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 아츠 - 부처의 지혜로 배우는 제대로 화내는 기법
구사나기 류슌 지음, 박수현 옮김 / 한가한오후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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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 인생은 화만 내다 끝내기에는 너무 짧다. 매일매일 크고 작은 스트레스의 연속인데 이렇게 짜증으로 살자니 인생이 너무 아깝다. 하지만 어쩌겠나 방법이 없는데. 그러다가 인디캣 서평단에서 <멘탈아츠>라는 책을 만났다. 책 표지에 "화내라! 화내도 좋다!"는 말에 무조건 신청했다. 화를 내도 좋다고? 그럼 사회생활 어렵지 않을까? 왜 화를 내도 좋다는 건지 궁금했다.

이 세상은 스트레스가 가득하다. 스트레스가 쌓여서 화가 되고 결국은 폭발한다. 폭발하지 못하면 병이 된다. 그래서 화병이나 울화통이 터진다는 말이 있나보다. 저자는 병든 우리의 마음과 화로 가득한 세상을 치유하고자 이 책을 썼다. 이 책은 화는 참는 게 아니라 잘 대처하는 것이라는 말이 새겨진 '지혜의 검'이다. 이 검의 마지막 사용법은 잘라내기다.

이 지혜의 검은 어떻게 쓸까? 초기 불교 경전에 기록되어 있는 '기술과 방법'을 현대에도 활용할 수 있게 사용법을 알려준다. 이것이 멘탈 아츠(Mental Arts), 마음의 기술이다. 마음의 기술을 익히면 자잘한 화를 빠르게 흘려버리고, 성가신 상대도 냉정하게 마주하며,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도 극복해 내면서, 항상 평온한 일상을 보낼 수 있게 된다. 나한테는 기술이 있으니까, 지혜의 검이 있으니까 괜찮다. 나는 나도 모르게 갑자기 옛날 일이 생각나 혼자서 씩씩거린 적이 있다. 그 이유를 이 책으로 알았다. 내가 화에 잘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화가 나면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몰랐다. 그래서 웃음으로 얼버무리며 살았다. 그러다 보니 정말 옛날 일인데도 만성 화병인지 가끔 피곤하거나 할 때 생각나 컨디션을 악화시킨다. 그럼 해결책은? 마음의 기술을 써야 한다. 이 책은 단계별로 스테이지 10까지 있다. 나는 5까지만 내용을 조금 자세히 살펴보겠다.

1. 화의 원인

내가 화나는 것은 나 때문인가? 상대 때문인가? 대부분 상대 때문이다. 나도 화의 원인이 시댁에 있고 사기 친 넘에게 있다. 하지만 당한 나의 어리숙함에도 잘못은 있기에 자꾸 스스로를 나무라며 자책한다. 그런데 저자는 과감히 화가 나는 원인은 상대가 잘못한 것이지 나는 잘못하지 않았다! 내 잘못은 1도 없다! 고 생각 하라고 한다. 이런 확신이 들면 화가 반으로 준다는 것이다.

그 사람의 그런 행동이 없었다면 나는 화낼 일이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나를 화나게 한 사람은 늘 즐겁다. 자기가 늘 옳고 당한 사람만 바보인 것이다. 이런 화를 왜 품고 살았을까? 기술이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참고 말지 하며 화를 덮어뒀다.

나를 화나게 한 사람에게 어떻게 화를 돌려줄까? 만약 돈만 비싸고 맛없고 불친절한 식당에서 기분이 나빴다면 앞으로도 이용하고 싶으니 이런 점을 개선해 달라는 식으로 화를 돌려주는 방법도 있다. 즉, 화가 나면 나의 마음을 상대에게 이해시킨다. 상대와 붙어서 내가 무엇 때문에 화가 났는지 내 마음을 알아달라고 전해야 한다.

설령 전하지 못하더라도 무슨 일이 있었고, 내 감정이 어땠고, 어떻게 하고 싶은지 정리해 봄으로써 내가 누구에게, 무엇에, 왜 화를 내고 있는지 분명해진다. 그리고 화를 상대에게 돌려줄지, 분노를 발판 삼아 활용할지, 내 마음속에서 지워버릴지를 선택한다.

2. 화를 피하는 법

상대방 때문에 화가 나서 돌려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상대에게 이야기할 정도로 큰일인가? 버스 안에서 자리 양보하는 걸로 너 몇 살이냐고 할머니들끼리 싸운다, AI가 쓴 서평을 그대로 올린 글을 읽고, 어떤 책을 악평하는 글을 읽고 맘 상했다. 모임에서 자기 돈 자랑만 하는 사람 때문에 내 신세가 처량해서 화가 났다. 한 번 보고 말 사람, 어울려도 즐겁지 않은 사람에게 화낼 가치가 있는가? 멀리하는 게 이득이다. 말할 가치도 없는 화는 냉큼 버리고 그 자리에서 멀어진다.

그런데도 마음속에 남은 화는 냉장고 속 음식재료와 같다. 내버려두면 썩는다. 그래서 화가 쌓이지 않게 해야 한다. 그 방법에는 내 마음 상태를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라고 생각했다"로 말하기, 심호흡, 주먹 쥐었다가 손에서 힘 빼기, 천 보 걷기 명상 등이 있다. 하는 법은 책을 참조하자.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상식 하나! 접시를 깨거나 베개를 던지는 등 행동으로 표출하면 화가 풀리는 게 아니다. 마음이 거기에 동조해서 화가 더 강해진다. 왜 좀 후련한 것 같냐면 지쳐서 힘이 좀 빠졌기 때문이다. 욕도 하면 안 된다. 마음은 말에도 동조한다. 나쁜 감정과 화가 마음에 더 깊게 새겨진다.

그러니, 푸념과 욕과 과격한 행동 대신 하루하루 화가 맺히는 것을 막는 게임을 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오늘 뭐 때문에 화가 났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어차피 이런 화는 마음에 남지 않고 잊힌다. 이렇게 생각하며 화에서 멀어지고 흘려야 화에게 이기는 것이다.

스스로에게 왜 그렇게 사냐, 질린다, 한심하다고 말하면 화가 더 커진다. 자책보다는 샤워를 하거나 몸을 움직여 빨리 흘려 버리자며 화를 떨쳐내야 한다. 그게 잘 안되면 화날 때마다 의미 있는 일을 한다. 화가 났으니 지금부터 1시간 내로 일을 끝내겠다. 열받았으니 오늘은 카페 문 닫을 때까지 공부하겠다. 비록 화를 전부 피하지 못하더라도 무언가를 얻으면 된다. 머리를 쓰기 싫으면 화나서 대청소나 해야겠다. 이러면 만점이다. 오늘 하루는 좋은 날이었다고 말할 수 있으면 내가 이긴 거다. I Win!🏆

3. 짜증의 정체 : 망상 영역

화도 나고, 한심한 마음도 들고, 탈진하고... 이 모든 것은 스스로 망상 영역을 너무 넓힌 탓이다. 내가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겠지 했다가 알아주지 않으면 왜 알아주지 않느냐고 화를 낸다. 나도 딱 이 스타일이다. 내가 이렇게 했는데 당연히 고마워하겠지 하는 것도 망상 영역이라고 한다. 좋아하고 말고는 그 사람 영역이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가 아니고 나는 생각하기 때문에 이미 자유에게 밀린 거다. 생각하기는 쉽다. 그래서 자기도 모르게 점점 생각이 커진다. 나는 생각한다가 늘어날수록 나는 옳고 다른 사람 생각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래서 <생각 버리기 연습>이라는 책이 나왔나 보다. 남 때문에 화가 났다는 말은 나는 너무 많이 생각했다는 말이다. 망상 영역은 실재하지 않는다. 그저 눈앞의 사실을 보고, 다음에 어떻게 할까만 생각하면 되는 게임이다.

남이 질투 나거나 밉다면 망상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이 영역이 사라지면 '각자의 삶이 있다'만 남는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나 자신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다. 이렇게 자신을 받아들이면 더는 다른 사람의 모습이 신경 쓰이지 않게 된다. 남들 신경 쓰지 않게 되는 다양한 방법을 배워보자.

4. 남에게 휘둘리지 않으려면

먼저 마음을 봐야 한다. 마음의 움직임을 객관적으로 관찰하려고 하는 순간 마음은 움직이지 않는다. 마음을 보는 것과 마음이 움직이는 것은 정반대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사티(Sati, 알아차림)는 부처가 마음을 보는 기술로 찾아낸 기법이다. 소리나 움직임을 알아차리기는 했어도 반응하지 않는 마음 사용법이다. 그저 들린다, 보인다, 나는 존재한다고 알아차리는 것만 일관하면 망상은 저절로 사라진다.

우리가 하기 쉬운 방법은 라벨링이다. 나 자신의 몸과 마음의 움직임을 사실 그대로 확인하는 것이다. 운전하고 있다. 걷고 있다. 전철을 탄다. 세일할 때 사고 싶다. 이렇게 말로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이다. 화가 났다. 어떻게 할까? 이 라벨링 기술은 불편한 상대와 성가신 사람과 대결할 때도 필요하다.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왜 그 사람은 이해하지 못할까? 이렇게 고민한다면 나와 그 사람은 전혀 별개이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래서 내가 어떤 망상을 하든 그 망상이 통하지 않으며, 받아들여질 거라고 기대할 수 없다. 이것을 이해하지 못하면 자신의 편리에 따른 망상을 상대에게 강요하다가 열받게 되는 것이다.

상대가 어떤 생각을 하든 중심은 나 자신이고, 내가 어떻게 마주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답으로 삼아야 한다. 내가 어떻게 반응하고 무엇을 할지는 나 자신이 정한다. 나라는 중심이 흔들리지 않으면 다른 사람의 거짓말에 휘둘리는 일도 없다.

5. 말로 이길 수 없는 사람 마주하기

말로 이길 수 없어서 압박을 느끼는 상대는 무언가를 요구해 오는, 거절하기 힘든 상대다. 이때 가장 먼저 할 일은 내 쪽에서 할 수 있는지, 할 수 없는지로 답을 내는 것이다. 나는 계속 결국 거절을 못 해서 보험도 정말 많이 들어 줬다.

거절하면 날 미워하면 어쩌나, 나중에 욕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 때문이었을까? 타인의 생각은 타인의 것이고, 내 일에는 나 자신이 답을 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을 한다면 나는 기쁠까?를 늘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나는 싫고 부담스러운데 말을 들어보니 그런 것도 같고 결국 남이 하자는 대로 했다. 이래서 사기도 당한 것이다. 나보다는 늘 남을 먼저 배려하는 것 역시 망상이었다!

끈질기게 종교를 권유하는 친구에게, 나는 시간도 돈도 여유가 없어서 이해해 달라는 말밖에 할 수 없다고 거절했다고 한다. 그랬더니 연락이 끊겼다. 저자가 말한다. 내가 너무했나 싶은 건 망상의 영역이다. 남한테 목메지 말라고.

여기까지가 스테이지 5까지의 내용이다. 스테이지 6에서는 지혜의 검의 필살기인 '관계 끊기'까지 상대방의 본질을 꿰뚫는 중요한 패턴들의 예를 통해 화 때문에 인생을 끝내지 않기 위한 방법들을 알려준다. 스테이지 7은 만약 부처님이라면 어떻게 했을지 불합리한 세상에 맞서는 법을 쉬운 예를 들어 설명해 준다.

스테이지 8, 칭찬받고 싶은 나를 졸업하다! 나는 늘 인정받고 싶고, 칭찬받고, 싶고, 좋은 평가를 받고 싶어 했다. 늘 남과 비교했기 때문이다. 내가 인정받고자 한 것은 나 자신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남을 부러워하고 나 자신을 인정하지 않은 게 화와 무슨 관련이 있을까? 이 책을 읽고 나서 깨달은 것이다. 내가 나를 인정하지 않고 내 잘못이 아닌 일로 스스로를 못났다고 생각하고 비하했다. 늘 저 사람은 나보다 못한 것 같은데 왜 나보다 훨씬 더 잘 살고 행복해 보이는지 남과 비교하며 살았다. 남들의 칭찬과 인정에 목말라했다. 좋은 사람이라고 인정받고 싶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깨달았다. 정작 나 자신은 나를 무시하고 나를 칭찬해 준 적이 없으며 남에게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지, 나 스스로에게 좋은 사람인 적은 없단 것을. 남에게는 친절하고 스스로에게 가혹한 사람은 가장 먼저 자기 자신에게 화가 날 것이다. 그래서 나의 과거의 잘못은 내 탓이 아닌데도 나 스스로에게 화내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그저 과거의 망상일 뿐 그 화를 현재로 가져오면 안 되는 거였다.

그리고 마지막 2개의 스테이지에서는 많은 사람들 덕에 참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는 필살기들을 배운다. 부록에 이 10가지 마음의 기술들을 난이도 별로 잘 정리해놓았다. 나는 앞으로 화가 나면 이 책에게서 배운 기술 중 라벨링을 가장 먼저 하겠다. 어떤 일이 있었고, 무엇 때문에 기분이 나빴으며, 그래서 어떻게 하고 싶은지 사실 그대로 적어보는 것이다. 이 책 표지에 있던 화내라는 말은 화를 보관하지 말고 꺼내 놓으란 말이었다. 꺼내 놓고 화를 흘려보낼 것인지? 활용할 것인지? 되돌려 줄 것인지? 망상하지 말고 사실만 가지고 내 마음이 기쁜 쪽을 택하란 말이었다. 화내라! 화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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