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의 시간을 건너는 너를 지키는 말 - 마음이 단단한 아이로 자라게 하는 43가지 부모의 대화 습관
스즈키 하야토 지음, 이선주 옮김 / 퍼스트페이지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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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은 아이의 의욕을 깨우는 방법을 자신감, 의욕, 강한 마음, 주체성이라는 네 가지 주제로 다룬다. 특히 남들의 말과 태도가 씌워 놓은 자기 한계 뚜껑을 발견하고, 부모와 아이가 이를 함께 벗겨내도록 돕는다. 책 표지에 적힌 대로, "마음이 단단한 아이로 자라게 하는 43가지 부모의 대화 습관"을 알아보자. 


자기 한계 뚜껑은 주변 사람들의 말과 태도로 생긴다. "이건 원래 안 되는 거야", "해 봤자 소용없어", "될 리가 없잖아"와 같은 말을 자주 듣다 보면, 스스로 자기 능력에 한계를 정하고 가능성을 닫아버리게 된다. 남의 말이 내면의 목소리가 되어 스스로 뚜껑을 닫는 것이다.


나 역시 "네가 하는 게 다 그렇지", "넌 가만히 있는 게 도와주는 거야"와 같은 말을 들으며 자랐다. 물론 우리 엄마나 오빠가 내가 미워서 그렇게 말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말을 들으면, 더 열심히 노력하기보다 오히려 삐딱선을 탔다. 알고 보니 무심한 비난이 반항심과 자기 한계 뚜껑을 씌우는 역할을 했던 것이다.  


이 책은 남들의 말과 태도가 씌워 놓은 자기 한계 뚜껑을 발견하고 부모와 아이가 함께 벗겨내도록 돕는 책이다. 자기 한계 뚜껑은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 역시 크고 작은 형태로 가지고 살아간다. 그래서 부모님도 책을 읽으며 자신을 억누르고 있는 뚜껑이 무엇인지 찾아보려고 의식하며 읽으면 좋다. 그러면 나와 아이가 동시에 성장하는 변화가 시작될 것이다. 


A 대에 가야 한다는 막연한 목표가 있다고 치자. 나 역시 A 대학에 가야 한다고 엄마가 강요했다. 나는 굳이 왜 대학에 가야 하는지도 몰라서 반항심에 더 공부를 안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저자처럼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중심에 두고, 그 안에서 활약하는 자신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려 볼 수 있게 코칭 해 주었다면?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고, 그 장면을 되풀이해서 생각하다 보면 몸과 마음이 점차 반응하기 시작한다. 초라했던 자기 이미지가 활약하는 나의 모습으로 바뀌고, 마침내 '나는 할 수 있다'는 확신으로 이어진다. 이것이 바로 자기 한계 뚜껑을 여는 과정이다.


실제로 저자의 학생 중에 내 실력으로 좋은 대학교는 무리라며 스스로 단정 지었던 학생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가슴 뛰는 일을 목표로 삼으라는 조언을 듣고, 'A 대학 검도부에서 활약하고 싶다'는 진심 어린 마음을 발견했다. 처음에는 터무니없다고 생각했지만, 점점 도전해 볼 만하다는 생각으로 바뀌더니, 마침내 마음속에서 딸깍하고 자기 한계 뚜껑이 열렸다. 


단순히 A 대에 입학한다는 추상적인 목표였다면 중간에 지쳤겠지만, 검도부에서 뛰는 자신을 상상하자 가슴이 뛰었고, 그 설렘이 결국 합격으로 이끌었던 것이다. 자기 한계 뚜껑을 연다는 것은 노력의 문제가 아니다. 하고 싶은 일을 향해 진심으로 가슴이 뛰는 순간, 내 안에 잠든 능력이 깨어나는 경험이다.


특히 각 사례별 코칭 노트 다음에 나오는, 아이에게 '이렇게 말하면 상처가 되고, 이렇게 말하면 마음이 열린다'는 코너가 간결하면서도 기억에 남았다. 나중에 이 코너만 쭈욱 읽어봐도 도움이 될 것같다. 


"그 정도는 정신력으로 이겨내야지"라는 말도 들어봤다. 나는 그것이 상처가 아니라 용기를 주는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은근히 상처를 주는 말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엄마를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고, 동시에 나 자신의 말투도 돌아보게 되었다.


그래도 다행인 건 내가 상처가 되는 말들을 아들에게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적어도 내 기억에는. 다만, 아이의 마음을 여는 말 또한 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너는 어떻게 하고 싶어?"라고 묻기보다 내 생각을 강요했던 것이다. 이것 역시 아이에게 자기 한계 뚜껑을 얹는 행동이 아니었나 싶다. 


아이가 그린 그림이 한 장 있다. 어두운 톤이라 활력이 없어 보인다. 예전의 나 같으면 "이 그림은 생동감이 좀 부족한 것 같아"라고 말했을 거다. 그런데 그렇게 말하면 자기 한계 뚜껑을 덮는 셈이 된다. 대신 "여기에 조금 더 밝은색을 넣으면 훨씬 살아나겠다"라고 말해야 한다는 걸 배웠다.


아이에게 핸드폰 사용을 줄이라고 말할 때도 마찬가지다. "너는 폰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지?"라고 말하면 자기 한계 뚜껑을 덮어 버리는 것이니, 아이와 함께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우리의 약속을 정하는 게 좋다. 부모가 먼저 식사 시간에 휴대폰을 내려놓는 모습은 어떤 말보다 강력한 메시지가 된다. 지적하고 통제하는 것이 아닌, 선택을 하게 하면 아이의 마음이 열린다. 


잘 되면 내 탓, 안 되면 남 탓도 많이 했는데, 비난으로 얻는 게 있는지 스스로 깨닫게 해야 한다는 코칭 노트를 보고 뜨끔했다. "네가 잘못했네", "넌 왜 허구한 날 남 탓이니?"라는 말은 또 다른  씌우는 말이다. 그 대신 "다른 사람 탓으로 돌리면 너에게 어떤 좋은 점이 있을까?" 또는 "남 탓을 하면 네가 발전할 수 있을까?"라고 물어야 스스로 뚜껑을 열어 보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아이가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질 수 있도록, 아이의 선택과 판단을 존중해 주는 것이다. 억지로 몰아붙이는 것은 절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남 탓을 해 봐야 돌아오는 이익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도록 조용히 이끌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으로 아이와 함께 서로의 자기 한계 뚜껑을 하나씩 열어 가 보자.  


p.95  "뛰어넘어야 할 벽이 많다는 건, 정말 즐거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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