받는다.
마음챙김은 단순한 스트레스 해소나 긴장 완화가 아니다. 마음속의 모든 생각이 떠올랐다가 사라지는 과정을 지켜보는 훈련이다. 생각과 감정이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지켜보며 그 흐름에 휩쓸리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마음챙김은 이성과 감정이 만들어내는 고통에서 조금씩 자유로워지는 길이 된다. 저자는 별로 효과를 못 느끼면서도 몇 달 동안 매일 약 15분씩 꾸준히 마음 챙김 명상을 했다고 한다.
그 결과, 고속도로에서 어떤 차가 갑자기 끼어들어 죽을 뻔했는데도 분노 대신 상대 운전사의 안녕을 빌게 되었다. 옛날 같으면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고 화를 냈을 텐데 마음챙김 명상이 뇌의 회로를 바꿔 놓은 것 같다는 것이다.
지금 화가 났어도 그것을 알아차리면 평온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지금 당장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받아들일 때 고통은 줄어들거나 아예 사라진다. 이때 평화가 찾아온다.
인간의 마음은 계속해서 생각하고 느끼도록 진화해 왔다. 그래서 생각을 멈추려 할수록 오히려 생각에 더 집착한다. 마음챙김은 흘러가는 주의력을 지금 이 순간으로 되돌리는 훈련이다. 나도 평상시 책을 읽을 때 몹시 산만한 편인데, 마음챙김을 연습하면서 집중력이 조금씩 나아지는 것을 느꼈다.
p.152 우리가 타인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그에게 오롯이 집중하며 귀 기울이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 책이 좋았던 가장 큰 이유는 저자 자신의 솔직한 이야기를 통해 나만 이런 게 아니라는 편안함을 주었다는 것이다. 막연한 마음챙김이라는 말을 다양한 실제 사례로 보여줘서 금방 이해가 되고 와닿는 부분이 많다는 점도 참 좋았다.
마음챙김은 마음과 몸 건강은 물론이고, 노화 방지까지 과학적으로도 효과가 입증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스님들이 젊어보이나? 거창한 수행이 아니라, 지금 내가 있는 자리에서, 내가 하고 있는 일에서 내 마음 상태를 알아차리고 인정하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다.
이 책의 맨 뒤에는 다양한 마음챙김 명상법이 나온다. 그중에서 나와 가장 잘 맞는 것을 하나 골라 오늘부터 마음챙김을 실천해 보자. 가장 먼저 더 이상 핸드폰의 노예로 살지 않게 되는 자유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p.313 고통과 불안으로부터 벗어나기를, 진심으로 행복하기를, 지금 이대로 만족하기를, 평안이 깃들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