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드는 항상 동시에 두 가지 모두이다. 빈 공간으로 통하는 문이자 그물 혹은 우리다. 그것이 당신을 풀어주는가, 아니면 잡아가두는가? 두 가지 모두 매력적이고 필요할 수도 있으며, 또 무섭고 위험하기까지 할 수도 있다. - P198
이제 혁명은 신경 쓰지 말라. 해야 할 것은 리비도를, 생명의 에너지를 직접 다룰 길을 찾아내는 것이다. 부서진 사람이 만드는 세계는 부서진 세계다. 제약 없는 삶의 에너지를 가진 사람만이 진정한 자유를 다룰 수 있으리라. - P206
태어난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네트워크 속에 놓인다는 것이며, 자연스럽고 필연적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사회적으로 구축되고 엄격하게 감시되는 언어적 범주 속에 강제로 끼워 넣어지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우리의 몸속에 갇혀 있는데, 이는 그 몸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이 허용되며 금지되는지에 대해 상충하는 생각들의 그리드 안에 붙들려 있다는 뜻이다. 우리는 그저 배고프고 유한한 개인이 아니라 전형적인 유형이며, 우리가 살게 된 몸의 종류에 따라 엄청나게 다양한 기대와 요구와 금지와 처벌의 대상이 되는 존재다. 자유는 단순히 사드 스타일로 온갖 물질적 갈망을 채우는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갖게 된 몸이라는 범주에 허용되는 영역 개념이 끊임없이 강화됨에 의해 파괴되는 일 없이, 혹은 방해받거나, 발이 묶이거나 파손되는 일 없이 살아갈 방식을 찾는 문제이기도 하다. - P225
그가 범한 최대의 오류는 자신을 외부 세계로부터 고립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것은 불가능하다. 우리의 과거는 우리와 함께 남아 있고, 우리 몸에 자리 잡고 있으며, 우리는 싫건 좋건 간에 대상 세계 속에서 다른 인간 수십억 명과 함께 현실의 자원을 공유하면서 살아간다. 각각의 사적인 몸에 허용된 행동이나 존재 양식에 구체적이고 고통스럽게 제약을 가하는 힘들의 그리드로부터 당신을 보호해줄 수 있는 강철상자는 없다. 도피는 없고, 숨을 수 있는 장소도 없다. 세계에 복종하거나 세계를 바꿔라. 내게 그사실을 가르친 것이 라이히였다. - P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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