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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세트] 중생악파파 (총6권/완결)
모서 / 만월 / 2025년 8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며느리와 다투다 아들에게 쫓겨나 가묘에서 쓸쓸하게 죽은 뒤 젊은 시절로 돌아간 '시어머니'캐릭터가 자신이 '총애물'의 악역 시어머니라는 이야기를 들은 뒤 회귀하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소개글이며 초반부에 나온 것에 비해 메타발언은 그리 많지 않네요...;
아직 시어머니가 되기 전이라, 조부가 데려가서 키우는 아들과의 관계를 돈독하게 하며 '여주'아내를 들이지 못하게 막고, 남편을 잃고 과부가 되었지만 아직도 집안 관리권을 놓지 않고 자신이 국공부 안주인이라고 생각하는 형님을 상대하며, 누군가에게 모해당한 남편을 지키는 것 정도가 큰 사건이겠네요. 하지만 주인공이 뭔가 활약하는 일은... 없습니다. 전생에 인연이 있었던 아이를 보호하는 것 정도?; 그리고 좋은 사람을 만나서 함께 돈을 벌기도 하네요. 하지만 뭔가 엄청나게 활약하는 정도는 아닙니다. 일편단심 그녀를 지켜주는 남편이 유능해서 남편을 살리니까 안팎으로 잘 도와주네요.
사실 여주가 '여주'를 꺼려하고 싫어할 충분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딸을 죽게 한 남자의(그리고 실수랍시고 원한을 제대로 갚지도 못함) 여동생이 뭐가 예쁘겠습니까; 그리고 그 여자에 미쳐서 본인 아들을 원수처럼 여기고 덤벼드는 '섭남'도 있고...;; 본인 자질도 '남주' 집안 관리를 맡길 수 있을 정도가 아니니 좋아할래야 좋아할 수 없는 며느리죠.
전생 번외에 따르면 '남주'는 친여동생을 죽게 하고 사촌여동생은 자진시킨 남자의 여동생과 혼인하고 더없이 아껴 주며 아내를 위해 어머니까지 내쳐서 쓸쓸하게 죽게 했는데 알고 보니 부친을 죽인 게 아내의 친고모였다...는 로미오와 줄리엣도 울고 갈 진실이 밝혀집니다. 그 뒤의 전개는... '여주'한테 휘말려서 두 집안이 망해버렸다는 게... 뭐 이쯤 되어야 '여주' 본인도 딱히 말년이 행복하진 않았을 것 같은 게... 이게 바로 홍안화수인가 싶을 지경이네요.
이 소설에서 제일 똑똑한 게 사실 '남주' 아버지라면 제일 유능한 건 '여주' 아버지입니다. 후자의 문제는 그 유능함을 시시비비를 가리는 게 아니라 (자기 눈에만) 선량하고 무고한 딸을 끝없이 감싸는 것에만 발휘된다는 것. 사실 왜 여주를 그렇게 좋아하는지 모르겠다...는 점에서 뭐 매료 효과 같은 게 있는가 싶은데 그 매료 효과가 제일 잘 든 게 아버지인듯;; 황제 눈치 봐가면서 다리 뻗을 수 있는 곳까지는 절묘하게 뻗어가면서 딸을 위해 온갖 일을 다 했고 전생에는 사위 집안까지 손에 넣다시피 했는데 결국 딸이 차마 도울 수도 손댈 수도 없는 황실로 시집가고 딸을 위해 앞길을 희생하고 남주 아버지의 일침에 콩깍지가 벗겨지면서 업보를 실감하게 되네요.
여섯 권이라 길지 않은 분량인데 흥미진진하게 읽었습니다. 이 작가님의 다른 작품도 읽어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