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크래프터 - 나는 AI로 인생을 바꿨다
비기 지음 / 모티브 / 2026년 9월
평점 :
*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평소보다 상대의 반응에 예민해진다. 연락이 늦어지면 이유를 생각하고, 무심한 말 한마디에도 의미를 붙인다. 더 잘해주면 마음이 가까워질 것 같아서 자신의 일정과 생각을 바꾸기도 한다. 그런데 노력하는 만큼 관계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상대의 마음을 얻는 데 집중하다 보면 정작 내가 편안한 관계인지 돌아보지 못하게 된다.
박용남의 <다크 심리학 : 유혹의 기술>은 이성 관계에서 생기는 끌림과 주도권을 다룬다. 첫 만남의 인상과 무의식적 반응, 관계에서의 선택 등을 설명한다. 제목부터 강하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방법에 관심을 갖게 한다. 하지만 상대를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에만 집중해서 읽으면 오히려 관계를 더 복잡하게 만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책은 말로 설명하는 이상형과 실제로 끌리는 대상이 다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좋은 조건을 설명한다고 호감까지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함께 있을 때의 분위기와 말투, 표정과 행동도 영향을 준다는 관점이다. 다만 상대의 속마음을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상대가 직접 표현한 의사보다 자신의 해석을 더 믿기 시작하면 서로를 이해하기 어려워진다.
첫 만남에 관한 내용은 자신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살펴보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잘 보이려고 말을 지나치게 많이 하거나 생각이 다른데도 계속 동의할 수 있다. 관심을 얻으려는 마음에 자신을 과장하기도 한다. 처음에는 분위기가 좋을 수 있지만 그런 모습을 계속 유지하기는 힘들다. 서로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 자리에서 오히려 자신을 감추고 있는 셈이다.

관계의 주도권이라는 말도 조금 다르게 읽게 된다. 상대보다 우위에 서는 것보다 자신의 생활과 판단을 지키는 일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연락 한 번에 하루의 기분이 달라지고 상대의 일정에 맞춰 모든 일을 바꾼다면 관계에 너무 많은 것을 맡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 좋아하는 마음이 크더라도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맞지 않는 부분을 계속 덮어두는 것만으로는 오래 만나기 어렵다.
책에서 제시하는 선택받는 사람과 선택하는 사람의 차이는 이런 점에서 생각할 만하다. 상대가 나를 좋아하는지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나도 이 사람과 함께하고 싶은지 물어야 한다. 반면 불안이나 긴장감을 이용해 관심을 붙잡는 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설명에는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 관심을 얻는 것과 믿을 수 있는 관계를 만드는 것이 같은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끌림을 설명하는 여러 관점을 소개하지만 모든 내용을 관계의 공식으로 가져올 필요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상대의 반응을 살피는 동안 내가 어떤 태도를 보였는지 돌아보는 데 의미가 있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선택받지 못했다고 자신의 가치까지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를 만날 때 내가 원하는 관계가 무엇인지도 함께 생각해야 한다.
6. 부동산 트렌드 2027
같은 서울인데 왜 다르게 움직일까, 부동산 트렌드 2027
*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서울 집값이 오른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서울의 집들이 비슷하게 움직일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관심 있는 지역을 보면 꼭 그렇지는 않다. 지역마다 차이가 있고 같은 단지에서도 평형에 따라 가격의 움직임이 다르다. 전국으로 범위를 넓히면 차이는 더 커진다. 내년 집값이 오를지 떨어질지를 묻는 것만으로는 실제로 궁금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김경민 등이 함께 쓴 <부동산 트렌드 2027>은 시장을 나누어 살펴본다. 와이즈맵에서 출간한 이 책은 서울과 전국 아파트, 빌라와 전·월세, 광역교통망에 따른 생활권 변화를 다룬다. 공급과 금리, 물가, 정책 등의 변수를 통해 2027년을 전망한다. 결론이 궁금해서 펼치게 되지만 어떤 조건을 근거로 시장을 보고 있는지 읽는 것이 중요하다.
책은 서울 안에서 강남과 강북의 흐름을 비교하고 수요가 옮겨가는 가능성을 살펴본다. 원하는 집의 가격을 감당하기 어려워지면 사람들은 다른 선택지를 찾는다. 면적을 줄이거나 인접 지역으로 옮길 수 있고, 매수를 미룰 수도 있다. 이미 가격이 오른 곳을 보는 것과 함께 그곳을 선택하지 못한 사람들이 어디로 가는지도 생각해야 한다. 수요자의 입장에서 보면 시장의 변화가 조금 더 구체적으로 보인다.
20평형대와 30평형대의 가격 차이를 다루는 부분도 흥미롭다. 책은 일부 서울 주요 단지의 가격 격차 변화와 자금 부담을 연결해서 분석한다. 넓은 집을 원하더라도 가격과 대출 여건에 따라 선택은 달라질 수 있다. 작은 집이 무조건 좋다는 이야기로 읽기보다 사람들이 입지와 면적 사이에서 무엇을 택하고 있는지 보는 편이 맞을 것이다. 좋아하는 집과 실제로 살 수 있는 집은 다를 수밖에 없다.
공급 감소를 전·월세 문제와 함께 다루는 점도 눈에 들어온다. 매수를 미룬 사람들이 임대시장에 머무는 상황에서 공급까지 줄면 주거비에 부담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집값 전망을 투자자만의 관심사로 생각하기 어려운 이유다. 세입자에게는 자산가격의 상승보다 다음 계약의 보증금과 월세가 더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
GTX와 광역교통망을 통해 수도권을 바라보는 ‘대서울 역삼각권’이라는 관점도 소개한다. 행정구역보다 주요 일자리까지의 이동시간을 생각하게 한다. 지도에서 가까워 보이는 곳과 실제로 다니기 편한 곳은 다르다. 집에서 역까지 가고 환승한 뒤 목적지에 도착하는 전체 과정을 봐야 한다. 교통의 변화가 생활을 얼마나 바꾸는지 살펴야 주거 수요와도 연결해서 이해할 수 있다.
<부동산 트렌드 2027>에서 얻을 것은 유망 지역의 이름만은 아니다. 가격과 공급, 자금 부담과 이동시간에 따라 사람들이 선택을 바꾸는 과정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전망은 이후의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무엇이 오를 것이라는 결론과 함께 왜 그렇게 판단했는지를 읽어야 한다. 관심 있는 지역을 볼 때도 그 근거가 여전히 맞는지 확인해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