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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행복과 몸행복의 비밀
윤영일 지음 / 좋은땅 / 2025년 3월
평점 :
♥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보이지 않는 것과 보이는 것 사이에는 무엇이 있을까. 보이지 않는 우주와 보이는 우주 사이에는 에너지가 흐른다. 그래서 보이는 우주는 이 에너지를 통해 보이지 않는 우주와 연결된다. 보이지 않는 우주는 뇌 속에 든 정신이다. 보이는 우주는 몸이다. 뇌와 몸 사이에는 정보가 흐른다.
뇌가 생각하는 행복은 무엇이고, 몸이 느끼는 행복은 무엇일까? 이 책은 뇌와 몸이 정보에 어떻게 반응하며 어떤 식으로 해법을 내놓는지를 과학으로 풀어낸 책이다. 뇌와 몸은 과학이기 때문이다. 행복을 이루기 위해서 인간은 어떤 식으로든 유익한 정보를 얻으려 할 것이다. 따라서 정보 과학과 행복은 어떤 관계에 있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자가 말하는 행복의 비법은 너도 승리하고 나도 승리하는 양승법, 그 누구도 패배자로 만들지 않는 무패법이다. 새로운 행복의 세계는 이것을 터득함으로써 열린다. 자기 내면의 고민과 불안을 어떻게 해결한 것인지도 다룬다. 더욱 위대한 자기로 진화하기 위한 방법, 비자기를 극복하기 위한 의학적 방법도 알려준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는 <뇌 행복과 몸 행복의 비밀>은 균형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 책에서 다루는 핵심 단어인 정보와 행복을 중심으로 이야기해 보겠다.
정보란 정신의 최소단위다. 뇌와 몸은 정보처리 장치다. 물질의 최소 단위가 양자라면 정보는 정신세계와 물질세계의 매개 역할을 한다. 정보를 매개로 두 세계를 하나로 통합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정신세계와 물질세계를 하나로 통합하여 설명할 수 있게 해 주는 에너지와 같은 것이 정보다.
정보란 우리 인체가 외부 환경으로부터 받아들이는 모든 것을 의미한다. 책이나 영화, 풍경 등 눈을 통해 들어오는 시각 정보, 음악과 자연의 소리 같은 귀를 통해 들어오는 청각정보, 라면 맛과 같은 미각 정보, 라일락 향기, 바다 냄새 같은 후각 정보, 얼음을 만지고 차가움을 느끼는 감각 정보도 있다.
정보는 물질과 에너지와 함께 만물의 기본 요소다. 전통적으로는 중요한 경제학 원리가 하나 있다.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이다. 우리가 라면을 먹으면 먹을수록 그 먹고 싶은 마음 즉 한계 효용이 줄어든다는 원리다. 물론 라면이라면 나처럼 먹고 싶은 마음이 전혀 줄어들지 않는 예외도 있겠지만. 우리가 지나온 물질의 시대와 에너지의 시대에는 이 법칙이 통했다.
그러나 지금은 정보가 지구를 지배하는 가장 강한 힘이 된 시대다. 지금의 지능 정보 시대에서는 질 높은 정보를 많이 가지면 가질수록 그 한계 효용은 높아진다. 따라서 적어도 정보의 문제에 관한 한 오히려 한계 효용 체증의 법칙이 통하는 세상이 되었다. 그러니 행복에 관한 정보를 많이 많이 많이 수집해서 매일매일 행복을 연습해야 한다. 행복은 자전거 타기나 수영처럼 연습을 하면 할수록 더 쉽게 잘 느낄 수 있다.
행복은 뇌와 몸의 합작품이다. 뇌와 몸이 하나로 작동하지 않으면 생명이 없다. 뇌와 몸이 분리되면 생명을 유지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그 기본은 이고득락(離苦得樂)이다. 고통에서 떨어지고, 즐거움을 얻는 것. 고통에서 떨어지거나 멀어지는 방법은 아주 간단했다. 보일러를 틀면 된다. 마음이 따뜻해지도록. 그대로 추운 것을 인정하고 사랑으로 감싸라는 말이다. 사랑의 보일러 틀기~
내가 생활비를 아끼려고 커피 한 잔도 안 마시고 초 절약을 했다 치자. 누구를 위해 절약한 것인가? 나를 위해서 했다. 그런데 며칠 하다 보니 짜증이 난다. 나의 행복을 위해 시작한 절약이 짜증을 불렀다. 이고득락에서 벗어났다. 풍요로운 삶이라는 이상에 집착하다 현실의 고통이 커졌고, 행복 대신 불행만 키웠다. 균형이 깨진 것이다. 내 힘으로 어쩔 수 없는 고통은 사랑의 보일러를 틀면 되지만, 커피 안 사 먹다가 생긴 내 힘으로 조절이 가능한 고통은 커피를 사 먹으면 된다. 이것이 이고득락이다.
만족이 곧 행복이라는 말이 있다. 나는 만족의 뜻을 이 책으로 처음 알았다. 찰 만(滿), 발 족(足). 즉 발까지만 차면 만족하고 행복하란 말이었다. 그런데 우리는 머리끝까지 채워져야 행복할 것이라는 욕망에 사로잡혀 있다. 행복은 자기만족이기에 안녕감, 몰입감, 초월감, 쾌감 등도 모두 자기만족이라는 의미 하나에 포함된다. 그리고 자신에게 맞는 신발이 따로 있듯 사람마다 자신의 취향과 환경에 따라 각기 다른 모양의 행복을 추구한다.
뇌는 계산과 판단을 하지만 몸은 이해하고 수용하고 공감한다. 행복은 몸이 만든다. 그래서 몸에서 올라오는 느낌과 감성 즉 몸의 정보를 느끼고 알아챌 수 있어야 한다. 몸이 그렇게 커피를 마시고 싶다는데 아낀다고 꾹꾹 참으니 고통이 생겼다. 몸은 고차원적인 정보망이고 생명이자 감정과 정서다. 즐거우면 몸이 상쾌하고 우울하면 몸이 무겁고 무기력하다. 즐거움도 우울함도 몸이 먼저 즐겁거나 우울한 것이다. 진정한 행복은 몸이 만든다. 그러니 몸이 원하면 에지간하면 들어주자.
나는 내면의 어린아이를 잘 돌봐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슬프거나 억울하거나 화나는 감정이 떠오르면 그대로 인정해 주라고 했다. 아픈 기억들은 맞서 싸우거나 몰아내는 것이 아니다.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안아주면 된다. 집이 추우면 보일러를 튼다. 찬 공기를 아무리 밖으로 내 보내려 해도 집은 따듯해지지 않는다. 내면의 아픈 기억과 감정들은 그대로 인정하고 보일러를 틀어 따듯하게 해 주면 되는 거다. 고통과 슬픔은 괴로워하고 미워하는 것이 아니라 속 후련히 털어놓고 속 후련한 행복으로 만들면 된다.
나는 누구일까? 내가 죽을 때 마지막까지 내 곁에 있을 사람이다. 나는 가장 먼저 나의 뇌와 몸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나와 가장 먼저 친해져야 한다. 나는 하나다. 술을 끊겠다고 결심한 것도 내가 했고 다시 술을 마신 것도 내가 했다. 나의 실체는 하나인데 하나의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다양한 목소리를 가지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 비추어 보면 진정한 자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경험하는 자기와 기억하는 자기는 별개의 실체가 아니라 서로 긴밀하게 영향을 준다.
저자는 행복 문제의 근원이 의식에서 비롯된 것임을 직시하라고 한다. 그래서 의식을 정보 과학적 방법으로 이해하고 진정한 행복의 진실을 밝혀 보고자 한 것이다. 과학에 의해 밝혀진 법칙은 지동설과 상대성이론처럼 누구에게나 받아들여진다. 나는 특히 생존 부등식에서 행복 부등식을 도출해 낸 것이 놀라웠다.
알고리즘은 계산을 하고 문제를 풀고 결정을 내리는데 사용하는 일련의 단계적 절차나 과정을 말한다. 의사결정이 아니라 그것을 실행하기 위한 절차나 과정이다. 종이에 문제를 푸는 것도 알고리즘이다. 인간도 컴퓨터도 알고리즘이 필요하다. 사실 인간은 무의식적으로 알고리즘에 의하여 행동하며 의사결정을 내린다.
내 인생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물질적 풍요라는 설문에 그렇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는? 한국이다. 하루 세 끼조차 먹을 수 없는 아프리카 사람들보다 한국인이 돈을 더 중요시한다. 이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처한 상황에서 자기에게 가장 알맞은 방식으로 행복을 연습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마지막 7부에는 18가지 행복 법칙이 나온다. 책 표지에 있는 정보 과학으로 밝힌 18가지 행복 법칙이란 행복 부등식의 두 가지 원리를 이해한 다음 사고 및 행동의 6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한다. 2가지 원리와 6가지 원칙의 8가지를 익히고, 나로부터 점점 행복을 확장시키는 10 가지 법칙을 더해 18 가지 행복 법칙이 된 것이다.
자기 삶의 행복을 위한 4 가지 법칙, 우리 삶의 행복을 위한 3가지 법칙, 인간의 삶의 행복을 위한 3 가지 법칙의 10 가지 행복 법칙을 배워 매일 연습하자. 저자의 행복론은 I1lius다. I1이란 하나밖에 없는 나(I)의 삶이고, li는 Life, 즉 인간의 삶이다. us는 우리의 삶이다. 이 3가지 측면의 각각의 삶의 균형을 찾는 18가지 법칙을 내 것으로 만들자.
헬렌 켈러가 사흘 만이라도 봤으면 좋겠다는 이 세상을 죽을 때까지 볼 수 있는 우리는 얼마나 행복한가? 행복은 내 마음속의 퀘렌시아(querencia, 안식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