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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 엄마 아내 선교사 - 아프리카 광야를 살아낸 5인 5색의 고백
강학봉 외 지음 / 작가의집 / 2026년 1월
평점 :
♥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은 『사모 엄마 아내 선교사』인 다섯 작가님의 우간다와 남아공 선교 이야기다. 나는 힘들어서 못 견디고 울며 돌아왔을 것 같은 상황들을 이겨내는 모습에 감동하고, 때로는 함께 속상해하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아내로서의 부담, 엄마로서의 미안함, 사모로서의 고독, 선교사로서의 무거운 짐을 감당하는 이야기는 TV에서 보던 아프리카가 아니었다. TV로는 아름다운 자연이 너무 멋있어서 나도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책을 읽고 나니 모기와 벌레도 무섭고, 열악한 환경때문에 안 가보고 싶어졌다.
선교사님들은 이런 어렵고 힘든 극한의 상황을 어떻게 이겨내셨을까? 선교의 소명을 따라 살아가는 과정에서 경험한 날것 그대로의 생전 듣도 보도 못한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핸드폰 하나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우리나라가 얼마나 안전하고 편리한지 감사를 넘어 행운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이 특별한 것은 주제 별로 작가님들의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이다. 그래서 같은 주제를 다섯 분이 어떻게 경험했는지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었다. 혹시 우간다나 남아공을 여행할 일이 있으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다 읽고 한 분 한 분의 이야기만 처음부터 쭈욱 읽어보는 것도 정리가 되면서 재밌다. 간단하게 다섯 작가님들이 이야기의 시작 부분만 정리해 봤다.
1. 강학봉
처음에는 남자 이름인 줄 알았는데 선비처럼 멋진 여성 작가님이셨다. 파푸아 뉴기니 한동 국제 학교, 필리핀 한국 아카데미, 인도 실롱을 거쳐 지금은 현지인들 교육을 위해 녹색이 싱그러운 아프리카 우간다 쿠미에 산다.
쿠미는 반딧불이와 유성도 볼 수 있는 우리나라 시골 같은 곳이다. 원숭이들이 돌아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그녀는 말라리아에 걸려 죽을 고비를 넘기고 살아나서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어디에서 사느냐보다 어디에서든 잘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걸. 많은 부분이 우리와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나보다 낫게 여길 것인가?
2. 김소현
국제 구호단체에서 우간다를 방문한 것이 인연이 되어 그곳에서 홀로 지내던 한 청년을 소개받았다. 그와 결혼한 후 2017년 다시 우간다로 가게 되었다.
전기도 물도 인터넷도 자주 끊기는 열악한 환경에서 아이들이 두드러기가 났다. 한국에서 챙겨온 연고 하나뿐,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그때 처음으로 느꼈다. 슬기롭다는 것은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아니라 무력함을 안고도 자리를 지키는 용기일지도 모른다고.
인상 깊었던 장면이 있다. 아이가 "엄마, 친구들이 내 피부가 하얗다고 웃었어"라고 말했을 때, 작가님은 "너는 그 친구들의 피부가 멋지다고 말을 해줘."라고 답했다. 다름을 존중하는 법을 알려주는 모습에 감동.!
또 하나 기억에 남는 장면은 비오는 날의 모습이다. 전기도 끊기고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아이들과 함께 빗속에 나가서 첨벙거리며 노는 모습이 너무 즐겁고 행복해 보였다. 뒷마당에 있는 1톤짜리 빗물 탱크가 살아가는 힘이라니... 나도 앞으로 빗소리가 들리면 반가움이 앞설 듯하다. 물은 그냥 수도꼭지만 틀면 나오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귀한 것이었다.
3. 김수연
남아공에 어린 딸을 데리고 자리를 잡게 되었지만 점점 공허한 마음만 들었다. 고독한 광야에 홀로 버려진 느낌이었다. 하나님은 나를 왜이 먼 곳으로 오게 하신 걸까? 이런 고민을 하며 작년까지 8년 8개월을 남아공에서 살았다. 한 해 한 해 살아가면서 남아공은 더없는 축복의 땅이 되었다.
남아공에서는 충치가 생기면 뽑아버린다고 한다. 딸아이가 온통 피투성이가 되어 충치 먹은 이빨 4개가 모두 뽑힌 채 나왔다. 얼마나 딱하던지. 어차피 6개월 후에는 이빨이 난다고 대수롭지도 않게 생각하는 돌팔이 의사에게 나도 너무 화가 났다. 내가 다 아이에게 정말 미안했다. 고약한 어른을 만나서.
p.318 거친 광야라고 생각했던 남아공, 그곳에서 하나님은 나를 가장 나다운 모습으로 회복시켜 주셨다.
4. 정미향
교회만 다니는 크리스천이었는데, 고아원 사역을 통해 처음으로 말씀을 받는 경험을 한다. 결혼한 뒤 남편은 한국에서 직장을 그만두고 미국에서 일하며 영주권을 받았다. 나 같으면 그냥 미국에서 살았을 것 같은데, 우간다를 택했고, 한인 교회의 주일 예배에서 찬양 사역을 시작했다.
외국인이라고 차별을 당하고, 도둑맞을까 봐 핸드폰도 들고 다닐 수 없는 곳. 모든 환경이 너무 열악했다. 미국 영주권까지 받았던 가족이 이런 곳을 택했다는 게 놀랍기만 했다. 게다가 이 모든 어려움 속에서도 묵묵히 이겨내며 살아가는 모습이 그저 존경스러울 따름이었다.
5. 최주선
남아공에서 산 지 8년 차. 불편하기만 했던 생활은 이제 이곳이 어떤 곳인지, 그들의 문화는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 설명할 수 있을 만큼 익숙해졌다.
나도 빨리빨리가 익숙해서 느린 건 참기가 힘들다. 그런데 이곳은 계산원도 줄이 길게 서 있는데 수다 떠느라 천천히 계산을 한다는 것이다. 정말 적응이 안 되는 이야기였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작가님은 이런 느림까지도 받아들인다. 어떻게 이런 느림까지 받아들이셨는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넓은 시야로 서로의 다름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좀 더 편안하게 그들을 품을 수 있지 않았을까. 작가님은 졸업식 가운 같은 걸로 서로 다름을 인정하지 않으려 했기에 힘들었던 것 같다고 되돌아 본다. 이런 솔직한 고민을 이야기 해 주니 나도 그랬을 것 같아서 너무 공감이 됐다.
책상이 있는데 굳이 책상을 치우고 덥다고 바닥에서 밥을 먹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나 같으면 헷소리 말고 책상에 앉아서 먹으라고 했을듯? 그래도 다이소에서 파는 찜용 삼발이가 거기서는 2만 원이라니, 또 생각이 다르건 말건 한국에서 왕창 사서 보내주고 싶었다.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을 때, 작가님들은 기도를 택했다. 그리고 함께 나누는 사람이 되어갔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아이들과의 전쟁 같은 하루가 끝나고 나면 글을 썼다는 것이다. 하나님과 마주하는 위로의 시간이었다고 한다. 나도 나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으로 글쓰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단순한 여행 감상문이 아니라 아프리카의 진짜 모습을 알게 해 준 특별한 경험이었다. 다섯 분의 작가님들을 응원합니다! 모두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