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협이 왜 이런 것까지 할까 - 생활클럽치바그룹의 도전
오자와 쇼지 지음, 조유성 옮김 / 한살림(도서출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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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클럽은 대체 어떤 조직일까? 어떤 시스템이 있길래 계속해서 활동하는 조합원을 배출하고 끊임없이 운동을 이어갈 수있을까? 이들 대부분은 자발적으로 움직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런 것까지 할까?
이번 취재 시 염두에 둔 건 바로 이 질문이었다. 그러나 실제 이야기를 들어 보니 인재양성 시스템이 체계화 되어 있지는 않았다. 그건 아무래도 조직 속에 면면히 이어져 오는 전통인 듯하다. 아직 명확한 답을 찾지는 못했지만, 다수의 치바드룹 구성원들이 입을 모아 ‘마을 만들기‘, ‘동료‘라는 단어를 언급한 것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조직의 규모는 커졌어도, 늘 활동의 중심이 되는 건 지역사회, 그리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누구나 나답게 살아갈 수 있는 마을 만들기‘라는 치바그룹의 운동방침이 여실히 드러나는 것이다. 바로 이 점에서 내가 살기 좋다고 느끼는 마을이 되면 분명 누구나 살기 좋은 마을이 될 수 있으리라는 소망을 발견한다. 더구나 생활클럽에는 폐쇄적인 외골수 운동에 빠지지 않고, 스스로 조직의 한계를 이해하면서 조직 밖으로 사회관계망을 넓혀가는 유연함이 자리하고 있다.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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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협이 왜 이런 것까지 할까 - 생활클럽치바그룹의 도전
오자와 쇼지 지음, 조유성 옮김 / 한살림(도서출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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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클럽생협치바가 직접 돌봄사업을 운영하기 시작한 때는1994년으로, 이 때는 일본의 고령화율이 14%를 기록한 시기였습니다. 이 시기를 전후로 저희는 생활클럽생협 조합원을 중심으로 다양한 지역 문제에 대처하는 지역 활동조직을 만들어 가기 시작했습니다. 오늘날 이들은 치바그룹을 이루는 10개 단체가 되었습니다. 게다가 이 10개 단체 중 하나인 워커즈 콜렉티브 치바현연합회 산하에는 스무 개 이상의 워커즈 콜렉티브 조직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46년 동안 펼쳐 온 활동 이야기를 한국의 독자들께전할 수 있어 매우 기쁩니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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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바디 - 모든 몸의 자유를 향한 투쟁과 실패의 연대기
올리비아 랭 지음, 김병화 옮김 / 어크로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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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적이고 상상 가능한 성적 다양성의 숫자는 거의 무한하다. - P106

라이히가 생각하는 오르가슴은 사정과 동의어가 아니었다. "그저 하는 것이 아니에요." 한해 뒤에 그는 설명했다. "단지 성교를, 교합을 뜻하는 것이 아니에요. 그건 자아, 영적 자신을 상실하는 진정한 감정적 경험입니다." 다다르는 것the coming 보다는 놓아버리는 것the letting go이 더 중요했다. - P111

프로이트와 달리 그는 사람들이 좌절하고 수치를 느끼면, 금지나 처벌에 대한 두려움으로 절름거린다면, 자신들의 욕망이 나쁘고 잘못된 것이라고 믿는다면, 자유롭고 안전한 표현의 기회를 얻지 못한다면, 미성숙한 상태로 계속 살아갈 것이라고 보았다. 좌절감을 해로운 쪽으로 분출하는 영원히 불행한 아이로, 그에 반해, 성적으로 만족한 인간은 그의 정의에 따르면 불안에서 해방되었다. 섹스는 불안을 방출하는 메커니즘이기 때문이다. 이 건강한 성 표현을 청교도적인 수치심 자극, 피임이나 낙태 기회의 부족 등 다양한 방법을 써서 금지하는 사회라면, 그가 보기에 변해야 하는 것은 사회라는 점은 분명했다. 시민의 리비도적 필요를 더 수용해야 했다. - P114

빅토리아 시대에 퇴화된 인간의 범위는 계속 확대되었다. 빈민, 동성애자, 매춘부, 알코올중독자, 유랑민, 거지, 환자, 병자, 불구자, 자살한 자, 정신이상자. 그 관념은 엄청난 인종주의 세력을 끌어모았고, 소위 후진적이거나 원시적인 민족을 향한 제국의 폭력과 선교 열정을 정당화했다. 그것이 기생 parasicism이란 개념과 자주 결합되다 보니, 나쁘고 퇴화된 신체는 지원해주지 말아야 하고, 관용되지도 말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해졌다. - P125

스스로도 리베르탱인 사드는 자유liberty라는 단어가 가진 복잡성의 화신이다. 그 단어에는 서로 엇나가는 의미들이 담겨 있다. 중세때부터 그 단어는 구속으로부터, 노예제나 감금으로부터의 해방, 자의적인 통제나 독재로부터의 해방을 뜻했지만, 또한 방해나 제약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능력이나 힘이라는 의미도 지녔다. 운명이나 필연으로부터의 자유, 의지의 자유, 허락, 허가, 어떤 것에 대한 거리낌 없는 사용이나 접근, 관습의 한계를 넘는 행동, 방종, 특권, 면제 또는 권리.
이것이 드러내는 것, 사드가 애써 우리에게 말하고 있는 것은 자유를 취하는 taking liberties 것은 자유를 부여하는bestowing liberties 것과 같지 않다는 것이다. 리베르탱의 낙원이 감옥이라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담으로 둘러싸이고 폐쇄되어, 자유가 박탈당한 사람이든 자의로 붙잡힌 사람이든 누구도 탈출할 수 없는 곳이다. 마음대로 행동할 자유는 불운하게 행동의 대상이 된 몸들에게 지옥 같은 결과를 낳을 수 있고 실제로도 그렇게 되었다. 사드는 경고한다, 절대적 자유는 에덴보다는 아우슈비츠와 더 가깝다고. - P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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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바디 - 모든 몸의 자유를 향한 투쟁과 실패의 연대기
올리비아 랭 지음, 김병화 옮김 / 어크로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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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것이건 나쁜 것이건 라이히의 모든 사유의 기초는 양차 대전 사이의 빈에서 그가 개발한 단 하나의 사상에 있었다. 우리의 몸은 인정받지 못하는 역사, 무시하거나 부인하려고 애쓰는 모든 것을 지니고 있다는 사상이었다. 이것은 그 이후에 그가 전개한 자유에 대한 사상들을 낳은 씨앗이었지만, 또 미국에서 그가 상술한 건강에 대한 난감하고 위험하기까지 한 사상의 기원이기도 했다. - P43

라이히가 보던 것은 판독되어야 하는 히스테리의 상징이 아니라 한 사람의 전체 전재에 만연한 쥠과 죄임이었다. 즉 너무나 견고하고 뚫고 들어갈 수 없어서 무장을 연상시키는 그런 영속적 긴장 상태였다. 사람들이 행한 모든 일, 손을 흔들거나 미소 짓는 것에서부터 그들의 목소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일에서 그것이 눈에 보였다. 그는 자신이 성격 무장 character armour 이라 이름 붙인 그것이 느낌에 대한, 특히 불안과 분노와 성적 흥분에 대한 방어라고 생각했다. 만약 어떤 느낌이 너무 고통스럽고 괴롭다면, 감정 표현이 금지되거나 성욕이 억제된다면, 유일한 대안은 긴장을 끌어올려 가두어버리는 것뿐이다. 이 과정은 다치기 쉬운 자아 주위에 신체적 방패를 만들어내어, 즐거움에 둔감해지는 대신 고통에 대한 방어력을 준다. - P50

감정과 몸 사이에 명료한 경계선은 없다. 자아와 세계 사이에 확실한 경계선은 없다. 영화 <세이프>가 그토록 급진적인 것은 그 경계가 정말로 얼마나 열려 있는지를 드러낸다는 점 때문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몸을 투과성을 지닌, 침습당하기 쉬울 뿐 아니라 본질적으로 외부 세계와 위험한 교류를 끊임없이 해야만 하는 것으로 소개한다. -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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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바디 - 모든 몸의 자유를 향한 투쟁과 실패의 연대기
올리비아 랭 지음, 김병화 옮김 / 어크로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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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히가 이해하고 싶었던 것은 몸 그자체였다. 그 속에 살기가 왜 그리 어려운지, 왜 그것에서 탈출하거나 그것을 제압하고 싶어 하는지, 그것이 왜 지금까지도 여전히 권력의 적나라한 근원인지를 이해하고 싶어 했다. 내게서도 불타오르면서 내 삶의 여러 단계에 영향을 끼친 질문들이었다. - P25

라이히의 더 흥미진진한 면모는 그가 질병과 성, 저항과 감옥 등 몸의 여러 다른 측면들을 한데 끌어모으는 연결자 역할을 한 방식이었다. 이 공명하는 영역을 탐구하고 싶었기에, 나는 여전히 신체적 자유를 이루고 제약하는 힘을 이해하기 위해 그를 안내자로 삼아 20세기를 관통하는 여정을 짰다. 그 여정에서 수많은 다른 사상가, 활동가, 예술가를 만났는데, 그중 몇몇은 그의 연구를 그대로 이용했으며 또 몇몇은 지나온 경로는 아주 달랐으나 같은 목적지에 도착했다. - P27

이 모든 사람들처럼 라이히는 더 나은 세상을 원했고, 나아가 가능하다고 믿었다. 그는 감정적이고 정치적인 것이 실제 인간의 몸에 끊임없이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으며, 두 가지 모두 재편성되고 개선될 수 있다고도 믿었다. 에덴은 이 뒤늦은 시점에도 복원될 수 있다고 말이다. 자유로운 몸이 얼마나 아름다운 이상인가. 그에게 닥친 상황에도 불구하고, 또 그가 참여했던 운동에 벌어진 일들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낙관주의가 수십 년이 지났음에도 아직 진동하고 있음을 느낀다. 우리의 몸은 힘으로 가득하다는 것을, 더 나아가서 몸이 가진 명백한 약점에도 불구하고 힘이 있는 것이 아니라 현저히 약하기 때문에 힘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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