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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모리 가즈오에게 경영을 묻다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 정택상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마쓰시타 고노스케(마쓰시타 전기 창업자), 혼다 소이치로(혼다 기연 창업자)와 함께 '일본의 3개 기업'로 꼽히는 교토세라믹의 창업자 이나모리 가즈오가 자신이 이끌고 있는 경엉 학원 '세이와주쿠'에서 경영 수업을 받고 있는 중소기업 사장들의 질문에 답을 해주는 식의 구성의 책이다.
그동안의 경영 관련 서적들이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에 의거하여, 자신이 어떻게 회사를 이끌어왔는지, 그 안에 숨어있는 성공 전략이 무엇이었는지를 보여주는 형식을 많이 취하고 있는 것과 달리, 이 책은 중소기업 사장들이 자신들이 겪고 있는 구체적인 문제를 직접 질문하고, 저자인 이나모리 가즈오 역시 그에 따른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해 주고 있다. 책 속에서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경영자들의 고민거리는 아마도 비슷한 규모의 업체를 이끌어가고 있는 다른 경영자들도 많이 고민하고 있는 비슷한 문제거리일 것이다. 예를 들어 '경영 전략은 뛰어나지만 회사에 대한 충성심과 성실도가 떨어지는 직원을 어떻게 할지'라던가 '중간관리자급의 관리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아버지의 사업을 물려 받았으나 이를 제대로 이끌어 가자니 나이 어린 사장으로서 그동안의 직원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일본은 가업을 이어받는 문화가 워낙 뿌리 깊은 나라여서 그런지 이 책에서 질문을 던지는 경영자 중 많은 사람들 역시 창업자 보다는 가업을 이어받은 2대 경영자가 많다.) 등등.
이나모리 가즈오는 그들 각각의 질문의 직업군과 상황에 맞추어 최대한 자세한 해결 방안을 제시해 준다. 그리고 그의 답변을 쭉 일어나가다 보면 결국 그의 일관된 경영 철학을 읽어낼 수 있다. 즉, 경영자가 자신의 직원들에게 확고한 경영 철학과 비전을 제시할 줄 알아야 하며, 직원보다 경영자가 배로 더 열심히 뛰어야 한다는 것이다. 직원은 경영자와 다르며, 경영자 1인만을 위한 회사가 아니므로 직원들에게 무조건 적인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된다. 대신 회사의 비전은 모든 직원들이 이 회사를 통해 물질적이자 정신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누리게 하는 것. 열심히 일함으로서 그 물질적, 정신적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회사로 만들기 위해 함께 열심히 해나가자고 그들을 끊임없이 설득해 나가야 하며,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얼마나 가치있는 일인지를 계속 주입시키고 설명해주어 그들이 스스로 자부심을 가지고 힘껏 뛰어나갈 수 있도록 자극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한다.
아직 낮은 직급의 실무자로서 (중간 관리자 밑 급인..) 나 로서는 이 책을 통하여 새삼 경영자들이 공통적으로 직원에게 요구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역으로 알아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였다. 경영자들은 누구라도 직원들이 적은 급여라도 자신의 회사처럼 열심히 일해주기를 바랄 것이다.(그것이 비록 휴일 근무, 계속되는 무수당 작업으로 이뤄진다 하여도, 사실상 경영자들은 마음 속으로는 그런 희생적인 직원을 바라고 있다. 물론 나 역시 내 생활을 꾸려 나가는 한 성인으로서 그러한 무조건적인 희생을 할 수는 없지만...)
이나모리 가즈오가 경영자로서 뛰어난 실력을 발휘한 것은 단지 경영 이론에 비추어서 이룩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그 어느 직원보다도 솔선수범하여 회사의 비전을 이룩하기 위해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여주며, 직원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하는 그의 마음이 그의 회사의 구성원들에게도 잘 전달되었기에 큰 공명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교세라가 작은 영세 업체에서 큰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은 경영학적 지식만을 답습하며 끙끙대는 경영자들에게 결국 현장으로 돌아가서 구성원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책 속의 지식만이 아닌, 현장에서 그 실태를 배우라고 친절한 말투이지만 따끔한 일침을 가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