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핑크스의 왼쪽 눈동자
김유진 지음 / 북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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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김유진 작가의 제13회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최우수상 수상 작품을 만나보았다. 《스핑크스의 왼쪽 눈동자》 는 '기억'을 이야기하고 있다. 김수오와 주경재 두 화자를 통해서 이야기를 전개한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적당한 속도감을 유지하는 까닭은 두 인물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해서인듯하다. 그 팽팽한 긴장감은 어느 한쪽의 비밀이 벗겨지면서 무너지기 시작한다. 미스터리한 긴장감은 김수오 어머니의 기억으로부터 시작하고 또 끝을 맺는다. 과거의 기억을 지우려는 자와 찾으려는 자 사이의 긴장감이 미스터리한 기억들과 마주하면서 '비밀'에 다가설 때쯤 장르가 다른 이야기를 접하게 된다.


아프고 슬픈 기억을 지우고 새로운 기억을 집어넣을 수 있다면 좋을까? 좋고 나쁨을 떠나서 도덕적인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까? 미래의 뇌과학은 이처럼 발전할 수 있을까? 과학적인 즐거움을 주는 SF 미스터리로 다가선 이야기는 어느새 가족, 혈연을 생각나게 하는 휴먼 드라마로 바뀐다. 과학이라는 현미경으로 인간의 본성을 촘촘하게 들여다보고 있는듯하다. 김수오의 기억회복술과 주경재의 기억제거술을 통해서 인간의 존재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기억삽입술로 전혀 다른 삶을 기억하고 있다면 개인의 삶은 자신의 삶이 될 수 있을까?


p.43. 나는 뇌를 디자인하는 화가다. 기억을 도려내고 새로운 기억을 채워 주는 일, 그게 내 업이다.


기억을 붙이고 지울 수 있는 세상이 온다면 인간의 삶은 무너지고 말 것 같다. 슬프고 아픈 기억을 지우고, 치매로 잃어버린 기억을 다시 붙일 수 있다면 좋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누군가의 손으로 누군가의 기억을 조작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재앙을 불러올 것 같다. 그리고 그 재앙을 《스핑크스의 왼쪽 눈동자》을 통해서 만날 수 있었다. 가족과 혈연관계를 구속으로만 느끼며 살고 있다면 이 책이 바라보는 따뜻한 관계를 만나보길 바란다. 책날개에서 김유진 작가는 '하나의 질문'이 한 편의 이야기가 되는 과정을 사랑한다고 밝혔다. 《스핑크스의 왼쪽 눈동자》 가 담고 있는 '하나의 질문'은 무엇일지 생각해 보는 즐거움을 놓치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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