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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비즈니스 - 지속가능 경영을 꿈꾸는 초일류 기업들의 사회공헌 전략
마크 베니오프.칼리 애들러 지음, 김광수 옮김 / 해냄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참 잘 만든 책이다.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CEO들의 주옥같은 이야기를 한 명 한 명 인터뷰를 통해 심도 깊게 이 책 한권에 담아 두었다는 느낌이다.
요즘 빌 게이츠가 주장하는 '창조적 자본주의'와도 이어지는 듯한, 기업 이익의 사회로의 환원과 기부 문화, 프로그램 등이 주된 책의 내용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대기업들이 장애아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하고, 집지어주기, IT 가르치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이를 CF 등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홍보하며 기업 이미지를 높히는데에 한몫하고 있다.
그런 모습을 볼 때 마다, 이러한 활동이 기업의 머리 좋은 광고 방법이라고 비딱하게 받아들이는 마음도 없지 않아 있었으나, 이 책에 담긴 18개의 사회 봉사에 선두적인 기업 CEO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결국 훌륭한 기업에는 그 만한 이유가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 그들에게 있어서 기부와 봉사란, 단지 회사의 이미지를 좋게 하여, 조금이나마 기업의 이미지를 높히고, 세금 혜택을 받고자 하는 것이 아닌, 이미 삶이었고 어찌보면 그들이 회사를 성장시키면서 이루고자 했던 목표와 궁극적으로는 일치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였다. 돈을 쫓는자는 돈을 벌기 힘들다고 했던가. 그 말처럼 이 기업의 CEO들은 돈을 벌기 위해서라기 보다는(물론 그것 역시 중요한 목적이긴 하지만,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보다 더 크고 근본적인 목적이다) 조금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아니 그말이 조금 거창하다 싶으면, 우리 가족이 좀 더 나은 생활을 하고, 나의 회사 직원들이 보다 좋은 직장에서 일하고 보다 나은 삶을 누리길 바라고, 나의 회사의 고객들이 보다 만족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다 보니, 지금과 같은 위치에 서게 되었고, 그와 같은 목적을 위해서 그들의 시간과 재능과 돈을 나누며 봉사하는 것이었다.
무엇보다도 감명 깊었던 것은, 우리나라의 기업보다 보다 창조적인 봉사 방법이었다. 그 중 중요한 위치에 오르게 될 승진 대상자를 1개월의 봉사 휴가를 필수적으로 거치게 하는 것이 나에게는 무척 신선한 충격이었다. 중요한 관리직에 올라갈 사람은 그 밑에 사람들과 조화롭게 지낼 수 있어야 하며, 다른 이에게 공감의 감정을 갖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이들에게 한달간 봉사 활동의 기간은, 그 봉사를 받는 사람들에게만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봉사의 손길을 뻗는 그 사람 자체를 성장하게 만드는 서로에게 WIN-WIN의 관계였던 것이다. 사실 회사에서 그 정도 위치에 서는 사람을 한달간 봉급을 줘가며, 회사와는 전혀 상관없는 곳에서 봉사하는 일을 하도록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 것 같은데, 그들의 깨어 있는 생각에 상당히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기업은 서민들의 적이 아니라 동반자이다. 결국 우리도 그 기업에 소속해서 급여를 받아 생활을 유지하고, 또는 기업 그 자체가 자아 실현의 장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아무래도 기업이 서민의 적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물론 지금도 조금씩 시작하고 있지만 보다 많은 기업의 분들의 이 책에 나오는 책들을 모델 삼아 더불어 살 수 있는 기업을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한다면, 우리의 그러한 생각도 서서히 바뀌지 않을까? 그것이 바로 세상을 바꾸는 비즈니스 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