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입시생 중등 필독서 - 상위 1%로 이끌어주는 문학·비문학 독해력
박은선.배혜림 지음 / 체인지업 / 2025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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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간은 읽은 책의 10%도 기억하지 못한다. 그래서 책을 한 문장으로 요약해서 기억해야 한다.

이지영 쌤의 명언이다. 한 권의 책은 한 문장으로 기억하기. <SKY 입시생 중등 필독서>는 이렇게 한 문장으로 기억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리고 여기에 소개된 책들은 중학생들이 SKY를 가기 위한 필독서일 뿐만 아니라 나 자신의 인생을 위한 필독서도 된다. 나는 적어도 여기에 나온 50권은 다 읽고 싶었다.

내가 몇 권을 읽었나 봤더니 5권... 문학작품 25권 중에 모모, 꽃들에게 희망을, 어린 왕자, 갈매기의 꿈 4권을 읽었다. 비문학 작품 25권 중에서는 역사의 쓸모 1권을 읽었다. 내 평생 읽은 책이 중학생보다 부족한 상태임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 책을 곁에 두고 한 권씩 도장 깨기에 도전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니 제목만 듣고 어떤 내용인지 몰랐던 책들의 내용도 알 수 있어 더 좋았다.

중학생이 고등학교 필독서를 당장 읽을 수는 없다. 독서 역량은 갑자기 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중학생의 눈높이에 맞는 책을 소개해 준다. 당연히 나의 눈높이에도 잘 맞는다. 나도 갑자기 어려운 책을 읽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비문학 분야는 특히 더 어렵다. 자녀에게 책을 읽으라는 말대신 부모님이 책을 읽는 모습도 보여주고 질문도 많이 해 보면 어떨까?

책의 구성은 <좀머 씨 이야기>를 예로 들어 보겠다. 먼저 책 제목과 출판사. 출판 도서 분야 : 문학 > 수필, 관련 과목 : 국어 그리고 모든 책을 기억하기 쉽게 한 줄 요약이 나온다. 이 부분이 이지영 쌤이 책을 한 줄로 기억하라는 부분이다. "그러니 나를 좀 제발 그냥 놔두시오"라고 이 책을 기억하면 된다. 게다가 책의 내용과 연관된 귀여운 그림까지 있어서 여유로움을 더한다.

내용 이해 개념 쏙쏙 코너에서는 작품을 이해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좀머 씨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학살에 가담한 독일군이거나 유대인 박해를 받다 살아남은 유대인 중 하나일 것이다. 전쟁의 충격으로 머릿속이 너무 복잡해서 매일 산책을 하는 그는 남들의 관심이 너무 부담스러워서 나를 좀 제발 그냥 놔두라고 했을 것이다.

아이들도 그렇다. 나도 그랬다. 모든 일에 어른들이 간섭하는 것은 싫다. 엄마는 사랑하지만 공부를 강요하는 엄마는 싫었다. 부모가 보기엔 부족하더라도 나도 열심히 하고 있는데, 나를 믿어주기보다는 너는 왜 그 모양이냐는 실망의 말을 먼저 했다. 아마 그런 말을 하면 안 된다는 걸 몰라서였을 것이다. 아이들 역시 '그러니 나를 좀 제발 그냥 놔두세요'라고 말하고 싶은 건 아닐까? 믿고 기다려달라는 말이다.

그러니 독서도 강요하면 안 된다. 나는 아들이 책을 하도 안 읽어서 내가 너네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좀 빌려볼 수 있겠냐고 물어봤다. 그래서 아들에게 책을 빌렸다. 도서관은 처음 가봤다고 한다. 계속 책을 빌려주던 어느 날, 하도 심심해서 빌린 책 중에 니체 책을 읽었단다. 옛날 사람이 이런 생각을 한 것에 감동했다고. 이렇게 해서 지금은 학교 공부와 독서를 병행하고 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50 권을 읽기 전에, 먼저 <SKY 입시생 중등 필독서>를 보거나 함께 읽으면 더 이해가 잘 될 것이다. 어디에 중점을 두고 읽으면 좋은지, 문학 작품을 읽는 관점에 대한 팁도 있다. 7언율시와 7언절구, 머피의 법칙, 플라세보와 노세보 효과 등 책에 등장하는 기초 지식도 나와 있어 일부러 사전을 찾지 않아도 된다.

깊이 보고 넓게 읽기 코너는 '심화활동'과 '함께 읽기'로 구성되었다. <좀머 씨 이야기>를 계속 예로 들어보겠다. 심화활동은 다른 사람의 관심이나 격려가 부담스러웠던 경험을 떠올려 보고 친구와 부모님과 이야기해 본다거나 2차 세계대전에 대해 조사해 보는 등의 활동이 나와있다. 여기에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더해본다. 당시의 사회상, 작가의 의도와 가치관, 등장인물의 성격이나 갈등, 현재 사회와의 비교 등 친구들과 또는 독서 모임에서 나눔 하기도 좋다.

함께 읽기에 소개된 손도끼, 창가의 토토, 마음의 온도는 몇 도 일까요, 철학 통조림, 데미안,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앵무새 죽이기,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레미제라블, 아홉 살 인생 등 나도 못 읽어 봤지만 제목은 들어본 책이 수두룩하다. 나는 함께 읽기에 나와 있는 연관 도서 추천이 정말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연계 독서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문학 책 소개도 문학 작품 소개만큼 유용하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골고루 맛볼 수 있다. 최소 이 정도는 중학생들이 읽었을 거라고 생각하니 나도 꼭 챙겨 읽어야겠다는 욕심이 생겼다.

독서는 모든 것의 기본이다. 공부를 잘하기 위해 또는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독서를 하는 것이 아니라 독서를 하다 보니 저절로 문해력이 갖추어져 공부를 잘하게 되는 것이다. 행복한 인생이란 무엇일까. 나는 왜 좋은 대학에 가야만 할까. 왜 좋은 성적을 받아야 할까. 그저 생각만 열심히 한다고 이런 물음에 대한 답은 찾을 수 없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통해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지식을 넓히고, 간접 경험을 해야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길러져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도 찾아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초등학생 때 열심히 책을 읽다가 중학생이 되면 국영수 따라가기도 빠듯해서 책 읽기를 뒷전으로 미루는 순간 SKY는 멀어진다. SKY를 꼭 가야만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내가 무엇을 하면 즐거운지? 내가 어떨 때 행복한지 그것을 찾기 위해서라도 공부와 독서는 병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등학생이 되면 갑자기 어려워지는 지문 때문에 중학생 때 책을 더 읽을 걸 후회하지 말고, 어릴 때부터 꾸준히 독서를 계속하자. 그래서 문해력이 높아지면 처음 보는 수능 지문도 쉽게 읽을 수 있다. 이제는 독서를 게을리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당장은 독서가 쓸모없어 보이지만 지적인 역량은 은근한 내공이 된다. 나 역시 중고등학교 때 조금 책을 읽은 이후로는 평생 책과 인연을 끊고 살다가 2023년 초부터 독서를 시작했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은커녕 내 의견이나 생각이 뭔지 조차도 모르고 살았다. 그 누구도 어른이 된 나에게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람이 없었다. 만약 내가 책과 함께하는 인생을 살았다면 지금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고 있는 게 아니라 하고 있지 않았을까?

그냥 책만 읽으면 남는 것이 없다. 모든 책을 한 줄로 기억하라고 하는데 그마저도 기억이 안 난다. 그럴 때 기록이 힘이 된다. 서평단은 책을 읽고 서평을 SNS에 올려야 한다. 그래서 반강제로 이제까지 책을 읽은 것을 블로그에 기록했다. 그때는 몰랐는데 2년 정도 지나니, 내가 이 땐 아예 이해력이 제로였구나... 서평이 아니라 본문을 그냥 베꼈었네.... 모르는 단어만 열심히 찾고 내 생각이 없었네... 하며 내 스스로 발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는 학생들도 블로그를 만들어서 스스로 서평을 기록하면 좋겠다. 초등학생도 블로그를 만들 수 있다.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각자 서평을 써서 올리고 이야기를 나눠 보는 것도 행복한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초등학생 때부터 블로그에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면 누구나 평생 한 번밖에 없는 초중고 시절의 값진 추억이 될 것이다. 그래서 대학에 가서도 꾸준히 책을 읽게 되고, 직장인이 되어서도 평생 책과 함께하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행복에는 책이 박카스다.

자녀에게 물려줄 유산 중에 책을 읽고 기록하는 습관을 만들어 주는 것만큼 값진 것은 없지 싶다. 처음에는 스스로 재미를 붙이기까지 부모님이 옆에서 포기하지 않게 격려해 줘야겠지만 나중에는 혼자서도 탄력이 붙어서 재밌어서 책을 읽고 기록하게 될 것이다.

모든 책은 작가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지를 생각하며 읽는 것이 좋다. 이 책이 모든 책을 한 줄로 기억하라는 메시지를 전하듯이 말이다. 그리고 작가가 말하는 것을 내 경험에 비추어 공감해 보거나 내 생활에 적용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

책을 읽을 때는 시처럼 소리 내어 읽는 것도 뇌를 자극해서 좋다고 한다. 이 책에서 소개해 주는 책을 아이가 녹음해서 YouTube에 올려보는 것은 어떨까? 평생 한 번밖에 없는 어린 시절 목소리를 몇십 년 후에 가족과 함께 들으면 감격일 듯? 평생 한 번밖에 없는 초중고 시절을 책과 함께 아름다운 추억이 될 수 있도록 부모님께서 먼저 책을 많이 읽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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