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뒷표지에 있는 설명이 기가막힌다.상갓집에 가서 울어야 하지만 눈물이 막혀 버린 곡비.죄인의 아들이라 아버지의 죽음조차 볼 수 없는 오생.뒤주에 갖혀 죽은 아버지를 위해 울지도 못하는 정조.가슴속에 슬픔을 켜켜이 쌓아 온 세사람은 언제쯤 눈물을 펑펑 쏟아 낼 수 있을까요? 이름이 없는 그래서 이름이 ‘아이’인 곡비가 있다. 곡비는 곡을 대신해주는 사람이다. 아이는 당돌하다. 오생은 죄인의 아들이라 원하는 과거급제도 보지 못하고 아비가 죽었지만 장례도 제대로 치루지 못한다.(아이가 망을 보고 몰래 장례를 치뤘따) 아이들은 서로 우정을 키운다. 그리고 아주 우연히 정조를 만난다. 정조는 정체를 숨기고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오생의 사정을 들으며 정조는 자신의 아버지를 생각한다.왕의 행차 때 오생은 용기를 내어 격쟁을 신청한다. 왕은 아이들을 모조리 데려가고 마지막에 자신의 정체를 밝혀 오생의 소원을 들어주고 아이의 이름에 좋은 뜻을 붙여준다. 달래라는 악역 캐릭터가 인위적으로 갈등을 조장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정체를 숨기고 만난 정조가 오생과 아이로 인해 위로받는 장면은 퍽이나 감동적이었다. 알레고리가 이런거구나 싶다. 몰래 오생의 장례를 치룰 때 다같이 떼를 지어 울고 정조도 울때 뭔가 해소되는 카타르시스가 있다.
개 이야기는 왜 이렇게 슬프고 짠한지 모르겠다. 태풍이는 불난 집에서 첫번째 주인의 딸을 구하려다가 화상을 입는다. 문제는 딸을 물어서 꺼내려다가 딸을 공격했다는 오해를 받는다는 거다. 제법 사랑받던 진돗개였던 태풍이는 그날 이후 방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마당 마루 아래에서 산다. 털이 타서 사람들이 좀비개라고 놀리기도 한다. 그런 개를 첫번째 주인이 공원에 버린다. 태풍이는 자기가 버려졌다는 사실을 깨닫는데 시간이 걸린다. 개장수를 만나기도 하고 험한 고양이패거리도 만나 위기를 겪지만 떠돌이개 두리의 도움으로 거리에서 자고 먹는 법을 배워나간다. 우연히 길거리급식센터에서 할아버지를 만난다. 할아버지는 폐지를 모아 수레를 끌며 생활하는데 자신의 급식을 기꺼이 태풍이에게 나누어준다. 태풍이는 할아버지에게 굿모닝이라는 이름을 얻고 함께 살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첫번째 주인의 차를 우연히 발견한 굿모닝(구태풍)은 첫번쨰 주인을 쫓아가 기다린다. 두리는 이런 굿모닝을 호되게 뭐라고 한다. 할아버지가 널 얼마나 기다리고 있는데! 이러면서. 굿모닝은 할아버지에게 돌아간다. 할아버지는 방에 굿모닝과 두리까지 들여다 놓는다. 할아버지 방에서 불이 나자 굿모닝은 예전 기억이 떠올라 도망치려 하지만 두리가 말린다. “네놈은 가족을 찾고 있었던 게 아니야. 그저 네놈 몸이 편하기 위해 공주를 찾아다닌 거야. 나쁜 놈!” 이러면서. 굿모닝은 이를 악물로 불에 뛰어들고 두리와 함께 할아버지 한쪽 팔을 물고 할아버지를 구출해낸다 두 개는 털이 아주 새까맣게 타 버렸다. 두리는 눈감 감고, 굿모닝도 졸음이 쏟아져 잠이 든다.진정한 가족이란 무얼까라는 질문으로 플롯이 진행된다.
입양된 아이가 자신의 입양사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그렸다. 주인공은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추정. 엄마가 임신을 한다. 자신의 특별함이 친구들에게서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과정, 머리색이 비슷한 선생님이 자신의 생모가 아닐까하는 심정이 그대로 들어난다. 태어난 동생과 자신이 다르지 않음을 받아들이는 과정까지 결국 다다른다.
2학년 교실. 짝의 “되게 예쁘다”의 한마디로 ‘나’는 깜짝 놀란다. 그리고 ‘나’의 하루는 예쁘다는 말로 가득 차 버린다. 밥 먹을 때도, 축구할 때도, 세수할 때도!다음날 짝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기로 결심하면서 교실을 들어가는데 짝은 창 밖 벚꽃을 보며 “되게 예쁘지?”한다. 달아오르는 ‘나’의 얼굴. 교실을 뛰쳐나간다. 벚꽃나무 아래에 선다. 그리고 깨닫는다. 그림이 몹시 귀여워 견딜 수가 없는 그림책.
서경식씨가 프리모 레비의 흔적을 찾아 유럽를 향하는 이야기. 프리모 레비의 세상을 이해하고 싶었건 열망을 저자는 자세히 풀어낸다. 그리고 일본과 한국의 이야기를 곁들인다. 야만이 사라지지 않았음을 알려준다. 피해자에게 증명하라고 외치는 세상. 야만을 본격적으로 저지르는 사람과 무지로 자신의 무죄를 증명하려 애쓰는 사람들. 끝나지 않는 전쟁과 분쟁이 일어나는 지금 이 책이 던져주는 메세지가 강렬하다. 우리 인간은 여전히 똑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