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여자의 뇌, 남자의 뇌 따윈 없어 - 송민령의 공감과 소통의 뇌과학
송민령 지음 / 동아시아 / 201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속이 빈 박스를 머리에 뒤집어쓴 사람의 사진이 표지를 장식하는 책. 저 박스를 쓴 사람은 여자일까? 남자일까? 아니면 책의 저자일까? '여자의 뇌 남자의 뇌 따윈 없어'라는 책의 제목이 다소 도발적으로 여겨지지만, 책의 내용은 다분히 차분하다. 저자는 뇌과학이라는 신비하면서도 생소한 학문을 연구하는 과학자로서, 비전공자들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뇌과학에 대해 차분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총 6장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1장은 '뇌과학이란?', 2장은 '단절에서 연결로', 3장은 '나 사용법', 4장은 '뇌과학자의 시선으로 본 세상', 5장은 '인공지능에 비춰본 인간', 6장은 '뇌과학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이란 제목이 각각 붙어있다. 저자는 이 책의 전작이라고 할 수 있는 '송민령의 뇌과학 연구소'란 책을 통해 처음 독자들과 소통을 시작했고, 그 책의 출판을 기점으로 뇌과학에 관한 여러 질문들을 많이 받았다곤 한다. 이 책은 여러 독자의 질문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기에, 독자의 질문과 저자의 답변으로 책이 구성되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인간이 동물에 비해 체구는 많이 작지만, 동물을 다스리는 존재가 된 것은 전적으로 동물보다 인간의 뇌가 발달했기 때문이다. 인간은 발달된 뇌로 인해 덩치가 큰 짐승들을 효과적으로 제압하고 그들을 다스릴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면 인간의 뇌는 어떻게 발달할 수 있었을까? 이 책에 따르면 인간의 뇌는 불에 조리된 음식을 먹으며 발달했다고 한다.
"신경세포를 860억 개나 가지고 있는 인간의 뇌는 하루에 약 516킬로 칼로리의 에너지를 사용하는데, 이는 하루에 섭취하는 총 에너지의 25에 달하는 양이다. 이렇게 많은 에너지를 섭취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인간은 음식을 불로 익혀서 음식을 먹게 되었다. 익힌 음식은 인간이 하루 30분씩 세 끼만 먹고도 비싼 뇌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다. 인간의 뇌가 고차원적이고 난해한 무엇이 아닌, 음식을 익혀 먹는 것처럼 단순한 활동 덕분에 가능해졌다는 사실은 놀랍다." (236쪽)
어찌 보면 저자의 말처럼 인간이 음식을 불에 익혀 먹은 것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 근본적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공부를 열심히 하거나, 머리를 많이 쓰면, 배가 고픈 이유도 다 뇌가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기 때문일 것이다.
뇌와 관련된 잘못된 정보와 가짜 뉴스가 많은 상황에서, 뇌과학자가 말하는 진짜 뇌에 대해 관심 있는 사람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이 책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일을 하는 뇌의 진가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뇌과학 #동아시아 #송민령 #뇌 #머리 #과학 #신경세포 #지능 #IQ #카이노스카이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