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형님을 보며 했던 감탄은, 지식과 지혜에 대해서가 아닙니다. 형님은 스스로 할 줄 아는 것에 대한 경계가 분명하고, 그 일을 해냅니다. 나머지 일에 대해서는 다른 이의 능력을 믿습니다. 일을 행하는 데 있어, 뛰어난 모사들처럼 기상천외한 방법은 생각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최대한 결과를 뽑아내고자 나름의 노력을 하셨습니다. 그것도 모두가 만족할 만한, 최소의 희생으로 이루어진 방법이었습니다. 문화 님은 바로 그런 점에서 형님에게 감탄하셨습니다. 문화 님이 형님과 같은 상황에 처해 있었다면, 더 좋은 방법으로 일을 매끄럽게 처리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것이 모든 이들에게 만족을 주는 방법인가에 대해서는, 저도 문화 님도 회의적입니다. 실리를 추구함에 있어, 생각하는 과정이 애초에 다르기 떄문입니다."-179/228쪽
"강동에 있을 당시, 문화 님은 계속해서 형님에 대한 행적을 곰곰이 분석하시며 만족스러워 하셨습니다. 문화 님은 제게 이렇게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세상에는 똑똑한 사람이 많아서, 똑똑한 사람이 필요하면 그런 사람을 찾으면 된다. 싸움을 잘하는 사람 역시 많아서, 필요하면 찾으면 된다. 그러나 최소의 희생으로 최선의 결과를 내는 방법 외에, 다른 생각을 아예 하지 않는 인물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젊은 나이에 그러기는 더욱 힘들다. 문화 님은 형님의 성품을 한마디로 정의하셨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왕도(王道)다. 그런데 그것을 실제로 행하는 사람이 나타났다."-180/22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