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뒤에 숨은 사랑
줌파 라히리 지음, 박상미 옮김 / 마음산책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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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원제는 The namesake(이름이 같은 사람)이구나. 줌파 라히리의 책은 인연이 닿지 않았는데 근처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책을 넘겨 받았다. 삼일만에 몽땅 읽어버렸다. 흡입력 있는 이야기다.

고골리의 책으로 목숨을 살리게 된 아버지. 아버지는 먼 미국으로 떠나오고 어머니가 될 여자는 마찬가지로 인도에서 미국으로 온다. 갤거타의 벵골 문화는 대가족이 함께 살아가는건데 미국의 삶은 그럴 수가 없다. 애칭을 가진다는 것 등 이 책을 통해 벵골 문화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임신을 하게 된 여자는 미국에서 살아가는 것이 임신과 비슷하다는걸 깨닫는데. 평생 울렁거림 속에, 남들이 특별대접을 해주는 곳에서 산다는 것.

첫 아이가 태어난다. 전통에 맞게 인도에 사는 할머니가 이름을 지어서 편지를 붙이지만 그 편지는 인도와 미국 서이에서 길을 잃고 아이에겐 고골리라는 이름이 붙는다. 그의 풀네임은 고골리 강굴리.

그 후에는 고골리의 인생을 중점으로 쭉 따라간다. 전지적 작가 시점이다. 일년에 한달간 떠나는 인도여행이 지겨운 고골리. 이름이 끔찍한 고골리. 대학으로 가던 해 결국 이름을 바꾸는 고골리. 히피의 딸과 연애하고, 멋진 삶을 향유하는 맥신과 동거하다 고골리는 아버지의 때이른 죽음을 맞게된다.

이 과정이 지루하지가 않다. 고골리가 맥신의 가족 문화에 동화되어 가는 묘사들에 나도 맥신과 함께 사는 기분이었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그들은 갈라선다. 왜? 너무 달라서.

그 이후 어렸을 때 만나본 적 있는 인도 뱅골 문화를 기반으로 한 모슈미와 고골리는 만난다. 서로 결단코 만나지 않겠다던 타입의 사람을 만난 모슈미와 고골리. 정말 비슷해보이지만 모슈미와 고골리는 엄연히 다른 사람이었고 모슈미는 바람을 핀다.

모슈미와 이혼을 한 고골리. 고골리의 엄마는 미국의
집을 정리하고 일년에 6개월은 인도에서, 6개월은 미국에서 지내기로 결정한다. 집을 팔기 전 마지막 파티에서 고골리는 자기가 혼자 지내던 방을 둘러보다 10대 시절에 아버지가 준 고골리 단편선을 발견하고 처음으로 읽어보기 시작한다.

이 이야기가 이토록 매력적인 이유는 모두의 서사를 담아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결코 이해하지 못할 아버지와 어머니 남편의 서사. 그럼에도 내린 결정들, 지켜나가는 약속들.

임신을 했다. 나는 내가 임신할 줄은 몰랐다. 산부인과에서 준 수첩에 기록을 하며 제일 먼저 떠오른건 우리 엄마가 기록한 나의 태아시절.

서로를 결코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한 지점이 달라지는 때가 온다. 앞으로 인생을 살아 볼만할 이유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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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에서 길을 찾다 - 매혹적인 우리 불화 속 지혜
강소연 지음 / 시공아트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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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화당 책박물관에서 추천받았다. 무교지만 절에 종종 가는
정도의 일반인에게 어려운 용어들이 많은 편이다. 그러나! 단언코 말하건대 이렇게 재미난 책은 오랜만이다. 전문가들의 책 중에서 재미난 책을 찾기가 참 어렵다. 그만큼 적당한 재미와 전문적 지식을 소개하기란 어려운 일이기 때문일테다.

근데 이 책은 그걸 해낸다. 얼추 들었던 이야기, 전혀 들어보지 못했던 불교의 이야기들을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불화와 함께 소개한다. 절에 가서 불화나 벽화들을 보면서 궁금해한 적이 많은데 지금까지 이런 책 안 찾아보고 뭐했나 싶다. 서양명작은 그렇게나 찾아보면서 이곳에서 소개하는 불화에 대해서는 매우 무지한게 창피할 정도.

강소연씨의 다른 책이 있다는 사실을 찾아냈다. 얼른 읽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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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소, 깜산 우리학교 상상 도서관
은경 지음, 장선환 그림 / 우리학교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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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은 조선시대. 종묘에서 제사를 지내기 위해 귀한 제주도산 흑우가 바쳐진다. 그 운명을 가진 깜산이 석우네 외양간으로 온다. 온힘을 다해 깜산을 돌보는 석우의 취미는 돌팔매질. 같이 풀 뜯으러 갔다가 마주친 호랑이를 힘을 합쳐 물리친다.

아버지는 동물을 돌보는 전생서에서 일하다가 제사에 쓰일 흑우기 말랐다는 이유로 모진 매질을 당한다. 아버지 대신 전생서로 가 다시 깜산을 만난다. 석우덕에 토실토실 살이 오른 깜산은 다음 종묘제사에 쓰일 소로 지정된다.

과연 석우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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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부아 에두아르 - 나는 프랑스 책벌레와 이혼했다 프랑스 책벌레
이주영 지음 / 나비클럽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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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책벌레를 남편으로 둔 나는 이주영씨의 전작 <나는
프랑스 책벌레와 결혼했다>을 보며 많이 웃고 외로받았다. 내 남편만 이상한게 아닌게 얼마나 반갑던지. 남편이랑도 전작을 같이 읽은터라 우리의 화제에 이주영씨가 종종 올라왔다. 소식에 늦은 우리는 엊그제 이 책이 나왔다는 걸 알고 소개글을 읽다가 놀라버렸다.
“이혼했대!!!”
“뭐??? ”
냉큼 책을 읽기 시작했다. 아 이런 다정한 이혼이라니. 이 책은 본격 결혼과 이혼 장려책이다. 읽다보면 결혼이 하고싶어지고 이혼도 두려워지지 않는다.

자신을 직면하기란 엄청나게 어려운 일인데 그걸 이주영씨는 해냈다. 이 책에 적힌 적나라한 그녀의 고백에 전작과 마찬가지로 크게 위로받았다.

이주영씨을 한국에서 자주 볼 수 있을거란 기대가 생겼다. 내 삶을 그처럼 직면하기를 게을리하지 않겠단 결심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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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파라다이스
소윤경 글.그림 / 문학동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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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라고 이름적힌 숙소에 한번쯤 묵어본 기억이 있다.

“어디론가 떠날 수 있다는 건 행운이야”

여행지에서 이 책을 읽으니 위의 문장이 마음에 들어왔다. 나는 떠나왔으니 행운아다. 문제는 여행이란 행운 그 너머에서 계속 지속된다는 것이다. 내가 선택한 식당, 교통수단, 태도 그 모든게 어떤 지독한 것를 지속하는게 아닐까 의심이 들 때가 있다. 단순히 떠난 것 자체는 행운이 될 수 없는 것이란 결론을 떠나서야 얻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종종 떠날 것이다. 새롭게 도착한 이곳에서 뭐든 배울 수 있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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