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 거래 연구소
도선우 지음 / 라곰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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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곰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2017년 《저스티스맨》으로 세계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도선우 작가의 새로운 이야기《운명 거래 연구소》를 만나보았다.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건 등장인물들의 이름이다. 이재호, 김성훈 같은 평범한 이름은 주변인들이고 핵심 인물들의 이름은 고달, 고미호, 도라히 등 이름만으로도 능력치가 보이게 장치해놓았다. 도라히로 말할 것 같으면 성질 더러운 '또라이'이다. 주인공 고달은 '고달픈'으로 이러진다. 솔직히 고달의 삶은 고달픈 정도를 넘어서는 정말 커다란 시련을 연속으로 마주하는 슬프고 아픈 삶이다.


그런 그가 동네에 있는 '운명 거래 연구소'를 찾아가면서 소설은 시작한다. 늘 다니던 길에 위치한 '운명 거래 연구소'를 오늘 처음 본 것 같은 느낌은 무엇일까? 회사 강연회에 강사로 참석한 도라히의 초대로 이곳에 오긴 했지만 아무래도 조상들을 위해 제사상을 차리라고 할 것 같은 분위기다. 신비한 이미지는 어느새 사이비 종교 단체로 넘어갔다. 하지만 고미호 소장의 이야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른다. 운명을 바꿀 거래에 계약하게 된다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


고달의 삶은 말로 표현하기에 적합한 단어를 찾을 수 없을 만큼 불행하다. 불운의 아이콘이다. 교통사고, 화재 사건, 노동력 착취 그리고 지적 재산권 침해까지 정말 버라이어티 한 삶을 산 고달의 인생에 계속해서 등장하는 이름이 있다. 심지어 그 악연은 아버지의 시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인연을 만나기도 힘든 세상에 고달은 악연을 곁에 두고 있었다. 정말 이런 고달픈 인생이 있다면 견딜 수 있을까? 악연이 계속해서 옆에 있으니 삶이 제대로 펼쳐지지 않고 자꾸 움츠러들기만 한다. 움츠러든 운명과 사라진 행운을 쭉 펼치고 찾아준다는 운명 거래 계약을 맺은 고달의 내일은 어떤 모습일까? 선의와 선행의 차이를 제대로 알려준다.


p. 12. 이게 무슨. 꽃 같은 일이야. 봄도 아닌데.


p. 91. "…재수 없게. 절루 안 가?" 그때 고달은 깨달았다. 아. 절로 가면 되겠구나.


언어유희가 미소 짓게 하고 사이다 같은 운명의 한방이 웃음을 터뜨리게 하는 재미남이, 신비함이 차고 넘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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