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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 전쟁의 얼굴을 바로 보아야 평화가 온다

다리를 잃은 걸 기념합니다 | 니콜라우스 뉘첼 글 | 서해문집

2014.10.01



다리 잃은 날을 기념한다? 그런 광경이 언뜻 이해는 안 가지만 그 이유가 궁금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1914년 8월 24일 동프랑스 전투에서 다리에 포탄 파편을 맞은 아우구스트 뮐러. 결국 다리를 절단까지 하고 평생 장애자로 살아야 했던 그의 모습은 전쟁이 과연 누굴 위한 전쟁인가 하는 존재론적 물음을 던진다. 그의 손자가 쓴 이 책 《다리를 잃은 걸 기념합니다》는 바로 상이용사 할아버지의 삶을 통해 ‘1차 세계대전이 지금의 우리와 과연 무슨 관계가 있을까’에 대해 짚어본다.

1차 세계대전은 그 이전의 전쟁과는 양상이 사뭇 달랐다. 산업혁명 이후 급속히 진행된 기술발전과 19세기 서구 열강들의 탐욕스런 식민지 확대로 사상 최초로 전면전, 총력전의 형태를 띠었다. 아우구스트 뮐러는 목사였지만 전쟁에 나가는 것을 당연시 여기고, 전사하여 영웅이 되는 것을 낭만적으로 생각했던 인물이다. 당시 사람들은 대부분 그런 세계관을 지녔다. 그들의 머릿속은 권력가와 자본가들이 만든 그럴듯하게 포장된 전쟁명분인 국가주의, 민족주의, 쇼비니즘이 펼쳐내는 프로파간다에 이미 마비되어 있었다. 이렇게 세뇌된 평범한 사람들의 긴 침묵은 나치와 히틀러라는 더 끔찍한 괴물을 만들어내며 2차 세계대전이라는 비극을 탄생시키는 데 일조했다.

또 다른 한쪽에서는 전쟁을 이용해 돈을 벌어들이는 자본가들이 있었다.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 BMW가 대표적인 예다. BMW는 부족한 노동력을 메우기 위해 전쟁포로까지 끌어들여서 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제복을 납품하여 큰 돈을 벌어들인 회사였다.

이렇게 1차 대전은 권력가와 자본가의 끝없는 탐욕으로 인해 전쟁이 갖고 있는 추악한 민낯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지금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시아의 긴장은 날로 심해져간다. 핵과 미사일로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 점점 강대해지는 중국, 이런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알 수 없는 행보,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로 변해가는 일본. 이 상황이 지금부터 꼭 100년 전 유럽에서 벌어진 1차 세계대전 바로 직전 모습의 데자뷰라고 느낀다면 그건 단순한 기우일까. 평화를 말하기에 앞서 전쟁의 참상을 바로 보는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기에 이 책이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 독서신문 책과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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