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특성화중학교 - 창작이 금지된 세상, 가장 위험한 비밀 방송
전앤 지음, 단디 그림 / 뜨인돌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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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인돌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뜨인돌출판사의 '특성화중학교'의 세 번째 시리즈 《문학특성화중학교》를 만나보았다. 수학, 과학 시리즈에 이어 문학으로 이어진 '특성화중학교' 시리즈의 특징은 이야기 속에 배움을 주는 코너를 담고 있어서 재미와 의미를 함께 보여준다는 것이다. AI 시대는 문학 작품 창작이라는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벌써 AI 소설에 대한 많은 기사들을 접할 수 있다. 이 책의 스토리는 AI의 완벽함과 인간의 따뜻함이 만든 글쓰기의 차이와 공통점을 보여주며 천천히 펼쳐진다.


문학특성화중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진다. 인간의 창작을 금지한다는 '창작금지령'이 아이들을 자전거 페달을 돌리게 한다. 문학이 좋아서 입학한 아이들에게 창작을 금지한 것도 기가 막힌데 교실에서 자전거 페달을 돌리라고 한다. 왜? 자전거 페달을 돌리는 것일까? 전앤 작가의 상상력이 놀라웠던 순간이다. 고등학생도 아니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무섭다는 중학생들을 건드렸으니 학교는 어떻게 될까? 아니 정부는 어떻게 될까?


《문학특성화중학교》에는 개성이 아주 강한, 캐릭터가 확실한 네 명의 아이들이 등장한다. 작가를 꿈꾸며 '도담책방'을 방송하고 있는 도담, 로봇 누아와 함께 다니는 '얼음왕자' 곤, 엉뚱함이 매력인 하늘 그리고 전직 아이돌 연습생 소유까지 개성 넘치는 등장인물들이 이야기를 깊고 넓게 확장시킨다. 각자 개인의 숨긴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창작금지령에 맞서는 사이 아이들은 성장한다. AI를 경쟁의 대상이 아닌 동반자로 인정하고,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을 흥미로운 에피소드들과 함께 그리고 있다.


p.200.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게 훨씬 아름다울 때가 있으니까."


소설 속에 '문특중 문학 수업' 코너를 두어 문학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감시자를 대표하는 '빅브라더'가 등장하는 작품을 비롯해서 다양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소개된 작품들을 다 만나보았다고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문학 작품 속 좋은 글귀를 소개하고 있어서 '필사'하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문학특성화중학교》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은 '문특중 토론 시간'인듯싶다. 이 코너의 다양한 질문을 통해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있다. 아이들의 사유思惟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는 멋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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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미술사 - 자본은 어떻게 예술의 가격을 만들어왔는가
심상용 지음 / 구텐베르크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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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텐베르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심상용 교수가 들려주는 특별한 미술사 이야기를 만나보았다. ​《돈의 미술사》는 미술의 가격은 대체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해서 가격이 형성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예술적 가치의 조건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면서 끝을 맺는다. 이 책은 예술 작품의 가치와 가격을 만들어온 인물과 제도에 집중하며 약 150년의 근현대 미술의 역사를 '돈'의 흐름을 중심으로 촘촘하게 톺아보고 있다.


《돈의 미술사》는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미술의 역사를 다루고 있지만 그림 작품은 많이 볼 수 없다. 대신 경제학 또 가격 형성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만날 수 있다. 미술을 이야기하면서 경제를 떠올리게 하는 묘한 매력을 가진 책이다. 가격은 제도적 권위, 사회적 욕망 그리고 투기적 기대감이 함께 작용해서 만든 결과물이다. 이 책은 그 결과물에 대해 디테일하게 들여다보고 예술 경제와 일반 경제의 차이도 보여준다.


     1부 인상주의 경제학에서는 미술 시장이 탄생하는 순간을 고갱과 고흐를 등장시켜 설명하고 있다. 둘 중 한 명은 시장의 경제 원리에서 고립되었고 다른 한 사람은 돈의 흐름에 편승하였다. 진짜 고갱이 타히티로 간 까닭이 '셀프 브랜딩'이었을까? 제국의 식민지를 지친 근대 영혼의 피난처로 포장한 작가와 예술을 '아름다운 것'이 아닌 '옳은 것'이라 생각했던 작가의 차이는 무엇일까? 


피카소의 천재성은 그의 전위성에 있지 않다. 자본주의 시장이 어떻게 천재 이미지를 만들고 유통하는지를 선명하게 보여주는 바로 그 가시성에 있다.


2부 가치와 가격의 부조리극에서는 가격이 가치를 추월하기 시작하는 20세기의 상황을 들여다본다. 피카소의 천재성이 만들어진 것이라면 피카소의 상품성은 누구의 작품일까? 3부 탁란의 시대에서는 금융시장과 예술시장의 상호작용을 보여준다. 바스키아의 급등과 추락은 어떤 의미를 보여주는 것일까? 예술성과는 상관없이 가격이 책정된 작품의 끝은 어디일까? 4부 포획된 예술에서는 제목처럼 경제 논리가, 돈이 지배하는 예술의 세계를 보여준다. 일본에 고흐의 <해바라기>가 있게 된 사연부터 중동의 오일 머니까지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허스트의 경우는 작품의 내적, 예술적 가치와 무관하게, 단지 단기 유동성의 변동 상황에 따라 급등한 작품가가 얼마나 허무하게 무너지는가를 여실히 보여 준 사례였다. 제프 쿤스의 경우도 다르지 않았다.


갤러리, 경매사, 금융기관 그리고 수집가의 네트워크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또 미술 가격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알려주고 있다. 또, 예술성이나 역사적 가치 등 작품 내부 요인이 아닌 미디어와 시장 논리 등 외적 요인이 가격 급상승과 폭락을 만들고 있는 요즘의 미술 생태계를 디테일하게 들여다보고, 앞으로의 미술 세계를 보여주는 정말 멋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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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순수한 미술은 없다
이지윤 지음 / 쌤앤파커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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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쌤앤파커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2009년 베니스비엔날레 등 국내외 다양한 행사에서 부대전시를 기획하며 유럽과 한국의 현대미술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해온 이지윤 큐레이터가 들려주는 생생한, 살아있는 미술 생태계 이야기를 만나보았다. 미술관·박물관 경영학 석사, 미술사 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는 저자는 《세상에 순수한 미술은 없다》를 통해서 미술 생태계를 예술적 가치보다는 시장의 가치로 들여다보고 있다. 이야기는 작가나 미술 작품이 아니라 자본주의 시장을 향하고 있다. 미술을 다룬 정말 새롭고 특별한 책이다.


올해 만나본 책들 중 가장 아름다운 표지를 가지고 있는《세상에 순수한 미술은 없다》의 내용은 시작부터 끝까지 흥미진진하다. 미술을 다룬 책이 이렇게 흥미로울 수 있을까? '아티스트'라는 이름의 새로운 가치가 창출되면서 다양한 형태의 미술 시장이 형성된 14세기 르네상스 시대부터 현재에 이르는 미술 생태계를 쉽고 편안하게 풀어내고 있다. 미술과 자본이 만나 어떻게 발전하는지 또 어떤 모습으로 변화해 가는지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p.41."미술관 작가, 비엔날레 작가와 경매 작가, 소위 상업 작가는 누가 결정하는가?"


총 여섯 개 파트에 정말 흥미로운 관점으로 풀어낸 색다른 미술 이야기를 담고 있다. 표지만큼이나 아름다운 작품들을 만날 수 있고, 제목만큼이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이야기는 '미술 작품은 세 번 태어난다'는 말에 맞게 작가의 스튜디오, 미술 시장 이야기를 지나 미술관과 컬렉터의 이야기까지 닿는다. 작가의 삶을 이해하고 작품 자체의 형식미를 파악하는 미술책이 아니라 시장 원리에서, 자본주의의 굴레에서 풀어쓴 미술 생태계에 관한 책이다.


p.113. 미술품은 다양한 맥락에서 해석되어왔고 용도도 달리 쓰인다는 것을 봤습니다. …(중략)…시대에 따라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는 작품을 통해 작품의 예술적 가치와 시장의 가치는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AI가 학습한 수치를 데이터화한 '데이터 페인팅'이라는 새로운 미술 분야를 만나는 즐거움도, 21세기 미술은 기존의 생태계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며 대전환을 시작한듯하다는 저자의 말의 증거를 찾아보는 즐거움도 놓치지 말기를 바란다. 미술 세계를 만나보고 싶다면《세상에 순수한 미술은 없다》가 보여주는 미술 생태계의 색다른 모습부터 만나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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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진화의 세계 - 가장 혹독한 환경에서 발견한 생존의 법칙
이정모 지음 / 다산초당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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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초당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서울시립과학관, 국립과천과학관 관장을 역임한, 과학 이야기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너무나 유명한 뛰어난 과학 스토리텔러 이정모 교수가 들려주는 색다른 진화 이야기를 만나보았다. 전작 《찬란한 멸종》에서 지구의 역사를 재미나고 흥미롭게 풀어준 저자의 시선은 '진화'에 닿았다. 정말 낯선 곳에서 극한의 환경을 견디며 살아온 26종의 동식물 이야기를 《극한 진화의 세계》에 담고 있다. 극지, 심해, 화산섬 그리고 사막 등 인간이 살 수 없는 혹독한 환경 속에 빛나고 있는 생명들을 만날 수 있는 엄청난 책이다.


p.6. 몸은 과거의 환경이 살아 있는 물질 위에 써 내려간, 오래된 문서입니다.


1장 바다를 시작으로 6장 인간세계까지 총 여섯 개 장으로 구성된 《극한 진화의 세계》의 가장 큰 특징은 어느 장부터 읽어도 재미나다는 것이다. 400도로 펄펄 끓는 물 옆에 사는 폼페이웜, 수직 절벽을 자유롭게 다니는 알파인 아이벡스 그리고 진공 상태의 우주에서도 생존한 물곰 등 정말 흥미로운 생물들의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말도 안되는 잔인한 환경에서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는 생물들의 모습은 삶을 진중하게 되돌아보게 한다.


p.331. 자연이 환경에 잘 맞는 생명을 남기는'자연선택自然選擇'을 하듯이, 인간은 자신에게 필요한 생명을 골라 남기는'인위선택人爲選擇'을 했다.


바다 깊은 바다 심해에 사는 생물 하면 떠오르는 초롱아귀의 빛에 또 다른 이야기가 숨어 있어서 무척 흥미로웠다. 수컷 초롱아귀의 모습은 우리가 알고 있는 진화와는 다른 모습이다. 또 암에 걸리지 않는 동물도 만날 수 있고, 남들은 바다에서 육지로 진화했는데 혼자서 육지에서 바다로 간 식물도 만날 수 있다. 이름도 어려운 데블스 홀 펍피시의 안타까운 사연도 꼭 한번 만나보길 바란다. 인간의 선택으로 야생을 잃어버린 동물의 진화도 진화라고 할 수 있을까?


p.356. 앞으로의 진화는 어쩌면 절제의 진화, 돌봄의 진화, 공존의 진화가 되어야 한다.


너무나 흥미롭고 재미난 이야기가 이어지는 과학 책이다. 틀림없이 과학 특히 진화에 관한 책인데 전혀 지루하거나 어렵지 않다. 극한의 환경에서 진화를 이어가고 있는 경이로운 생명체들과의 만남이 놀라운 순간을 만들어줄 것이다. 과학을 넘어 인간의 모습을 그리게 되는 순간을 만나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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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나잇 헤어살롱 ㅣ 사계절 1318 문고 154
남예은 지음 / 사계절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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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로부터 가제본을 제공받았습니다."


제4회한낙원과학기술상과 제12회창비어린이신인문학상을 수상한 남예은 작가의 새로운 이야기《굿나잇 헤어살롱》 을 가제본으로 만나보았다. 밤 10시에 문을 여는 미용실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헤어 스타일리스트 성공, 매화 그리고 홍해는 단순한 헤어디자이너들이 아니다. 귀신을 사로잡는 퇴귀사들이다. 네이버 어학사전에서 검색이 안되는 단어를 오랜만에 만났다. 퇴귀사. 아마도 퇴마사 정도로 이해하면 될 듯하다. 그럼 작가는 왜 퇴마사가 아니라 퇴귀사라는 낯선 단어를 선택했을까? 도입부의 짧은 내용을 담고 있는 가제본인 까닭에 알 수는 없지만 시선을 집중시키는 데는 성공한듯하다.


"손님. 원하시는 시술이 있을까요? 퇴귀 커트? 천도 파마? 해탈 집중 관리? 뭐든 말씀만 하세요."


《굿나잇 헤어살롱》은 귀신을 잡으러 간 '삼인조 헤어 스타일리스트' 성공, 매화 그리고 홍해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도입부부터 강한 귀신의 등장으로 긴장감과 속도감 그리고 몰입도가 최고조에 이른다. 뜻하지 않게 너무나 강한 귀신의 저항으로 매화의 혼이 사라지게 된다. 퇴귀사​라는 사람이 귀신에게 혼을 빼앗긴다는 것이 한심해 보일 것이다. 가제본으로 짧게 만나보았지만 매화는 그런 얼빠진 퇴귀사가 아니다. 매화는 왜 자신의 혼을 놓친 것일까?


귀신을 먹어치우는 능력을 가진 홍해는 매화의 일이 계속 마음에 걸린다. 미용실 모든 이들이 매화의 무사귀환을 바란다. 매화의 부재는 팀원들 사이에 갈등을 조장하고 홍해의 의구심을 키우게 된다. 쇠를 먹는 불가사리 홍해. 홍해와 성공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굿나잇 헤어살롱》은 관계 속에 얽힌 인연을 찾아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며 내일을 향해 나가는 용기 있고 씩씩한 이들을 응원하게 만드는 미스터리한 판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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