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이 서른 살에게 답하다

심리학이 서른 살에게 답하다 - 서른 살의 강을 현명하게 건너는 52가지 방법 ㅣ 서른 살 심리학
김혜남 지음 / 걷는나무 / 2009년 4월

김혜남 의사의 전작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가 상당한 인기를 끌며 오랫동안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현재까지도 지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이어 '심리학이 서른 살에게 답하다'가 출간되었다. 그의 전작을 접해보지 못했기에 두 책 사이의 관계성이라던가 흐름에 대해서 판단하는 것은 어렵기에, 내가 이번에 접하게 된 '심리학이 서른살에게 답하다'을 중심으로 이야기 하도록 하겠다.

 

저자는 심리학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대한 민국의 30대가 흔히 느낄 수 있는 감정적인 상황에 대한 대처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심리테스트부터 걷어치워라' '내성적인 성격을 굳이 고치려 하지 마라' '일에 대한 비판을 당신에 대한 비난으로 받아들이지 마라' 등등. 독자들은 52가지 꼭지들을 읽어 내려가며 마치 자신에게 말하고 있는 것 처럼 느낄 법도 하다. 그만큼 우리네 삶이 비슷비슷한 문제를 겪어나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처음 이 책을 접할 때는 정신분석가로 오랫동안 일해온 심리학 전문의가 쓴 에세이라는 편견 때문에, 지나치게 의학적인 이론을 내세우는 것은 아닐지, 혹시라도 문체가 권위적이지는 않을지 왠지 모른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혹시 나와 비슷한 생각을 지니신 분이 있으시다면, 그런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마치 옆동네에서 알고 지낸 멋진 언니처럼, 인생의 멘토처럼, 차분차분하게 마치 상담을 받듯이 편안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해야만 한다.라는 식의 말투가 아닌, 인생이라는 것이 그렇다고, 그리고 당신은 이미 이를 헤쳐나갈 힘을 자신안에 지니고 있다고 이야기 해준다. 책을 읽어내려가면서 이미 나의 마음과 생각에 충분히 공감해주는 사람을 만난 기분이 든다.


 이 책이 보통의 자기계발서와 다른 점을 이야기 하자면, 이 책은 치유의 이야기이다. 자기계발서들은 '당신은 이렇게 변해야 한다. 변해야 한다.'라고 현재의 나를 부정하고 그에 대한 대안으로 앞으로 다른 모습의 나를 계발하라고 강요하지만, 이 책은 엄연한 치유에세이로서, 자기계발서와는 반대로 '~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현대인들에게 삶은 다양한 것임을, 조금 힘빼고 살아가고, 자신을 좀 더 포용해줘도 괜찮다는 것을 끊임없이 반복하여 알려준다.

 

계속 파이팅 하며 이 악물로 살아 온 일상이 조금 버겁다 느껴지는 날에는,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자세로 이 책을 읽으며 위로 받아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