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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사가황후(谢家皇后) 10 ㅣ 사가황후 10
월인가(越人歌) / 답청(踏靑) / 2022년 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모반을 일으킨 명수공주에 빗대어 옥요공주를 훈계하라는 어사가 기둥에 들이받아 죽으려다 임백국에게 막히고, 옥요공주는 자신이 남자가 아니라 여자라는 이유로 아무 데도 못 가고 아무것도 못 한다는 것을 답답해한다. 아이들이 여아절에 임가를 방문하는 새, 귀비 앞에서 악사 조령이 머리를 부딪쳐 죽는 사건이 일어난다. 옥요공주는 친어머니 숙비의 죽음이 귀비와 연관이 있다는 궁녀들의 이야기를 듣고 고민에 빠지는데……
귀비 앞에서 사건이 또 일어나고... 임민성과 남매들이 함께하는 부분이나 대황자와 이황자가 노는 부분은 그나마 훈훈한데 그 외 부분은 참... 10권에서는 옥요공주 비중이 높습니다. 바깥에서는 공주라는 이유로 헐뜯고 안에서는 이간질하려 드는 등 역경이 가득하지만;;... 어쨌든 친어머니의 죽음과 관련해서 피해갈 수 없는 일이었으니 잘 해결되었습니다. 초반부에서 옥요공주가 데려온 반독 감희운이 '천하 모든 아비가 다 그리 박정하고 의리 없는 것도 아니고, 세상 모든 계모가 다 그렇게 악독하고 이기적인 것도 아니다. 그저 감희운 자신은 운이 나빴을 뿐이다' 라고 독백하는 게 퍽 의미심장하네요.
옥요도 알고 있었다. 대황자가 몰아붙인 것이 아니다. 그녀를 몰아붙이는 힘은 보이지 않고 만질 수도 없었지만, 세상 천지에 없는 곳이 없었다. 책 속에, 남들의 말 속에, 마음속에……. 그녀는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스스로는 잘못한 것이 없다고 여겨도, 다른 모두가 잘못이라고 말한다면 잘못한 것이 된다. 하지만 무얼 잘못했지? 여자가 태어나면서부터 비천하고 약한 존재인 까닭을 대체 누가 알려줄 수 있지? 대황자에게 약속하는 순간 마음이 너무나 괴롭고 아팠다. 속이 콱 틀어 막히는 듯이 답답해서 죽을 것 같았다. 왜 그렇게 괴로운지 알 수 없었다. 마치 너무나도 귀중한 것을 잃어버린 것 같았다……. 영원히 잃은 것이다. - P64
그렇다. 사람들은 대개 사실을 숨긴다. 혹은 좀 더 듣기 좋은, 하지만 그다지 실질적이지 않은 말로 멀쩡한 척 꾸민다.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어른뿐이다. 아이들은 그저 있는 그대로 말하는 것이다. 옥요는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생각한 대로 말했다. 임민성은 그 말이 옳다,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서 동의했다. 둘 중 누구도 그 말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대황자는 문득 마음이 비어 버린 것 같았다. 조금 괴로웠다. 그는 하루가 다르게 자라고 있었다. 많은 것을 얻었지만, 동시에 잃은 것도 적지 않다는 기분이 들었다. 일단 잃고 나면 다시는 되찾을 수 없는 귀한 것들을 잃고 말았다. - P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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