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연휴 끝에 맞이한 월요일이라 유독 피곤하다. 해야할 일들을 밤이되서야 끝내고 이대로 자기는 아쉬워서 넷플릭스를 볼까 책을 읽을까하다 이 책을 펼쳤다! 맙소사 오늘의 내 마지막 선택은 아주 옳았다. 피곤하여 축 쳐진 내 기분을 정체모를 고양감으로 바꿔주었다. 빙그르르 곰과 함께 춤을 추며 작아지는 그녀가 부럽기도 안타깝기도 하다. 뱅상 부르고씨의 다른 작품을 찾아봐야겠다.
읽고 한동안 가벼운 우울감이 나를 찾아왔다. 이 소설로 인해 내 표류의 속도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직장생활 9년차로 일정부분 명확하다고 생각했던 나의 세계가 팬데믹을 맞이해 영 불투명해져버렸다. 생계는 위협받지 않지만 온통 불투명해진 세상안에서 무엇을 열심히 해야할지 모르겠다. 일포드호에 몸을 실은 1905년의 조선인 1033명과 지금의 내가 많이 다른가?
p131아무도 교사가 매력을 활용하는 직업이라고 얘기해 주지 않았으므로 너무 뒤늦게 깨달았다. p172패션은 원래 어느 선을 지나면 더 이상 일반적인 아름다움의 문제가 아니라 영혼의 문제니까요.p216살아간다는 거 마음이 조급해지는 거구나. 욕심이 나는 거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