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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월요일 - 참을 수 없는 속마음으로 가득한 본심 작렬 워킹 걸 스토리
시바타 요시키 지음, 박수현 옮김 / 바우하우스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너무너무 즐겁게 읽은 책.
오랫만에 상큼하고 식상하지 않은 일본 소설을 발견한 느낌이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읽어왔으니, 일본 문학도 그럭저럭 10년은 읽어왔으니, 이런 가벼운 류의 소설은 이제는 좀 지겨울 정도로 읽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닌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읽을 때는 편안한 마음으로 읽고 나서, 얼마 지나면 그 스토리가 잘 기억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던 것 같다. 새삼스레 역시 '번역'을 해야겠다는 느낌을 문득 들게 만들었던 소설.
전체적으로 책을 서술하고 있는 작가의 문장력이 참 맛깔스럽다. 평범하기 그지 없는 삶을 보내는 두 여주인공의 일상사를 아기자기하게 풀어가는 능력. 지나가다가 수없이 만날 수 있는 그런 OL들 중의 하나인 '네네'와 '야야'를 마치 내 친구 마냥 생동감 있는 캐릭터로 만들어 낸 작가의 능력이 무척 놀랍다.
하루에 8시간(사실 우리 나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10시간 이상씩은 보내지 않으려나..)씩 5일 일주일만 해도 40시간, 살아가면서 하루의 3분의 1의 시간을 꼬박 꼬박 보내게 되는 직장에서 죽은 듯이 지낸다면, 그것은 죽은 인생을 보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주인공 네네는 직장에서의 시간을 보다 알차게 보내기 위하여, 자신의 취미인 모형 만들기를 회사에 돌입하게 된다. 바로 회사의 모습을 미니 모형에 담는 10년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것. 모형 만들기를 통해서 자신이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장소인 회사의 모습을 재현하여, 자신의 시간을 모형에 기록하는 작업에 착수한다.
이야기는 모형을 만들면서 보다 회사와 자신에 대해서 조금 더 관심을 쏟게 된 네네의 소소하지만 조금씩 변화되는 일상과, 주변에서 일어나는 누구나 한 번씩 일어날 법한 소소한 에피소드들로 진행된다. 네네의 단짝 친구 야야는 동인지를 만드는 것이 취미인 네네와 똑같은 낙하산 인사. 일상에서의 탈출을 꿈꾸는 것이 아닌, 자신의 삶을 긍정하고 그 안에서 재미를 찾는 두 씩씩한 젊은 여성들의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한 장 한 장 빠져들게 되고, 나 역시 내 삶을 보다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옳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어쨌거나 삶은 흘러만 가는 것이고, 매일 매일 회사에 출근하여 돈은 벌어야 하는 것. 보다 즐거운 마음으로 해나가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아마도 이 책을 접하는 분이 이십대의 여성이라면, 쉽게 잘 읽히는 소설 한 권에서, 삶을 바라보는 시선을 조금 변화시킬 수 있는 힌트를 얻을 수 있는 값진 시간을 갖게 될 것이라고, 그렇게 나는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