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로하, 나의 엄마들 (양장)
이금이 지음 / 창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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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이주 120년 역사가 지난 지금 . 초기 사진 결혼 간 세 여성의 삶이 눈앞에 그려지듯 이어지는 이야기의 매력이 너무나 가슴 아프지만 책을 덮을때쯤 힘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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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밤이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무사히 도착하기를, 자신만의 생명으로 누군가의 마음에 잠시나마 함께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 P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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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의 나이면서 세 살의 나이기도 하고, 열일곱 살의 나이기도 하다는 것도, 내게서 버려진 내가 사라지지 않고 내 안에 그대로남아 있었다는 사실도. 그애는 다른 누구도 아닌 나의 관심을 바라면서, 누구도 아닌 나에게 위로받기를 원하면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종종 눈을 감고 어린 언니와 나를 만난다. 그애들의 손을 잡아보기도 하고 해가 지는 놀이터 벤치에 같이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아무도 없는 집에서 혼자 학교에 갈 채비를 하던 열 살의 나에게도, 철봉에 매달려 울음을 참던 중학생의 나에게도, 내 몸을 해치고 싶은 충동과 싸우던 스무 살의 나에게도, 나를 함부로 대하는 배우자를 용인했던 나와 그런 나를 용서할 수 없어 스스로를 공격하기 바빴던 나에게도 다가가서 귀를 기울인다. 나야. 듣고 있어. 오랫동안하고 싶었던 말을 해줘. - P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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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을 추구했던 그 시간 동안 나는 성장하지 못했다. 독에 갇힌 나부처럼 가지를 마음껏 뻗어나갈 수가 없었다. 고립되었다. 네가 말하는 걸 보면 참 징그러워. 너 같은 걸 누가 좋아하겠어‘라고 내게 말하는 그의 어머니 앞에서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텔레비전을 봤다. 당신은 어째서 내 고통을 보지 않지? 눈물을 흘리는 나를 두고 그는 방문을 닫았다. 그러고는 음악을 틀고 건강 체조를 했다. 그는 나를 향한감정의 회로가 차단된 사람처럼 보였다. 내 감정을 하나하나 풀어 그에게 설명하는 것은 의미가 없었다. 통하지 않았다. 거기서 끝내야 하지 않았나? 하지만 나는 다시 그 문제로부터 도망쳤다. 그런 일이 없었던 것처럼 굴었다. 체념했다. 그가 집에 없을 때 울다가도 그의 전화가 걸려오면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목소리가 왜 그래?‘ 하고 그가물으면 ‘응, 자다가 일어나서‘라고 거짓말을 했다.
나는 누구에게 거짓말을 했나.
나에게, 내 인생에게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알고 싶지 않아서, 느끼고 싶지 않아서.
어둠은 거기에 있었다. - P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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었다.
"착하게 살아라, 말 곱게 해라, 울지 마라, 말대답하지 마라, 화내지 마라, 싸우지 마라. 귀에 딱지가 앉도록 그런 얘길 들어서 난 내가화가 나도 슬퍼도 죄책감이 들어. 감정이 소화가 안 되니까 쓰레기 던지듯이 마음에 던져버리는 거야. 그때그때 못 치워서 마음이 쓰레기통이 됐어. 더럽고 냄새나고 치울 수도 없는 쓰레기가 가득 쌓였어.
78 - P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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