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통 - 절대 안전의 3대 원칙 (BTS)
이영주 지음 / 좋은땅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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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언컨대, 이보다 더 안전의 이유를 오롯이 담아내는 문구가 있을까 싶습니다. 안전 문화라는 게 사실 이타적인 마음들의 집합이거든요.

나뿐만이 아니라 그 누구도 다치지 않아야 한다는 마음을 우리 모두가 갖고 있다면 안전한국이 될 것이다. 선진국의 척도 중 하나는 타인을 배려하는 의식 수준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사소한 것들이지만 부지불식간에 안전을 신경 쓰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끊임없이 일어나는 안전사고. 저자는 누구나 기억하기 쉽고, 실천하기 쉬운 책, 그래서 한 사람 한 사람을 평생토록 안전하게 지켜줄 수 있는 책을 쓰고자 했다. 그래서 이 책 <안전 통>이 나오게 된 것이다. '안전통'이란 말 그대로 안전에 관한 3가지 통 이야기다. 아플 통(痛), 통할 통(通), 그릇 통(桶). 그리고 BTS(절대 안전의 3대 원칙)를 알려준다.

아플 통

아픔을 얘기하니 세월호 사건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만약 그 배에 고위 관직자의 자녀들이 타고 있었다면 전원 구조가 되지 않았을까. 사람 목숨보다 돈이 우선시 되는 사회에서 코로나19나 자연재해는 빈부격차와 상관없는 가장 공평한 재해다.

이국종 교수님의 세바시 강연, '세상은 만만하지 않습니다'를 보면서 우리나라가 선진국을 따라가려면 아직 얼었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우리는 왜 오랫동안 안전불감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까? 부실한 안전교육, 낮은 안전 의식, 그리고 안전 문화의 부재 때문이다.

한국전쟁의 아픔을 이겨낸 우리는 이제 '빨리빨리'에서 벗어나도 된다. 운전도 빨리 안 해도 된다. 빨리 먹고 빨리 일하러 가지 않아도 된다. 이제 우리는 천천히 음미하며 먹고, 천천히 풍경을 즐기며 가도 될 만큼 잘 산다. 중고등학교도 무상 교육에 무료 급식이다. 이제 빨리빨리 안 해도 된다. 빨리빨리라는 단어는 내 자식에게 가난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오기였고 상처였다.

나도 어릴 때부터 엄마가 빨리빨리 하라니까 빨리빨리에 나도모르게 익숙해졌다. 그러다가 다치고 사고가 난다. 내가 먼저 양보하고 천천히 살자. 조금 먼저 가려다 사고가 나서 운전자가 처벌받으면 뭐 하겠는가. 기계에 말려 들어간 다음에 사업주가 처벌받으면 뭐 하겠는가. 우리에게 안전이 자연스럽게 온몸에 배려면 조기교육이 필요하다. 우리가 빨리빨리를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습득했듯이 말이다.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제한 속도를 강력하게 규제하듯 정부도 함께해 주었으면 좋겠다.

통할 통

왜 안 통할까. 두 번째 장에서는 안전이 '안' 전해지는 이유를 알아본다. 내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안 통한다. 샤워실에서 바닥의 비눗기를 제대로 씻어 내지 않고 나갔는데 누군가 미끄러짐 재해를 당했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내 자녀였다. 그래도 내가 아니라 괜찮은가?

공공시설물 이용 시 위험 요소가 있으면 그냥 지나치지 말고 신고하거나 알려 줘서 다른 사람이 위험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통한다는 것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자기 스스로가 될 수도 있고 보이지 않는 타인이 될 수도 있다. 소통은 눈앞에 대상이 없어도 된다. 아이들이 다칠까 봐 위험한 물건 지우고. 문틈에 손이 낄까 봐 안전장치를 하는 것이 소통이다. 그래서 혹시 벌어질지 모르는 사고에 대비하는 것이다.

저자가 독일에서 공부하며 느낀 것은 기초 자료 수집부터 꼼꼼히, 차근차근, 마치 레고 블록을 하나하나 쌓듯 정성껏 진행하는 연구 스타일이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속도전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어서, 이러니 독일 축구가 강할 수밖에 없겠다고 생각했단다. 안전 역시 천천히, 꼼꼼히 위험 요소를 체크하고 분석해서 처벌보다 예방을 우선시해야 한다.

그릇 통

그릇이 작으면, 나는 목표하는 바를 다 이루었으니 내가 올라온 사다리는 남이 올라오지 못하게 차버린다. 이것을 '사다리 걷어차기'라고 한다. 나만 잘하면 되고, 나만 안전하면 된다고 생각하니까 안전불감증이 생긴 게 아닐까.

모든 사람의 목숨은 똑같이 소중하다. 10만 원 벌러 나갔다가 죽어서 돌아온 이선호 씨도 외국인 근로자들도 모두 다 대한민국의 소중한 아들딸이다. 함께 기분 좋게 일할 수 있는 안전하고 쾌적한 근무 환경 속에서 일하다가 돌아간 외국인 근로자분들에게 '가족과 함께하는 행복한 저녁'을 행복한 추억과 함께 선물했으면 좋겠다. 일하다가 사고가 왜 나냐고 있을 수 없는 일처럼 궁금해서 묻던 스웨덴 사람의 말이 기억난다.

이제 나도 안전하고 너도 안전하다. 서로서로 안전을 돌볼 것이고 그렇게 우리는 큰 그릇이 될 것이다.

BTS (Basic Three rules for Safety) 절대 안전의 3대 원칙

어쩌다 보니 BTS라고 저자는 ARMY 여러분께 양해를 구한다.

1. 깨끗하게, 밝게, 알 수 있게

2. 움직일 때 움직이지 마라!

3. 눈과 귀를 뺏기지 마라!

이 3가지 원칙 중 눈과 귀를 뺏기지 말라는 원칙은 그 중요도가 전체의 60~70%를 차지한다. 그래서 스마트폰을 보면서 걸으면 안 된다. 나도 폰 보다가 넘어질 뻔해서 핸드폰 액정이 깨진 뒤로 두 번 다시 걸으면서는 카톡 확인도 안 한다. 중요한 연락은 일단 멈춰 서서 받고 다시 걷는다.

사회 구조가 복잡해질수록 재해의 유형도 복합적으로 얽히고, 책임 소재 및 이해당사자 또한 복잡해진다. 이런 점도 이 책을 쓰게 된 이유 중 하나였다고 한다. 다양한 복합재해로부터 모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쉽고 효과적인 안전 원칙을 전 국민이 모두 익힐 수 있게 하는 것!

이 책에는 저자의 딸이 그린 그림이 실려 있다. 이것을 넣은 이유는 '가족과 함께하는 행복한 저녁'의 소중함을 결코 잊지 말자는 생각에서였다.

"산업현장에 안전꾼들이 넘쳐날 수 있게 사업주분들께서 '안전 바라지'를 잘해 주셔야 하겠습니다. 국가도 '안전 씨앗'을 심고, 지속해서 '체험 중심의 안전교육'을 제공해 주어야 함은 물론입니다. 이렇게 '안전 바라지'를 하다 보면 대한민국은 안전한 국(國)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p.72)


♥ 인디캣 책곳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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