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용서하고 선교할 때입니다 - 일본선교일기, 한.일 혼혈인이 쓴
박청민 지음 / 가나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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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2019년은 한국과 일본이 최악의 외교관계를 맺은 한 해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일본에서는 한국에 수출하는 주요 부품에 대한 수출규제를 실시했고, 이에 대한 반응으로 한국에서는 일본 제품 불매와 ‘NO JAPAN' 운동이 들불처럼 번져나갔다. 가깝고도 먼 나나라라고 할 수 있는, 한국과 일본은 2019년 한 해만 보면 더욱더 심리적으로 멀어진 것 같다. 그렇다면 한국과 일본은 이렇게 점점 더 멀어져야만 하는 것일까? 한국의 기독교인은 정치인의 선동에 휩쓸려 일본을 미워하는 게 과연 성경적일까?

한국과 일본이 심리적으로 멀어진 지금 이 시점에 박청민 선교사의 ’일본을 용서하고 선교할 때입니다‘라는 신간이 가나북스를 통해 출간되었다. 이 책의 표지에는 ’일본에 대한 분노와 원망을 사랑과 용서로 선교할 순 없나요?‘라는 질문이 적혀있다. 이 책의 저자인 박 선교사는 일본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혼혈인이라고 한다. 박 선교사의 이름이 한국식인 것을 생각해 볼 때 박 선교사는 스스로의 정체성을 일본인이 아닌 한국인에 두는 것 같다. 박 선교사는 자신을 사랑으로 대하지 않고 방치했던 아버지에 대한 미움으로 청소년 시절에는 일본어를 아예 배우지도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2005년 9월에 아버지가 있는 오사카로 유학을 가서 일본에 머물면서 기독교 복음으로 아버지를 용서하고 일본을 사랑하는 마음의 변화를 경험한다. 그리고 그는 일본을 복음으로 섬기기 위해 선교사가 되었고, 도쿄 기독교 대학에 입학해 신학공부를 하기도 했다. 이번에 출간된 ’일본을 용서하고 선교할 때입니다‘는 박 선교사가 틈틈이 쓴 선교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책이다.

한국의 기독교인은 일본에 기독교인이 적다는 사실은 익히 잘 알고 있다. 그러면 실제로 일본 기독교의 현주소는 어떠할까? 책에서 저자는 일본 기독교의 현주소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일본은 선교역사로 본다면 한국보다 약 400년이나 앞서있다. 그렇지만 어느 선교자료에 따르면 일본의 전체 인구 0.4%가 기독교인(약 60만 명)이며, 교회 수는 약 7.800개. 평균 성도 수는 32명. 평균 세례자 수는 1.3명, 평균 성도 연령은 63세, 목회자의 평균 연령도 65세라고 한다. 선교의 불모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일본인의 99% 이상이 예수님을 믿지 않는다는 말이다.” (120쪽)

2015년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에서 기독교인의 비율이 19.7%를 차지해 대한민국에서 제일의 종교에 올랐지만, 일본은 기독교인이 0.4%에 불과할 정도로 기독교인이 매우 드물다. 일본에서 기독교인은 소수자 중의 소수자로서, 동조 압력이 강하게 작용하는 일본 사회 분위기에서 주류로 편입되기는 상당히 힘들다고 한다. 그렇지만 척박한 일본 기독교에도 그루터기와 같은 믿음의 사람들이 있어 일본의 부흥을 노래하며 기다린다. 최근에 한국교회에서 많이 불린 ‘꽃들도’란 찬양도 사실은 일본교회에서 먼저 불린 찬양이라고 한다. “이곳에 생명샘 솟아나 눈물 골짝 지나갈 때에, 머잖아 열매 맺히고 웃음소리 넘쳐나리라.”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역대 최악일 때 기독교인이 한국과 일본의 화해를 위해 앞장서야 한다. 그것이 바로 평화의 복음을 믿는 그리스도인에게 주어진 평화의 사명이다. 일본 기독교와 일본 선교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이 책을 통해 하나님이 우리를 화목하게 하는 직분으로 부르셨다는 말씀을 깊이 공감하게 될 것이다.

#박청민 #일본선교 #일본기독교 #일본교회 #nojpan #일본을용서하고선교할때입니다 #가나북스 #알타이선교회 #혼혈 #꽃들도 #제이워십 #카이노스카이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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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뇌, 남자의 뇌 따윈 없어 - 송민령의 공감과 소통의 뇌과학
송민령 지음 / 동아시아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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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 빈 박스를 머리에 뒤집어쓴 사람의 사진이 표지를 장식하는 책. 저 박스를 쓴 사람은 여자일까? 남자일까? 아니면 책의 저자일까? '여자의 뇌 남자의 뇌 따윈 없어'라는 책의 제목이 다소 도발적으로 여겨지지만, 책의 내용은 다분히 차분하다. 저자는 뇌과학이라는 신비하면서도 생소한 학문을 연구하는 과학자로서, 비전공자들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뇌과학에 대해 차분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총 6장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1장은 '뇌과학이란?', 2장은 '단절에서 연결로', 3장은 '나 사용법', 4장은 '뇌과학자의 시선으로 본 세상', 5장은 '인공지능에 비춰본 인간', 6장은 '뇌과학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이란 제목이 각각 붙어있다. 저자는 이 책의 전작이라고 할 수 있는 '송민령의 뇌과학 연구소'란 책을 통해 처음 독자들과 소통을 시작했고, 그 책의 출판을 기점으로 뇌과학에 관한 여러 질문들을 많이 받았다곤 한다. 이 책은 여러 독자의 질문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기에, 독자의 질문과 저자의 답변으로 책이 구성되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인간이 동물에 비해 체구는 많이 작지만, 동물을 다스리는 존재가 된 것은 전적으로 동물보다 인간의 뇌가 발달했기 때문이다. 인간은 발달된 뇌로 인해 덩치가 큰 짐승들을 효과적으로 제압하고 그들을 다스릴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면 인간의 뇌는 어떻게 발달할 수 있었을까? 이 책에 따르면 인간의 뇌는 불에 조리된 음식을 먹으며 발달했다고 한다.

"신경세포를 860억 개나 가지고 있는 인간의 뇌는 하루에 약 516킬로 칼로리의 에너지를 사용하는데, 이는 하루에 섭취하는 총 에너지의 25에 달하는 양이다. 이렇게 많은 에너지를 섭취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인간은 음식을 불로 익혀서 음식을 먹게 되었다. 익힌 음식은 인간이 하루 30분씩 세 끼만 먹고도 비싼 뇌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다. 인간의 뇌가 고차원적이고 난해한 무엇이 아닌, 음식을 익혀 먹는 것처럼 단순한 활동 덕분에 가능해졌다는 사실은 놀랍다." (236쪽)

어찌 보면 저자의 말처럼 인간이 음식을 불에 익혀 먹은 것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 근본적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공부를 열심히 하거나, 머리를 많이 쓰면, 배가 고픈 이유도 다 뇌가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기 때문일 것이다.

뇌와 관련된 잘못된 정보와 가짜 뉴스가 많은 상황에서, 뇌과학자가 말하는 진짜 뇌에 대해 관심 있는 사람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이 책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일을 하는 뇌의 진가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뇌과학 #동아시아 #송민령 #뇌 #머리 #과학 #신경세포 #지능 #IQ #카이노스카이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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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가 고갈된 디자이너를 위한 책 : 로고 디자인 편 - 세계적 로고 디자인을 대표하는 50개의 살아 있는 아이디어 아이디어가 고갈된 디자이너를 위한 책
스티븐 헬러.게일 앤더슨 지음, 윤영 옮김 / 더숲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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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2일 아시아나항공의 새로운 주인으로 결정된 정몽규 HDC 회장은 그 첫 시작으로 아시아나항공의 붉은색 ‘날개’ 모양 마크를 떼고 새로운 브랜드 로고(logo)를 만들라고 지시했다. 정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의 새로운 브랜드 로고를 만들라고 지시한 것은 아시아나가 금호아시아나에서 이제 현대아시아나로 거듭난다는 것을 가시적으로 보여주기 위함이다. 이처럼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서 로고의 교체는 제2의 창업과 비견될 수 있다. 로고를 바꾼다는 것은 회사 입장에서는 정체성을 바꾸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로고는 회사의 얼굴이자 회사의 영혼인 것이다.

스티븐 헬러와 게일 앤더슨이 쓴 '아이디어가 고갈된 디자이너를 위한 책 로고 디자인편'은 '세계적 로고 디자인을 대표하는 50개의 살아 있는 아이디어'라는 부제가 달려있다. 이 책에서 독자는 로고의 역사에서 가장 인상적인 로고 50개를 발견할 수 있다. 그렇다면 로고는 과연 무엇인가? 왜 회사는 로고에 집착하는 것일까?

"로고는 아이디어, 신뢰, 사물을 대신한다. 주로 생산품, 기업, 기관을 구별하게 만들지만, 더 나아가 그들의 윤리나 철학과도 연관되어 있다. 그러나 로고는 무언가를 담는 그릇일 뿐이다. 로고는 특정한 의도를 내포한다. 그런 의미에서 로고는 반드시 목적이나 정해진 목표가 있어야 한다. 그 자체로 힘이 느껴져야 한다. 로고의 기능은 주의를 끄는 것,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며, 성공적인 로고는 사람들의 충성심까지 유도한다. 특징 없는 로고는 존재할 수 없다. 로고의 표현은 적극적이며 생생하게 드러나야 한다." (6쪽)

한입 베어 물은 사과의 로고로 유명한 '애플'의 창업주 스티브 잡스는 "단순함은 궁극의 정교함이다"라는 말을 많이 사용했다. 이 말은 로고 디자인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로고의 단순한 디자인은 그 자체가 궁극의 정교함이기 때문이다.

로고를 공부한다는 것은 디자인의 역사를 공부한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 책에는 한때 인기 있던 로고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라진 로고도 수록되어 있고, 기존의 로고보다 업그레이드된 로고도 수록되어 있다. 그래서 디자이너는 아니지만 누구라도 이 책에 수록된 로고를 보면서 로고에 숨겨진 메시지를 파악하는 데 흥미를 느낄 것이다. 다만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조금 아쉬웠던 것은 지금 시대에 가장 유명한 로고가 정작 이 책에 수록되어 있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나이키, 스타벅스, 삼성, 코카콜라, 애플의 로고는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로고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 수록되어 있지 않아 나는 그것이 조금 의아하게 여겨졌다. 이 책을 한번 읽어봤으니 앞으로 일상에서 회사의 로고를 볼 때 그 로고에 담긴 의미를 한번 숙고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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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 관한 9가지 거짓말
마커스 버킹엄.애슐리 구달 지음, 이영래 그림 / 쌤앤파커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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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의 사람들은 이윤을 추구하는 회사나 비영리 단체에 속해 대부분의 시간들을 일하며 보낸다. 누군가에게 일은 삶의 활력소가 되기도 하지만, 다른 누군가에게 일은 돈을 벌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밥벌이로 여겨진다. 우리는 하루의 대부분을 일하며 보내지만, 정작 일에 대해서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는 마치 물고기에게 물이 무엇인지 물어보는 것과 마찬가지다. 물에서 태어난 물고기에게 물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물고기는 물에 대해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관습적으로, 문화적으로 조직에서 시키는 방식대로 일을 하는데, 과연 그 방식이 일을 하는 데 효과적인지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마커스 버깅엄과 애슐리 구달이 쓴 '일에 관한 9가지 거짓말'은 일과 관련된 잘못된 통념을 산산조각 내는 놀라운 책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마치 우리가 상식처럼 알고 있었던 것들이 실상 일을 하는 데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일에 관한 거짓말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거짓말: 사람들은 어떤 회사에서 일하는지에 신경 쓴다

두 번째 거짓말: 최고의 계획은 곧 성공이다

세 번째 거짓말: 최고의 기업은 위에서 아래로 목표를 전달한다

네 번째 거짓말: 최고의 인재는 다재다능한 사람이다

다섯 번째 거짓말: 사람들은 피드백을 필요로 한다

여섯 번째 거짓말: 사람들에게는 타인을 정확히 평가하는 능력이 있다

일곱 번째 거짓말: 사람들에게는 잠재력이 있다

여덟 번째 거짓말: 일과 생활의 균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홉 번째 거짓말: 리더십은 중요한 것이다

나는 이 9가지 거짓말을 순서대로 살펴보면서 가장 공감 갔던 주제가 두 번째 제시된 '최고의 계획은 곧 성공이다'라는 거짓말이었다. 이는 지금과 같은 연말연시에 회사마다 최고의 계획을 세우기 위해 노력하는 직장인들에게 다소 의아한 말일 수 있다. 그렇다면 내년 계획을 세우지 말라는 것인가? 계획을 잘 세우면 좋은 성과가 나오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다들 입으로는 최고의 계획은 곧 성공이라고 말하면서 현실은 딴판이다. 많은 계획, 특히 큰 조직에서 만든 계획은 지나치게 일반적이라 금세 시대에 뒤처지며 그 실행을 요구받는 사람들에게 좌절감을 안겨준다. 각 팀원이 보유한 정통하고 상세한 정보에 기반해 실시간으로 팀 활동을 조정하는 편이 훨씬 낫다." (66쪽)

이처럼 계획과 현실이 딴판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지금의 한국 경제다. 현 정부는 취임하면서 소득주도성장, 주52시간 근무, 최저임금 상승과 같은 경제정책을 새롭게 계획하고, 그것을 지난 2년 반 동안 과감하게 밀어붙였다. 그러나 그 결과는 처참하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2%에 미치지 못한 1%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바닥경기도 최악이다. 만약 현 정부가 들을 귀가 있는 정부라면, 자신들의 경제정책이 실패한 것을 인정하고 지금이라도 방향을 바꿔야 할 텐데 안타깝게도 현 정부는 내년에도 지금보다 더 강화된 소득주도성장을 시행하려고 준비 중이다. 불행하게도 정부가 경제를 살리기 위해 지금처럼 완벽한 계획을 세우면 세울수록, 현실에서 그 계획이 성취될 가능성은 점점 떨어진다. 지난여름에 청와대에서 '90년생이 온다'를 직원들끼리 나눠주면서 읽었다고 하는데, 나는 이번 겨울에 청와대에서 '일에 관한 9가지 거짓말'을 읽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물고기가 물이 무엇인지 알 때 물고기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알 수 있듯이, 직장인이 일이 무엇인지 알 때 직장인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일에 관한 9가지 거짓말을 넘어 9가지 진실을 대면하는 과정이 조금 고통스럽지만 일에 관한 고정관념을 넘어 탁월한 업무역량을 발휘하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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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다녀오겠습니다 - 부담 없이 떠나는 반나절 걷기 여행
임운석 지음 / 시공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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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최근에 강릉에 다녀올 일이 있어서 2박 3일간 강릉에 머물렀다. 비록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나는 강릉의 산과 바다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쉼을 누릴 수 있었다. 기회만 된다면 다음에 또 강릉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요즘에는 지자체별로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굳이 해외로 가지 않더라도 국내에 잘 조성된 여행지가 많은 것 같았다.

임운석 여행작가가 쓴 '잠깐 다녀오겠습니다'는 저 멀리 히말라야산맥이나, 아프리카의 사하라 사막이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가볍게 떠날 수 있는 걷기 여행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이 책에는 걷기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국내 40여 곳의 여행지가 소개되어 있고,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이 다량 수록되어 여행지의 생생한 현장감을 부여하고 있다. 이 책은 크게 여섯 가지의 테마로 나누어져 있다.

첫 번째 걷기 여행: 푸른빛 가득한 숲길

두 번째 걷기 여행: 아날로그 감성의 골목길

세 번째 걷기 여행: 생각을 정리하며 호젓하게 걷는 길

네 번째 걷기 여행: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걷는 길

다섯 번째 걷기 여행: 수도권에서 가까운 숲길과 바닷길

여섯 번째 걷기 여행: 지루한 일상에서 잠깐 벗어나는 길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아산의 '지중해 마을', 남해의 '독일마을', 서대문구의 '안산자락길' 등을 따로 메모해두었다. 언제라도 기회가 되면 이곳에 한번 가보고 싶어서 말이다. 개인적으로 최근에는 많은 돈을 들여 스릴을 즐기는 여행보다는, 그냥 한적하게 걷는 여행이 더 만족스럽게 여겨진다. 걷는 여행이 가성비가 좋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일상의 산책은 돈이 전혀 들지 않는 가장 가성비 좋은 운동이라 할 수 있다.

"원래 타고난 재능이 남보다 뛰어난 사람을 천재라 한다. 그들의 공통점은 집중력과 깊이 있는 사색일 것이다. 그들은 집중과 사색을 위해 산책을 즐기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사색하기 좋은 길'의 조건은 무엇일까? 조용하고 호젓한 길, 숨차지 않을 정도로 완만한 길, 접근하기 좋은 길, 사색을 자극하는 요소가 있는 길, 즉 동기를 부여할 소재가 있는 길, 편의 시설이 잘 갖춰진 길 정도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247쪽)

11월 초인 지금이야말로, 1년 중에 가장 산책하기 좋은 날이라 할 수 있다. 답답한 실내에서 몸을 움츠리고 살아가기 보다, 살짝 구름 낀 하늘 아래 오색빛깔로 물든 단풍을 바라보며 잠시나마 산책할 수 있다면 그것이 소박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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