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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가 고갈된 디자이너를 위한 책 : 로고 디자인 편 - 세계적 로고 디자인을 대표하는 50개의 살아 있는 아이디어 ㅣ 아이디어가 고갈된 디자이너를 위한 책
스티븐 헬러.게일 앤더슨 지음, 윤영 옮김 / 더숲 / 2019년 11월
평점 :
11월 12일 아시아나항공의 새로운 주인으로 결정된 정몽규 HDC 회장은 그 첫 시작으로 아시아나항공의 붉은색 ‘날개’ 모양 마크를 떼고 새로운 브랜드 로고(logo)를 만들라고 지시했다. 정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의 새로운 브랜드 로고를 만들라고 지시한 것은 아시아나가 금호아시아나에서 이제 현대아시아나로 거듭난다는 것을 가시적으로 보여주기 위함이다. 이처럼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서 로고의 교체는 제2의 창업과 비견될 수 있다. 로고를 바꾼다는 것은 회사 입장에서는 정체성을 바꾸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로고는 회사의 얼굴이자 회사의 영혼인 것이다.
스티븐 헬러와 게일 앤더슨이 쓴 '아이디어가 고갈된 디자이너를 위한 책 로고 디자인편'은 '세계적 로고 디자인을 대표하는 50개의 살아 있는 아이디어'라는 부제가 달려있다. 이 책에서 독자는 로고의 역사에서 가장 인상적인 로고 50개를 발견할 수 있다. 그렇다면 로고는 과연 무엇인가? 왜 회사는 로고에 집착하는 것일까?
"로고는 아이디어, 신뢰, 사물을 대신한다. 주로 생산품, 기업, 기관을 구별하게 만들지만, 더 나아가 그들의 윤리나 철학과도 연관되어 있다. 그러나 로고는 무언가를 담는 그릇일 뿐이다. 로고는 특정한 의도를 내포한다. 그런 의미에서 로고는 반드시 목적이나 정해진 목표가 있어야 한다. 그 자체로 힘이 느껴져야 한다. 로고의 기능은 주의를 끄는 것,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며, 성공적인 로고는 사람들의 충성심까지 유도한다. 특징 없는 로고는 존재할 수 없다. 로고의 표현은 적극적이며 생생하게 드러나야 한다." (6쪽)
한입 베어 물은 사과의 로고로 유명한 '애플'의 창업주 스티브 잡스는 "단순함은 궁극의 정교함이다"라는 말을 많이 사용했다. 이 말은 로고 디자인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로고의 단순한 디자인은 그 자체가 궁극의 정교함이기 때문이다.
로고를 공부한다는 것은 디자인의 역사를 공부한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 책에는 한때 인기 있던 로고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라진 로고도 수록되어 있고, 기존의 로고보다 업그레이드된 로고도 수록되어 있다. 그래서 디자이너는 아니지만 누구라도 이 책에 수록된 로고를 보면서 로고에 숨겨진 메시지를 파악하는 데 흥미를 느낄 것이다. 다만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조금 아쉬웠던 것은 지금 시대에 가장 유명한 로고가 정작 이 책에 수록되어 있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나이키, 스타벅스, 삼성, 코카콜라, 애플의 로고는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로고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 수록되어 있지 않아 나는 그것이 조금 의아하게 여겨졌다. 이 책을 한번 읽어봤으니 앞으로 일상에서 회사의 로고를 볼 때 그 로고에 담긴 의미를 한번 숙고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