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연기처럼
이시헌 지음 / 좋은땅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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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했던 남자가 성검 엑스칼리버를 뽑을 수 있었던 이유는 새로운 것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하지 않으면 아무런 결과물도 남지 않는다.


무엇이든 진심으로 하게 되면 인생이란 수식어가 붙게 된다. 나의 인생 취미는 뮤지컬 관람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뮤지컬을 통해 꿈을 꾸게 되었다고 한다. 뮤지컬을 관람하지 않았더라면 간절한 마음을 뒤늦게 느꼈을지 모르고, 어쩌면 간절함을 모른 채 살아갔을지도 모르겠다고. 배우 지망생이 자신의 삶을 응원하고 꿈을 믿었던 것처럼 예술가의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고자 한다.


이 책을 읽고서 <크리미널4>라는 추리스릴러극을 보고 왔다. 아들과 함께 처음으로 본 연극이어서 의미가 있었다. 뮤지컬도 방학하면 함께 보기로 했다. 땀으로 뒤범벅이 되어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하는 4명의 배우들을 보며, 나는 내 인생 한순간만이라도 이렇게 열정을 다한 일이 있었는지 물어보았다. 저자가 말하는 간절함이 무엇인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뮤지컬은 연극적인 요소가 조금 더 강하고, 오페라는 음악적인 요소가 더 강하다. 그래서 작가님은 인생을 뮤지컬에 비유한 것 같다. 불가능을 뛰어넘는 인생이란 뮤지컬 <인생, 연기처럼>은 연기처럼 사라질 인생이지만 최선을 다해 내 배역을 연기하자는 솔직한 작가의 경험이 담긴 메시지를 전한다. 


저자는 어느 날 할인된 뮤지컬 작품이 눈에 들어와 생애 첫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를 보게 되었다. TV에서 봤던 배우를 실제로 보니 신기하기도 했고, 연기뿐 아니라 노래를 잘한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했다고 한다. 어떤 TV 프로에서 조승우가 뮤지컬 배우라는 말을 듣고 노래까지 잘한다는 사실에 놀랐었는데 이게 그 말인가 보다. 이런 솔직한 표현이 나도 한 번 뮤지컬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다. 


나를 가두려는 무언가에 답답함이 느껴질 때면 '지금 이 순간' 넘버를 들었다고 한다. 뮤지컬에 나오는 노래를 넘버라고 한다. "지금 이 순간 마법처럼 날 묶어왔던 사슬을 벗어던진다. 지금 내겐 확신만 있을 뿐 남는 건 이제 승리뿐..." 결국 어떤 일이든 행동으로 옮겨야 이루어진다. 뮤지컬 작품 속 인물들은 절대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그래서 작가님 역시 <인생을 쇼핑하는 남자>라는 책을 내고 두 번째 책을 낸 것이다. 


나는 김소현과 팬텀싱어 강형호의 <오페라의 유령>을 듣고 반했던 적이 있다. 그때는 뮤지컬 속 넘버인 것을 모르고 그냥 내가 모르는 노래인 줄 알았다. 사람 목소리가 맞나? 어떻게 이렇게까지 높은 음이 나올 수 있을까? 정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었다. 나는 감탄하고 말았지만, 저자는 뮤지컬을 관람하며 느꼈던 감정을 블로그에 기록해 두었다. 솔직한 느낌을 글로 옮기면서 동기부여가 됐다. 그 감동을 이 책에서 함께 나눈다.


저자는 <아이다>를 보며 느꼈다. 사랑이란 감정이 생기면 상대방을 챙겨주고 싶은 감정이 커진다는 것, 그리고 이집트 장군 라다메스가 포로가 된 누비아 공주와 그 백성에게 재물과 음식을 제공하고 탈출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는 것을 보고 좋아하는 마음이 커질수록 주고 싶은 것도 많아진다는 것을 알았다. '사랑은 자신 이외에 다른 것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어렵사리 깨닫는 것'이라는 영국 소설가 아이리스 머독의 말처럼.


나는 <데스노트>를 영화로 봤는데 일본 만화가 원작이다. 뮤지컬도 있다는 건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데스노트로 세상을 구원하려던 주인공이 그 힘을 본래 목적에 어긋나게 사용하여 죽고 만다는 내용이다. 주인공은 우여곡절 끝에 전환점도 맞고 실패도 맞이한다. 그런 과정 중에 도전하고 직접 부딪혀보게 되었고, 날마다 새로운 무대 위에서 연기하는 것 같은 삶을 택하게 되었다.


<웃는 남자>는 인신매매단에 의해 찢긴 입을 갖게 된 그윈플렌과 앞이 보이지 않는 데아의 이야기다. 그윈플렌은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봤기에 데아에게 행복을 그려 줄 수 있었다. 그래서 저자는 그윈플랜처럼 청년들에게 꿈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윈플랜 처럼 탐욕으로 가득 차서 하층민을 도구로 여기는 왕족들을 버리고, 남에게 이용당하지 않게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을 넓히겠다고 한다. 조금이라도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따듯한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면서.


만족스럽지 않은 역할을 맡았던 지난날의 작가는 고민했다. 인생이란 뮤지컬 작품에서 난 어떤 역할을 맡은 것일까? 돈 없는 집안에 태어난 아들 역을 수십 년째 맡고 있다. 노력해도 변하는 건 없다는 생각을 할수록 도움 되는 건 없었다. 그러나 뮤지컬처럼 지금 이 순간에 N잡러로서 최선을 다한다. 결코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는 저자의 실행력에 감탄했다. 게임만 하며 살던 사람이 맞나 싶다. 벌써 이 책 다음에는 운동에 관한 책을 쓸 거라는 목표도 설정했다. 돈 없는 집안에서 태어난 성공한 아들 역으로, 스스로 만족스러운 배역으로 바꾼 것이다.


이중 첩자 <마타하리>의 '마지막 순간' 은 지금도 도전하고 있는 일이 불가능하다고 느껴질 때 듣는다고 한다. "내 운명에 당당히 맞설게 아픔은 잊은 채 어떤 미움도 후회조차 남지 않도록" 이 책에는 감동적인 가사들도 실려 있어서 직접 그 부분을 검색해서 들어보게 된다. 그래서 뮤지컬은 어렵다는 편견이 좀 깨진 것 같다. 가사가 실릴 수 있었던 것은, 음악 저작권에 대한 문제가 생길 수 있어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문의하여 서류심사 및 복제 이용 허락 신청 후 승인 절차를 거쳤기 때문이다. 


<엑스칼리버>를 뽑아 왕이 된 아더왕을 생각하며 무엇이든 도전했고, 아무도 대신 써 주지 않는 글쓰기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서 평생 받아 본 적 없던 관심을 받게 되었다. 글로써 스스로 길을 만들었다. 어떻게든 잘해보려 애를 쓰다 보면 지치기 마련이다. <엘리사벳>의 '죽음(Der Tod)'처럼 자유를 주겠다는 말에 넘어가 세상을 떠나는 젊은이들도 있다. 배우 김혜자님 남동생도 27살 젊은 나이에 자살을 했다고 한다. 이들을 안타까워하며 꿈을 지킬 방법으로 작가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했다. 


평소에 독서를 안 했던 사람이 독서에 빠지는 것은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책을 읽는 건 저자의 경험을 내 삶에 적용하기 위해서다. 내가 가진 감정을 말로 하기보다 글로 써 보라고한다. 자신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써 내려가다 보면,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 사람인지도 알게 된다. 


상대가 날 불편하게 한다면, 공격적인 말투로 받아쳐야 상대방도 날 만만하게 보지 않는다고 한다. 나는 최근 책을 읽으면서 다양한 거절 방법을 배워서 인지 마트에 갔다가 처음으로 단호하게 거절한 적이 있었다. 거절을 못 해서 평생 남의 부탁을 들어주며 살았는데 나도 모르게 거절을 한 것이다. 저자는 독서를 통해 작가가 되었고, 나는 독서를 통해 거절하는 법을 배웠다. 


앞으로는 나이와 상관없이  일흔이 넘어서도 노래방에 혼자 간다거나 콘서트를 보러 가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은 세상을 살게 될 것이다. 그래서 다양한 문화생활과 취미를 가지는 것이 좋다. 여행, 등산, 낚시, 골프, 테니스, 외국어나 자격증 공부, 서예, 식집사 등 즐거운 취미활동도 좋다. 뮤지컬이나 오페라 관람, 영화나 연극 관람도 좋고 콘서트도 좋고 스포츠 관람도 좋다. 뭐든 새로운 것에 도전해 보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으면 좋겠다.


마음의 여유가 부족할수록 감정을 표출하는 빈도가 늘어난다. 늘 짜증을 내고, 푸념하거나 하소연하게 되면 상대방에게 감정이 이입되어 불편함을 준다. 그런데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 어떤 감정이라도 상대에 드러내지 않을 수 있고 똑같은 상황에서도 짜증나지 않는다. 나도 저자처럼 좋아하는 것을 찾는 노력을 하면서 늘 마음의 여유를 챙겨야겠다.


힘들어도 웃는 자가 일류라는 말처럼, 지금 웃는 멋진 배우가 되신 작가님을 응원한다. Vivo(매우 빠르게, 생기 있게)!


♥ 인디캣 책곳간을 통해 작가님이 직접 보내주신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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