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원제는 The namesake(이름이 같은 사람)이구나. 줌파 라히리의 책은 인연이 닿지 않았는데 근처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책을 넘겨 받았다. 삼일만에 몽땅 읽어버렸다. 흡입력 있는 이야기다. 고골리의 책으로 목숨을 살리게 된 아버지. 아버지는 먼 미국으로 떠나오고 어머니가 될 여자는 마찬가지로 인도에서 미국으로 온다. 갤거타의 벵골 문화는 대가족이 함께 살아가는건데 미국의 삶은 그럴 수가 없다. 애칭을 가진다는 것 등 이 책을 통해 벵골 문화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임신을 하게 된 여자는 미국에서 살아가는 것이 임신과 비슷하다는걸 깨닫는데. 평생 울렁거림 속에, 남들이 특별대접을 해주는 곳에서 산다는 것. 첫 아이가 태어난다. 전통에 맞게 인도에 사는 할머니가 이름을 지어서 편지를 붙이지만 그 편지는 인도와 미국 서이에서 길을 잃고 아이에겐 고골리라는 이름이 붙는다. 그의 풀네임은 고골리 강굴리. 그 후에는 고골리의 인생을 중점으로 쭉 따라간다. 전지적 작가 시점이다. 일년에 한달간 떠나는 인도여행이 지겨운 고골리. 이름이 끔찍한 고골리. 대학으로 가던 해 결국 이름을 바꾸는 고골리. 히피의 딸과 연애하고, 멋진 삶을 향유하는 맥신과 동거하다 고골리는 아버지의 때이른 죽음을 맞게된다. 이 과정이 지루하지가 않다. 고골리가 맥신의 가족 문화에 동화되어 가는 묘사들에 나도 맥신과 함께 사는 기분이었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그들은 갈라선다. 왜? 너무 달라서. 그 이후 어렸을 때 만나본 적 있는 인도 뱅골 문화를 기반으로 한 모슈미와 고골리는 만난다. 서로 결단코 만나지 않겠다던 타입의 사람을 만난 모슈미와 고골리. 정말 비슷해보이지만 모슈미와 고골리는 엄연히 다른 사람이었고 모슈미는 바람을 핀다. 모슈미와 이혼을 한 고골리. 고골리의 엄마는 미국의집을 정리하고 일년에 6개월은 인도에서, 6개월은 미국에서 지내기로 결정한다. 집을 팔기 전 마지막 파티에서 고골리는 자기가 혼자 지내던 방을 둘러보다 10대 시절에 아버지가 준 고골리 단편선을 발견하고 처음으로 읽어보기 시작한다. 이 이야기가 이토록 매력적인 이유는 모두의 서사를 담아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결코 이해하지 못할 아버지와 어머니 남편의 서사. 그럼에도 내린 결정들, 지켜나가는 약속들. 임신을 했다. 나는 내가 임신할 줄은 몰랐다. 산부인과에서 준 수첩에 기록을 하며 제일 먼저 떠오른건 우리 엄마가 기록한 나의 태아시절. 서로를 결코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한 지점이 달라지는 때가 온다. 앞으로 인생을 살아 볼만할 이유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