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을 잇는 바다
이요하라 신 지음, 김다미 옮김 / 비채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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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채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제172회 나오키상 수상작《파랑을 잇는 바다》를 만나보았다. 지구행성물리학 박사과정을 수료한 특별한 이력을 가진 작가 이요하라 신의 작품으로 단편소설 다섯 편을 담고 있는 소설집이다. 남은 사람들이 사라진 것들에 대한 '기억'을 찾는 일본의 숲속, 바닷가, 외딴섬 등 외진 마을이 배경이다. '인구 절벽'이라는 용어를 우리보다 먼저 접했던 일본의 작가는 소도시 속에서 '사람'이 줄어들고 있는 외진 지역과 그곳에 남은 삶을 그리고 있다.


《파랑을 잇는 바다》속 외진 곳, 그곳을 그린 이야기의 중심은 남은 사람들이 아니다. 작가가 심어 놓은 '기억'들이 이야기의 주요 흐름이다. 동물(붉은바다거북, 일본늑대), 광물(운석, 흙) 그리고 원자폭탄에 대한 기억들이 이야기의 중심에 서고 그 중심으로 사람들의 사연들이 접근한다. 외진 곳이지만 사람들은 살고 있고, 찾아오고 또 기억을 남긴다. 감성적인 접근으로 멸종 신고된 일본 늑대를 기다리는 이들도 있고, 이성적인 접근으로 멸종 위기의 붉은바다거북의 여행을 도우려는 사람들도 있다. 운석 파편을 감추는 여인의 마음은 또 어떤 접근일까?


다섯 편의 이야기 모두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눈물샘이 자연스럽게 열리고 만다. 하지만 감성적인 만남의 바탕을 이성에 두고 있는 까닭으로 눈물 속에 허우적대는 일은 막아준다. 물리학자의 작품들이어서 그런 것일까? 이성과 감성이 부딪힐 때 발생하는 아름다운 빛을 만나보고 싶다면 주저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p.339. "우리 인간도 똑같아. 좋아하는 곳, 마음에 드는 곳, 거기서 살면 돼. 자기가 태어난 곳을 책임져야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다섯 편의 이야기 중 어떤 이야기를 먼저 만나도 좋을 것이다. 순서대로 만나지 않아도, 다섯 편 전부를 만나지 않아도 좋을 것이다. 단 한편의 이야기를 만나더라도 아름다운 감성이 안내하는 이성적인 기억 여행이 주는 즐거움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사쓰키의 언니가 이번만은 제발 답장을 해주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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