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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의 질문 - 흔들리는 순간, 다시 꺼내 보는 판단의 기준
배하연 지음 / 나비의활주로 / 2026년 10월
평점 :

"이 책은 저자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8년 동안 《세종실록世宗實錄》 10800쪽을 읽으며 세종의 질문과 의사결정을 연구한 작가이자 강사인 배하연이 들려주는 '특별한 세종'이야기를 만나보았다. 역사 속 세종대왕의 거대한 발자취를 이룰 수 있게 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한글날 100주년을 기념할 만한 멋진 책《세종의 질문》에는 '세종대왕'이라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 보인다. 답이 아니라 질문을 담고 있다. 정답을 알려주는 왕이 아니라 질문을 통해 생각을 키워주는 리더가 보인다.

신중한 질문보다는 빠른 답을 선호하는, AI 가 답을 바로 주는 세상에서 조선실록이라는 역사 속 질문이 가진 의미는 무엇일까? AI를 이용하면 빅데이터를 통해서 빠르고 정확한 답을 찾을 수 있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세종은 어떤 질문을 던지고 있을까? 세종실록 속 문장들을 촘촘히 톺아보며 결과를 만들어낸, 인재의 에너지를 최대한으로 끌어낸 리더의 지혜를 알려준다. 《세종의 질문》은 리더들을 위한 책일까? 조직을 이끌어갈 리더들의 '실전용' 지혜를 만날 수 있지만 그것이 전부인 책은 아니다.

《세종의 질문》은 현명한 선택에 대해, 지혜로운 결정에 대해 알려주는 '자기개발서'처럼 보인다. 세종의 리더십을 통해서 나만의 '기준'을 정하고 그 기준에 충실한 선택과 결정을 실행하기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보여주는 '세종의 리더십'은 특별하다. 완벽하지도 강력한 카리스마도 찾을 수 없다. 인간적인 모습으로 접근한 '세종의 질문'에서 왕의 리더십을 찾고 있다. 상왕 태종에 의해 군사권과 인사권을 행사할 수 없었던 세종의 처지가 만들어낸 처세술이었을까?

조직이나 사회에서 버틸 힘을, 지혜를 알려주고 있지만 궁극적인 질문은 삶을 향하고 있다. 리더만을 위한 지혜가 아니라 삶을 지탱할, 오늘을 살아갈 개인의 지혜를 알려준다. 600여 년 전의 질문에 숨어있는 지혜를 찾아내고 또 그 지혜를 오늘에 연결시킨 저자의 노력이 놀랍다. 세종이 던지는 질문은 리더로서의 질문이라기보다는 인간으로서 자기 자신에게 던지는 철학적 메시지 같다. 타인에게 던진 질문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이 가진 묵직함을 느껴보길 바란다.

저자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시작해서 세종실록世宗實錄에 기록된 장면을 함께 보여주며 지혜로운 '질문'에 닿게 만든다. 각 챕터에서 만나게 되는 지혜들이 향하는 궁극적인 질문은 '나는 지금 누구의 기준으로 살고있는가'(p.27)이다. 기준이 흔들릴 때마다, 기준을 다시 정하고 싶을 때마다 저자가 안내하는 세종실록 속 질문들을 만나보길 바란다. 역사의 두께만큼이나 깊은 철학적 지혜를 담은 '삶의 지혜'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