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본 대지진,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사고 이후, 경제평론가인 고 우치하시 카츠토스는 먹을거리 Food, 에너지 Energy, 돌봄 Care을 가능한 한 자급함으로써 스스로 지속가능한 지역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제창했다. 자본주의의 세계화, 시장 원리주의에 대항해 가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연대와 참여, 협동을 통해 FEC라는 인간의 기본적 생존권을 지켜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생활클럽의 활동들은 이에 호응한 것이다. - P86
"기본적으로 우리가 꽉 붙들고 있는 건, 협동조합 정신이에요. 협동조합의 일곱 번째 원칙인 ‘커뮤니티에의 관여’가 모든 활동의 밑바탕에 흐르고 있지요. 우리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커뮤니티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 활동한다는 것이 협동조합의 기본 방향이기도 하고요. 지역사회 전체를 대상으로 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를 위해서는 생활클럽 내부에서 만이 아니라 지역의 다양한 단체들과 협력하고 연계하며, 때로는 의지하는 관계를 맺는 것 또란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어요. 따라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한다‘라는 게 아니라 ‘우리도 한다‘라는 관점인거지요." - P105
바람의 마을은 사업 안내에 ‘태어날 때부터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인생의 모든 단계에서 필요로 하는 것을 지원하도록 지향합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이처럼 고령자복지, 장애아·장애인서비스, 보육·육아지원, 아동양호시설과 유아원 운영, 생활자 자립지원, 그리고 더 나아가 지역 주민의 생활 지원 등 그야말로 모든 복지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치바현 내에 7개의 거점 복합시설을 보유하고, 상근과 비상근을 합해약 1,800명의 직원이 움직이는 현 내 최대 규모의 사회복지법인이기도 하다. 이 ‘복지백화점‘은 어떤 이유로, 어떻게 탄생하여 지금에까지 발전해 온 것일까. - P145
인가를 받자 설립 준비는 착착 진행되었다. 먼저, 특양을 운영하는 조직인 ‘사회복지법인 서로돌봄클럽’을 설립했다. 사회복지법인 설립의 기본 요건인 1억 엔의 자금은 생활클럽치바가 냈다. 이 1억 엔을 거출하는 사안에 대해 조합원들로부터 반대의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사회복지법인이 되어 버리면 생활클럽생협에서 떨어져 나가는 것이므로, 입소자나 이용자를 조합원으로 한정짓거나 우선순위를 부여할 수 없다. 게다가 설립하는특양의 정원은 단 50명뿐이다. 이런 일에 생협이 1억 엔이란 큰돈을 선뜻 내어도 되느냐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이런 의견에 대해 이케다는 다음과 같이 설득했다.
"사회를 향해서 바람직한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 생활클럽조직 본연의 마음가짐이었습니다. 사회의 모델이 되는 특양을 만든다면, 그것이 정부의 기본 기준이 되어서 생활클럽 조합원만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이 고르게 혜택을 볼수 있습니다." - P153
"조합원들은 지금까지 만들어 온 내용을 프로인 직원들에게 맡길 수밖에 없지요. 그래서 결국 이 같은 의구심에서 촉발되어 만들게 된게 있어요. 자신들이 생각한 특양의 모습으로 프로들이 제대로 운영해 줄까 하는 질문을 가지고 살피는 것, 자원활동으로 관여해가는 것, 이와 더불어 자금 면에도 지원하는 것. 이 세 가지 기능을 실행하는 단체를 만든 거지요."
이 조직이 바로 ‘서로돌봄클럽을 지지하는 모임‘이었다. 이른바 ‘입도 내고, 손도 내고, 돈도 내는 단체’인 것이다. - P155
치바리 이나게구의 UR도시재생기구단지 그린프라자 손노 지역에있는 ‘생활클럽 이나게 빌리지 무지개와 바람‘은 바람의 마을거점의 하나이다. 도시재생기구가 추진하는 옛 손노단지 재생사업으로 마련된 이곳은 지역포괄케어 실현을 목적으로 치바그룹 전체가 참여하는 형태를 취했다. 바람의 마을 이나게에는 돌봄서비스가 제공되는 고령자 대상 주택 ‘서포트 하우스 이나게‘ 를 비롯해서 데이서비스, 소규모 다기능형 거택개호, 방문개호, 정기순회, 방문간호, 방과 후 데이서비스인 아카톤보이나게가있다. 무지개의 거리의 매장 손노도 병설로 입주해있다. 뿐만아니라 앞서 언급했던 CANS도 이곳에 터를 잡고 있으며, ‘특정NPO법인 커뮤니티케어 마을넷‘도 이곳에 본부를 차렸다. 이외에 다른 법인에서 운영하는 재택 클리닉과 레스토랑도 입주해 있다. 이나게와 야치마타 등 바람의 마을의 시설 여덟 곳은 ‘생활클럽 안심시스템‘의 거점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 P163
"생활클럽 자체가 설립 이래 줄곧 다양한 사업을 펼쳐 온 생협이지요. 바람의 마을이 노인복지사업만을 운영했다면 아마 활동이 그다지 재밌지 않았을 것 같아요. 하지만 지역의 염원을 생각해 봤을 때에, 요청 받은 것은 노인복지문제만이 아니었지요. 보육, 장애인 등 특정 주제 지원에 한장된 것도 아니었고요. 바람의 마을은 그때그때 지역사회에서 나타나는, 필요로 하는 문제에 대응해가며 유연하게 움직이는 법인이자 운동체이지 않을까 해요." - P165
마치넷의 사업은 ‘주민 주체의 활동 창출에 의한 지역 만들기‘와 ‘안심하고 살아가기 위한 지원과 연계‘라는 두 개의 축으로 구성된다. - P176
제1부에서 소개한 ‘치바그룹협의회 2020년도 방침‘에서 첫 번째로 등장하는 ‘생활클럽 안심시스템(이하 안심시스템)‘과 ’거리의 툇마루‘는 치바그룹 각 단체가 연계해서 활약하는 사업이다. 안심시스템은 지역에 가족, 친구, 이웃과의 교류가 없어 고립된 사람들을 지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2014년부터 시작한 활동이다. 일상 생활권역(중학고 권역 정도)을 기준으로 살아가는 모든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하며, 바람의 마을의 아홉 군데의 시설을 거점으로 두고 있다. 안심시스템은 두 가지 사업으로 크게 나뉜다. 그 중의 하나인 ‘안심지원시스템‘은 먹을거리와 환경, 복지 등 여러 생활 문제에 대해, 주민이 주체가 되어 지역에서 서로 지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장보기버스 운행이나 어린이식당, 지역식당, 다양한 생활 지원, 살롱, 취미강좌, 치매카페, 육아 이벤트, 교육 지원, 라디오체조, 안부 묻기 등 폭넓은 활동이 이에 해당된다. 고령자, 장애인,생활곤궁자 등 고립상황에 빠지기 쉬운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지역 내에서 삶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지원시스템인 것이다. 동네에는 전문가가 아니어도, 조금의 시간을 내어주는 것만으로도 이웃의 삶을 지원할 수 있는 분들이 많다. 이런 지역 주민들을 자원활동가로 등록해서, 지원이 필요한 분들에게 연결하기도 한다. 이는 마치넷 설립 이후 꾸준히 실천해 온 일이기도 하다. 한편 ‘안심케어시스템‘은 인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지역 내에서 삶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지하는 제도이다. 안심케어시스템은 안심지원시스템과 다르게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이용 계약을 맺어 전문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안심시스템의 지정 거점 이외에도, 동네 곳곳에 지역 주민의 안식처를 확장하고자 설치한 것이 ‘거리의 툇마루’이다.
"안심시스템은 바람의 마을 거점이 있는 인근 지역에서의 시스템이잖아요. 하지만 거점까지 찾아가지 않더라도, 주민들에게 가까운 공간이 필요하기에 이를 마련하고자 한거예요. 치바그룹 각 단체들과 또 치바그룹에 관련된 워커즈 콜렉티브들 중에서는, 생활클럽 매장, 찻집, 교류스페이스 등 공간을 운영하고 있는 곳들이 있어요. 이런 기존의 장소들을 거리의 툇마루로 등록해서 안심시스템으로서의 기능을 넓혀 가고 있어요. 주민들의 안식처이자 사회 참여의 장이 되는 거지요."
‘여기에 머물러도 좋다‘라는 의미로 마음 편안한 안식처를 제공하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이지만,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사회의 일원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거리의 툇마루의 목적은 지역 주민이 주체가 되는 ‘지역 공생사회의 실현‘이다. 2020년에는 치바그룹에 ‘안심시스템·거리의 ‘툇마루 추진실‘이 설치됐다. 마치넷은 추진실의 운영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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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넷의 사업 범위는 매우 폭넓다.
"폭넓은 활동과 행동력을 지닌 것이 마치넷의 특징이라 할 수 있어요. 치바그룹 안에서 무언가 새로운 실천을 해야 할 때에 가장 먼저 나서는 조직이라 할까요. 물론 모자라는 구석도 매우 많지만요. 그룹 차원에서 새롭게 대처할 일이 생겼을 때 그 손발이 되지요."
또한 ‘다양한 사업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런저런 분야나 운영방식에 대응해가는 힘이 있어요‘라고 힘주어 덧붙였다.
그렇다 손 치더라도 이렇게나 다종다양한 일들을 비상근 직원 50명, 등록되어 있는 유상 자원활동가 150명이 해내고 있다. 이들을 통합적으로 묶어내서 지원한다는 건, 어지간한 운영 역량을 지니지 않고서야 불가능한 일이다. 게다가 NPO법인 특유의 경영상의 어려움도 발생한다. 이에 대해 이와가미는 이렇게 말한다.
"위탁사업은 행정의 방향성이 바뀌게 되면 사업 자체가 없어져 버리는 일도 있고, 공모가 원칙이므로 다른 곳에 빼앗기는 경우도 있어요. 인재를 모아 조직체제를 마련해 놓았어도, 사업이 종료되어 버리는 일도 생기는 거죠. 비영리 활동법인은 일정 기준에 의해서 직원을 정규직으로 확보하면서 지속적인 고용을 보장해야 해요. NPO는 무언가 이뤄내고자 하는 의지가 없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의지만 있어서는 사업이 지속적으로 성립되지 못하지요. 그 균형을 잘 맞춰가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 P176
지금까지 몇 번이나 별도의 설명 없이 ‘유니버셜근로‘라는 단어를 써 왔다. ‘유니버셜근로‘란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일하기 힘든, 삶의 어려움을 안고 있는 사람들이 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동시에 어떤 사람도 일하기 좋고, 일의 보람을 가질 수 있는 일터 환경을 만들어 가는 방안이다. - P199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용되는 것만이 일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것만이 아니라고, 새로운 노동방식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걸 알아주었으면 해요. 워커즈 콜렉티브 운동을 실천해 온 한 사람으로서 이 법률이 생긴 것을 계기로 이 새로운 노동의 방식이 확대되기를, 일의 기회가 확장되기를 바래요. 아무것도 없던 불모지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낼 수 있는 게 우리 워커즈컬렉티브이거든요. 한 걸음 내딛는 용기를 가지면, 지금까지 보이지 않았던 세상이 보이게 되지요. 그렇게 한 발짝 옮겨온 그 곳이, 자신에게 편히 기댈 수 있는 안식처가 되어주고요. 워커즈 콜렉티브 운동이 한 발짝 더 나아가기위해서, 저희 연합회도 눈에 보이는 형태의 중간지원을 계속해 갈 수 있도록 해야겠지요." - P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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