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주식 살 때와 팔 때 - 세계 최정상 펀드매니저 12인의 압도적 매매 전략
리 프리먼 쇼어 외 지음, 이주영 옮김 / 토네이도 / 2026년 10월
평점 :
*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AI를 처음 사용하면 신기하다. 몇 줄을 입력했을 뿐인데 글이 나오고 이미지가 만들어진다. 하지만 자신의 일에 써보려고 하면 기대와 다른 결과를 받기도 한다. 문장은 자연스러운데 전달하고 싶은 내용이 없고, 이미지는 멋있지만 필요한 장면은 아니다. 이때 AI가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그만둘 수도 있다. 내가 설명을 충분히 했는지 다시 볼 수도 있다.
비기의 <크래프터>는 이 두 번째 태도에 가까운 책이다. 모티브에서 출간되었으며, AI를 처음 접한 저자가 실패를 반복하면서 활용법을 익히고 자신의 일로 넓혀가는 과정을 담았다. 프롬프트 설계 방식인 CRAFTER와 함께 이미지, 영상, 바이브 코딩 등을 다룬다. 여러 도구를 소개하지만 그 바탕에는 직접 만들어보고 고쳐보는 경험이 있다.
우리는 AI에게 부탁하면서 머릿속에 있는 내용을 많이 생략한다. 글을 써달라고 했지만 누구에게 보여줄 것인지 말하지 않았고, 이미지를 요청했지만 어디에 사용할 것인지는 설명하지 않은 경우다.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 이유가 도구에만 있는 것은 아닐 수 있다. 무엇을 원하는지 정리하는 일이 먼저 필요하다. 좋은 질문은 어려운 명령어를 많이 쓰는 것과는 다르다.
그렇다고 질문을 완벽하게 준비한 뒤 시작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결과를 받아봐야 자신이 원했던 것을 더 분명하게 알게 되기도 한다. 너무 길다고 느끼면 줄여보고, 중요한 내용이 빠졌다면 자료를 더 준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어떤 설명이 필요한지 알게 된다. 책에서 반복하는 시행착오는 단순히 같은 질문을 여러 번 던지는 것과는 다르다. 앞의 결과를 보고 다음 시도를 바꾸는 과정이다.

처음에는 남이 만든 프롬프트를 따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어떻게 요청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다른 사람에게 좋았던 방식이 자신의 작업에도 그대로 맞는 것은 아니다. 사용하다 보면 바꾸고 싶은 부분이 생기고 자신이 중요하게 보는 것도 드러난다. 그렇게 조금씩 고치는 과정에서 자신의 방식이 만들어진다는 설명에 공감하게 된다.
AI를 잘 쓰는 것과 돈을 버는 것은 다르다는 부분도 현실적이다. 무언가 만들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결과물을 어디에 쓰고 누구에게 제공할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필자는 제작 경험을 콘텐츠와 교육, 여러 일로 넓혀가는 과정을 이야기한다. 도구를 배운 뒤에 자신이 가진 경험과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가 추가로 필요한 것이다.
<크래프터>는 AI를 능숙하게 다루는 사람의 성공담으로만 읽기보다 익숙하지 않은 기술을 배우는 과정으로 읽는 편이 좋겠다. 새로운 도구를 알게 될 때마다 배우고 싶은 마음은 생긴다. 그런데 이미 시작한 작업 하나를 끝까지 고쳐본 적은 얼마나 있을까? 원하는 답을 얻지 못했던 요청을 다시 꺼내 조금 더 설명해 보는 것부터 해볼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 생각보다 많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