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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온 더 락 창비시선 535
고선경 지음 / 창비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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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온 더 락』, 고선경

평소에 시를 자주 읽지 않아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어렵게 느껴졌고, 천사나 좀비처럼 비현실적인 이미지가 등장하는 시들은 특히 낯설게 다가왔다. 다만 그런 낯섦 속에서도 몇몇 시는 인상적으로 남았다.

그중에서도 「12월 블루스」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우리의 시대라는 말이 나는 싫습니다
왜 우리가 시대를 책임지냐 시대가 우리를 책임져야지
볼멘소리 하면서 우리가 얼마나 즐거웠냐고”

‘시대’에 대한 거리감과 솔직한 감정이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대부분의 시를 완전히 이해했다기보다는, 잠깐 머물렀다 나온 느낌에 가깝지만 기회가 된다면 다시 읽어보고 싶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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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나보다 일을 잘할 때 교양 100그램 11
김대식.김혜연 지음 / 창비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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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가 나보다 일을 잘할 때』, 김대식, 김혜연

“AI는 이제 우리의 삶의 방식을 바꾸는 환경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기술을 잘 다루는 능력은 분명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능력이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 그 안에서 나는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은지를 묻는 일도 함께 필요하겠습니다.“

책을 읽으며 인간의 특정 능력을 대체하는 AI, 대부분의 지적 능력을 대체하는 AGI, 그리고 인간의 움직임을 물리적으로 모방하는 피지컬 AI 등 다양한 AI의 종류를 알게 되었다.

이 같은 기술 발전은 노동 시장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책에 따르면 2022년 겨울 ChatGPT 등장 이후, 22~25세 노동자는 줄고 41~49세 경력직은 늘어났다고 한다. 이는 단순한 도구 사용 능력보다 경험과 판단력이 더 중요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직 직장을 잡지 못한 나는 변화가 두렵다.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사회에 나가야 하는 입장에서 경력과 판단력이 더욱 중요해지는 흐름은 부담으로 다가온다. 여기에 AGI와 피지컬 AI까지 확산된다면 단순 업무뿐 아니라 물리적인 노동까지 대체될 수 있어, 내가 설 자리는 더 좁아지는 것은 아닐지 걱정된다.

이 흐름은 일의 의미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인상 깊었던 점은, 일자리가 줄어들어도 사람들은 여가에 몰두하기보다는 계속해서 ‘일하는 척’을 하게 될 것이라는 부분이었다. 일이 생존을 위한 수단을 넘어 스스로의 존재를 증명하는 방식처럼 남게 된다는 점이 씁쓸하게 느껴졌다.

이렇게 생각이 이어지다 보니 앞으로 나는 어떤 존재로 살아갈 것인지, 그리고 나만의 고유한 능력은 무엇인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동시에 인간이 AI를 증오하거나 혐오하고 시샘하거나 부러워하게 되는 상황까지는 이르지 않기를 바란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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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파란 - 제19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147
유지현 지음 / 창비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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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파란 파란』, 유지현

“새로운 파도가 끝없이 나를 향해 몰려오고 있다. 나는 모든 파도를 맞이할 준비가 됐다.”

『파란 파란』은 땅의 대부분이 물에 잠긴 미래를 배경으로, 그 환경에 맞게 진화한 인간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과거의 모습을 거의 유지한 고산종과 물속 생활에 적응해 물고기처럼 변화한 심해종이 공존하는 세계 속에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주인공 ‘마파’는 심해종으로, 물속 스포츠인 심해수영 선수다. 그는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면서도 그 과정에서 마주하는 걱정과 갈등을 함께 짊어지고 있다.

심해수영에 부담을 느끼며 힘들어하던 마파가 끝내 그것을 포기하며 떠올리는 생각이 인상 깊었다.
아직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지만 불안해하지 않는 마음. 앞으로의 크고 작은 도전 속에서 모든 노력이 반드시 보상받지 못하더라도 그 시간이 결코 의미 없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 장면이 특히 좋았다.

마파뿐만 아니라, 심해수영 1등의 자리를 지키고 있던 ‘운하’ 역시 불안함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각자의 위치는 다르지만, 모두가 저마다의 불안을 안고 있다는 사실이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또한 운하가 그 불안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극복해 나가려는 모습 역시 인상 깊었다.

이 작품에서는 청소년들이 느끼는 불안과 흔들림이 잘 드러난다. 그렇기에 더욱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청소년 소설이지만 결국은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포기하는 용기” 역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하나의 선택일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와닿았다.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포기해도 괜찮다. 그리고 그 시간들 또한 결코 헛되지 않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파란파란 #유지현 #텍스트Z #창비청소년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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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이 닿지 않는 곳
유영 지음 / 부크크(bookk)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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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서평은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망각이 닿지 않는 곳』, 유영

“어쩌면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깊은 사랑은 이별 이후에도 계속되는 사랑일지도 모른다.”

이 작품은 ‘그리움’이라는 감정을 독특한 설정으로 풀어낸 소설이다.
주인공 손유는 죽음 이후 배고픔도 피로도 계절도 없는 사후세계에 도착하게 된다. 그곳에서는 현실과 완전히 단절된 것이 아닌, 살아 있는 이들의 감정이 또 다른 형태로 이어진다. 현실에서 누군가가 죽은 이를 떠올릴 때에 그 감정이 ‘여진’이라는 형태로 도달한다는 설정이 이야기의 중심을 이끈다.

이 책은 그리움과 관계에 대해 중요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인물들의 대비였다. 인간관계를 끊고 오직 성공만을 추구하다가 죽은 인물은 남겨진 감정, 즉 ‘여진’이 거의 없는 반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왔던 손유는 오히려 많은 ‘여진’을 지닌 존재로 그려진다. 이 대비를 통해 어떤 삶이 더 많은 흔적과 관계를 남기는지 자연스럽게 생각해보게 만든다.

또한 남겨진 사람들의 감정 역시 깊이 있게 그려진다. 현실에서 이어지는 그리움과 기억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드러나는데, 그 감정들이 충분히 공감되면서도 동시에 먹먹함을 남긴다.

이 소설은 사건의 전개보다는 감정의 흐름과 여운에 집중하며 기억과 감정이 어떤 방식으로 남고 이어지는지를 차분하게 보여준다. 특히 ‘여진’이라는 개념을 통해 보이지 않는 관계와 감정의 지속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든다.

익숙한 방식과는 다른 전개로, 더욱 천천히 의미를 생각하며 읽게 만드는 작품이다. 이후 전개에서는 이러한 설정을 바탕으로 남겨진 감정과 관계의 의미를 다양한 방향에서 풀어낸다.

나 역시 이 책을 읽으며 떠나간 이들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되었고, 그리움이라는 감정이 정말로 닿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또한 나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될지, 누군가에게 그리움으로 남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스스로 돌아보게 되었다.

이별 이후의 감정 또는 관계의 의미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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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구 창비청소년문학 145
김민서 지음 / 창비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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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구』, 김민서

“행복하지 않은 삶에도 가치가 있어.”

호구.
호구는 바둑에서 검은 돌 석 점이 세모나게 펼쳐진 모양으로, 그 모양이 마치 호랑이가 입을 벌린 모습과 닮았다고 해서 붙 은 이름이다. 동시에 일상에서는 어수룩하여 이용하기 좋은 사람을 비유하는 말로도 쓰인다.

책 『호구」에서는 바둑과 세상사가 똑같다고 이야기한다. 바둑 판 위의 돌들이 사람이고, 서로 이어지기도 하고 잡아먹기도 하는 모습이 인간관계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동시에 깨진 돌도 조그마한 돌도 판 위에선 다 같이 한 자리를 차지한다는 말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주인공 '윤수'는 반에서 '호구'라고 불리며 괴롭힘을 당한다.
그리고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 호랑이의 입 안으로 들어간다.
호구로 들어간 윤수는 괴롭힘의 주동자 '권이철'을 때려눕히 는 데에 성공하지만, 그 이후 함께 괴롭힘을 당하던 '쫄'의 자 살시도와 할아버지의 죽음을 겪으며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끝내 행복하지 않은 삶에도 가치가 있음을 깨닫 는다.
행복하고 싶지만 삶은 행복할 때보단 불행할 때가 더 많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인생을 살아 간다는 것, 행복하든 불 행하든 '산다'는 사실 자체에 가치가 있다는 점이 깊이 와닿 았다.
또 "아무것도 되지 못했기에 무엇이든 될 수 있다. 나는 이제 내가 될 것이다."라는 윤수의 독백 역시 인상 깊었다.

이 책에는 청소년들이 겪는 고민과 상황들이 많이 담겨있다.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더 약한 존재를 보는 윤수, 타인을 괴 롭히는 방식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권이철, 세 보이 기 위해 담배를 피우는 권이수, 그리고 그 흐름에 자연스럽게 따라가는 반 아이들까지. 학교에서 한 번쯤은 봤을 법한 모습 들이라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권이철의 행동은 분명히 잘못되었고, 쉽게 넘길 수 있는 수준 은 아니라고 느꼈다. 하지만 그 주변에서 아무도 제대로 막지 못하고 오히려 분위기에 휩쓸리는 모습들을 보면서 문제는 한 사람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또 이 인물들을 보면서 다들 각자의 방식으로 불안이나 결핍을 드러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과정에서 관계가 계속 어긋나고 반복되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누군가는 가해자가 되고, 또 다른 누군가는 피해자가 되지만, 그 경계가 생각보다 쉽게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이 작품은 단순히 누가 나쁘고 착한지를 나누기 보다는, 그 사이에서 흔들리는 모습들을 보여주는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이 책은 청소년기의 고민과 관계를 현실적으로 잘 그려냈다 는 점에서 쉽게 넘기기 어려운 작품으로 남았다. 동시에 삶을 거창하게 말하기보다는 어쩌면 별것 아닌 것처럼 담담하게 보여준다는 점이 인상적이었고, 그래서 다시 읽어보고 싶다 는 생각이 들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호구 #김민서 #텍스트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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