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당 서평은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망각이 닿지 않는 곳』, 유영 “어쩌면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깊은 사랑은 이별 이후에도 계속되는 사랑일지도 모른다.”이 작품은 ‘그리움’이라는 감정을 독특한 설정으로 풀어낸 소설이다.주인공 손유는 죽음 이후 배고픔도 피로도 계절도 없는 사후세계에 도착하게 된다. 그곳에서는 현실과 완전히 단절된 것이 아닌, 살아 있는 이들의 감정이 또 다른 형태로 이어진다. 현실에서 누군가가 죽은 이를 떠올릴 때에 그 감정이 ‘여진’이라는 형태로 도달한다는 설정이 이야기의 중심을 이끈다.이 책은 그리움과 관계에 대해 중요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인물들의 대비였다. 인간관계를 끊고 오직 성공만을 추구하다가 죽은 인물은 남겨진 감정, 즉 ‘여진’이 거의 없는 반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왔던 손유는 오히려 많은 ‘여진’을 지닌 존재로 그려진다. 이 대비를 통해 어떤 삶이 더 많은 흔적과 관계를 남기는지 자연스럽게 생각해보게 만든다.또한 남겨진 사람들의 감정 역시 깊이 있게 그려진다. 현실에서 이어지는 그리움과 기억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드러나는데, 그 감정들이 충분히 공감되면서도 동시에 먹먹함을 남긴다.이 소설은 사건의 전개보다는 감정의 흐름과 여운에 집중하며 기억과 감정이 어떤 방식으로 남고 이어지는지를 차분하게 보여준다. 특히 ‘여진’이라는 개념을 통해 보이지 않는 관계와 감정의 지속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든다.익숙한 방식과는 다른 전개로, 더욱 천천히 의미를 생각하며 읽게 만드는 작품이다. 이후 전개에서는 이러한 설정을 바탕으로 남겨진 감정과 관계의 의미를 다양한 방향에서 풀어낸다.나 역시 이 책을 읽으며 떠나간 이들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되었고, 그리움이라는 감정이 정말로 닿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또한 나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될지, 누군가에게 그리움으로 남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스스로 돌아보게 되었다.이별 이후의 감정 또는 관계의 의미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