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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과 객관 - 과잉 정보의 시대, 본질을 보는 8가지 규칙
키코 야네라스 지음, 이소영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6년 1월
평점 :
♥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직관과 객관』이라는 제목을 보고 철학 서적인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읽어보니 어떻게 하면 더 똑똑하게 판단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책이었다.
먼저 『직관과 객관』의 뜻을 생각해 보자. 직관은 "척 보면 앱니다~"고, 객관은 "누가 봐도 똑같습니다~"이다. 직관은 빠르지만 위험하고, 객관은 숫자와 증거를 보고 말하는 것이라 느리지만 안전하다. 이 책은 우리가 얼마나 자주 직관에 의지하는지, 그 직관이 어떻게 우리를 속이는지 깨닫게 해 준다.
저자는 자신을 '데이터 저널리스트'로 소개한다. 일반 저널리즘이 "오늘 시장에 사람이 많았습니다."라고 보고 느낀 점을 쓰는 것이라면, 데이터 저널리즘은 "지난 3년간의 방문객 데이터를 분석하니, 올해 시장 방문객이 25% 늘었습니다."라고 정확한 근거를 바탕으로 쓰는 것이다.
스터디언 강의 중에서 복잡계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이 책은 복잡계로 시작한다. 이 세상의 일부 현상은 너무나 복잡해서 본질적으로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자동차의 엔진은 복잡하지만 설계도만 있으면 완벽하게 조립할 수 있고 100% 예측이 가능하다. 이건 그냥 복잡하다고 한다.
하지만 날씨나 주식 같은 복잡계는 본질적으로 예측이 불가능하다. 복잡계를 복잡한 세계에 준말이라고 생각했는데 계통이나 체계의 이을 계(系) 자였다. 여러 가지가 서로 이어지고 얽혀서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말이다.
본질적으로 예측 불가능한 현상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판단할 때도 겸손해진다. 오만함을 경계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무작위성에서 규칙성을 찾아내려면 수많은 사례를 관찰하는 데이터, 즉 경험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렇게 신중하기는 매우 어렵다. 우리를 둘러싼 복잡성과 직관의 한계 때문이다. 우리는 왜 깊이 생각하지 않고 위험을 감수하며 잘못된 배팅을 하는 걸까? 우리 뇌는 에너지를 아끼려는 성향이 있어 복잡하면 빨리 단순한 결론을 내버린다. 이게 직관이다. 척 보면 안다고! 이런 성급한 직관이 잘못된 배팅으로 이끈다.
이 직관은 자주 틀린다. 그래서 사기를 당하거나 과장된 기사에 속는 것 같다. 데이터가 넘쳐나는 요즘 직관은 위험하다. 좋아하는 색을 1개 고른다고 생각해 보자. 12색, 24색, 48색, 72색... 색이 많아질수록 판단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데이터도 그렇다. 어떤 게 진짜고, 어떤 게 나에게 의미 있는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이 책은 바로 이런 막막함 속에서 나를 해방시켜 준다.
옛날에는 '문해력'이 인기였는데, AI 시대에는 리터러시(Literacy)가 중요하다. 문해력은 이해하는 힘이고, 리터러시는 잘 생각해서 사용하는 힘이다.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왜 만들어졌는지, 어떤 의도를 숨기고 있는지 비판적으로 읽고 활용하는 능력이다.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기분이나 직관에만 의존하지 말고, 관련된 객관적 지표를 최소 3가지 이상 찾아보는 습관을 들여놓자. 내가 틀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내 생각과 반대되는 데이터도 기꺼이 살펴보는 유연한 사고를 유지함으로써 객관적인 중심을 잡는 것이 리터러시의 핵심이다.
리터러시를 갖추면 충동적 판단을 줄여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고, 넘치는 정보 속에서 필요한 것만 골라내어 휘둘리지 않고, 객관적 근거를 바탕으로 현명하게 판단할 수 있다.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된다.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믿기 쉽지만, 데이터를 만드는 '사람'이 주관적이다. 우리는 각자의 안경을 쓰고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 저자는 우리가 믿어 의심치 않았던 숫자의 표면을 걷어내고, 그 아래 숨겨진 맥락과 의도를 보게 한다.
데이터는 AI가 훨씬 더 잘 다룬다. 하지만 그 데이터를 해석하고 결정하는 것은 우리 몫이다. 객관성을 지향하며 끊임없이 의심하고 분석하는 태도는 우리를 더 나은 선택으로 이끈다. 신뢰할 만한 지표를 선택하고, 데이터의 평균이나 필터링 기법을 활용해서 신호와 잡음을 구분하고 균형을 찾는 법도 배워보자.
자극적인 기사나 통계 수치를 보았을 때 바로 믿지 않고, "이 데이터는 누가, 왜 만들었을까?"라고 질문해야 한다. 하지만 OO에 관한 모든 것이라는 제목에 낚여서 어떤 글을 읽었는데, 내용이 거의 없어서 기분이 상하는 것까지 막을 방법은 없다. 다만 늘 의도를 생각하자.
살인 아이스크림?
운과 실력을 어떻게 구별할까?
아기를 통해 우리 직관의 결함을 들여다보자.
직관은 불충분한 데이터로 성급한 일반화를 저지른다. 우리의 직관은 통계를 잘 모른다. 특히 적은 데이터만으로. 쉽게 일반화하려는 경향이 있다. 패턴을 지어내지 말라. 이 책에는 수십 가지 유용한 지침과 명확하고 효과적인 사고에 도움을 주는 전략들이 가득하다.
나는 글쓰기 팁을 얻었다. 완벽을 위해 너무 애쓰지 말라는 거다. 완벽을 추구하다 오히려 충분한 것도 망치기 마련이라고 한다. 에너지의 20%만 들여서 결과의 80%를 얻을 수 있다면 대부분의 상황에서 그 이상을 희생할 가치는 없다. 이것이 파레토의 법칙이다. 저자는 파레토 법칙을 대부분의 구매 결정에 적용한다.
꼼꼼한 사람이 때때로 자기 능력만큼 성과를 못 낸다. 자신에게 너무 엄격하다 보니 완벽하게 하려다가 오히려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스스로 제한하기 때문이다. 이력서 하나를 완벽하게 준비하는 것보다 적당히 잘 쓴 이력서를 20군데에 보내는 편이 성공 확률이 높다. 결국 삶의 균형은 무조건 성실한 게 아니라 나의 노력을 어디에 집중할지 현명하게 선택하는 데서 온다.
동물의 생태부터 스포츠, 게임, 정치까지 우리 주변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데이터가 어떻게 일상에 스며들어 있는지 살펴보자. 숫자는 수단일 뿐 정답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세상의 복잡함과 불확실성을 먼저 인정하고, 냉정한 객관으로 내면의 성급한 직관을 다스리자!
p.325 뇌는 결론을 내리는데 뛰어난 기관이라서 성급하게 판단하려 들 때가 많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