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몸 하나 쉽게 넘길 수가 없다. 모두 진심으로 빡빡하게 자신의 몸에 대해서 말한다. 이렇게 말하는 몸들이 많다는 사실이 기쁘다. 치열하게 사는 여자들의 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내 몸이 용감해진다. 자신의 몸을 함부로 휘두르는 사람때문에 괴로웠던 일이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나는, 이 책 속 사람들은 똑바로 존재하기위해 갖은 애를 쓰고 있는데 너는 왜 왜 왜 아무런 긴장과 노력없이 함부로 존재하니?
신기한 내용이 너무 많다. 나의 무식함을 계속해서 깨닫게 된다. 수국은 인간이 산수국의 크고 화려한 가짜 꽃만으로 만든 원예종이라 절대 열매를 맺을 수가 없다니! 국화의 꽃은 작은 꽃들이 꽃다발같이 모여 꽃 한 송이처럼 보이는거였다니!글의 마무리마다 억지 교훈을 넣으려는 부분이 조금 불편했지만 식물학자의 섬세한 그림과 식물에 대한 지식만으로도 읽을 가치가 충분히 있다.
시애틀 방문을 앞두고 급하게 구입했다. 한 도시를 이해하기 위해 그 도시를 배경으로 한 책과 영화를 보는 방법을 선호하기때문이다. 바쁜 일정 중 짬을 내어 책에서 소개하는 서점 한 곳을 방문 할 수 있었다. 그 서점 구석에 앉아 이 책을 읽으며 해당 서점의 역사와 가치를 다시 읽었다. 그리고 새로운 책들을 구입했다. 책이 서점을 소개하고 서점이 새로운 책을 소개하고 책이 다시 새로운 세계를 소개한다. 이 즐거움을 향유하는 나로서 이런 종류의 책과 작은 서점들이 살아남길 응원한다.
우리에게도 임신 중지 권리가 있었다면 살 수 있었던 많은 여자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주기적으로 혼자 화장실이나 자취방에서 아기를 낳은 후 방치하거나 죽인 여자들을 뉴스에서 만난다. 혼자서 아이를 품고있던 몇개월, 상상도 되지 않는 혼자만의 출산, 이어지는 유기와 살해. 이 반복되는 비극을 막을 수 있다면 뭐든 할 수 있을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