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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감옥에서 탈출했습니다 - 죽음의 수용소에서도 내면의 빛을 보는 법에 대하여
에디트 에바 에거 지음, 안진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4월
평점 :
"감옥 생활이 따로 없네."
우리는 타의에 의해 꼼짝 못 하는 상황일 때 '감옥'이라는 표현을 비유적으로 쓴다. 마음 감옥이라는 어떤 걸 말하는 걸까?
저자는 헌재 93세의 나이에도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열정적인 심리상담가로, 열여섯 살에 아우슈비츠에 강제 수용되어 고통스러운 시간을 내면의 빛으로 견디다가 신체적으로 거의 죽음에 가까워졌을 때 전쟁이 끝나면서 극적으로 미국 군인에 의해 구출되었다. 아우슈비츠의 경험은 일생에 걸쳐, 현재까지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고 한다.
이 책은 강제 수용되기 직전의 얘기부터 시작하여 아우슈비츠의 경험, 구출되고 회복하는 과정, 결혼, 미국 이민, 학업 재개 등 저자의 일생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면서 자신이 트라우마를 어떻게 극복했는지에 대한 얘기와 자신의 경험으로 내담자들을 돕는 과정까지를 설명하며 마음 감옥에서 탈출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우슈비츠 생존자의 또 다른 명저로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가 있는데, 나는 이 책을 사서 책장에 꽂아놓고도 이제까지 읽지 않았다. 역사로서 알고 있는 유대인 대학살에 대한 얘기는 눈 똑바로 뜨고 마주해야 하는 진실임을 알면서도 자세한 경험담을 들으면 마음이 너무 힘들 것 같아 선뜻 손대지 않고 있던 내용이었으나 이번 독서모임성장판 매력독서 마음공부반의 책으로 선정되면서 읽어야 할 시점을 맞닥뜨리게 되었다.
희생자 의식은 내면으로부터 발생한다. 자기 자신을 제외한 그 누구도 우리를 희생자로 만들 수 없다.
우리는 우리에게 벌어진 일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희생된 사실에 집착하기로 선택할 때 희생자가 된다.
우리는 희생자의 사고방식을 키운다.
완고하고, 남을 탓하고, 비관적이고, 과거에 갇혀 있고, 용서하지 않으려 하고, 가혹하고, 건강한 한계와 경계가 없는 사고방식과 존재 방식이다.
우리는 희생자의 사고방식에 갇히기로 선택할 때 자기 자신을 감옥에 가두고 스스로 간수가 된다.
(마음 감옥에서 탈출했습니다, p.24)
저자는 큰 트라우마가 없는 사람일지라도 희생자 의식이 스스로의 마음에 감옥을 만든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희생자가 아니라 생존자가 되고 번영하는 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미국에서는 범죄 피해자에게도 피해자Victim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생존자Survivor라는 용어를 쓰도록 권장하고 있다. 용어는 규정을 의미하고, 어떤 용어로 그 사람을 부르는지에 따라 태도와 방향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이미 수사 현장에서도 적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희생자 의식에서는 벗어나는 것을 저자는 자유라고 말하면서 자유로워지기 위한 2단계의 치유 과정을 설명한다.
1. 자신의 감정을 수용하고 책임질 것
2. 위험을 감수하는 법을 배움으로써 자기실현에 이르는 것
가장 큰 감옥은 자기 자신의 마음속에 있다는 사실, 그리고 우리는 자신의 주머니 안에 이미 열쇠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이 열쇠는 기꺼이 자신의 삶에 절대적인 책임을 지는 것,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는 것, 기꺼이 판정으로부터 자신을 해방하고 자신의 결백을 되찾는 것,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것이다.
(마음 감옥에서 탈출했습니다, p.475)
처참하고 고통스러운 경험을 담담히 서술하고, 어려운 상황에서의 통찰을 놓치지 않으며, 스스로 자아를 찾아 극복해가는 저자의 일생 자체만으로도 큰 울림과 깨달음을 준다. 거기에다 실제 상담 사례를 들어 설명하는 자유로 나아가는 상세한 과정들 속에는 분명히 나 또한 되돌아보고 깨뜨려야 할 철창이 있다고 느꼈다. 결국 내면의 빛을 찾아서 꺼내야 하고 빛을 발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참다운 인생의 길인 것 같다. 사소하더라도 반복되는 인생의 굴레를 눈치챈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면 좋겠다.
책에서 반복되어 나오는 저자의 엄마가 생전에 했던 말이 강렬한 메시지를 다시 한번 전해준다.
이것만 기억해. 네가 마음에 새긴 것은 아무도 네게서 뺏을 수 없단다.
(마음 감옥에서 탈출했습니다, p.475)
// 이 글은 독서모임성장판 활동으로 (주)위즈덤하우스에서 책을 지원받아 읽고 썼습니다. 본 글은 저의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이것만 기억해. 네가 마음에 새긴 것은 아무도 네게서 뺏을 수 없단다. - P475
가장 큰 감옥은 자기 자신의 마음속에 있다는 사실, 그리고 우리는 자신의 주머니 안에 이미 열쇠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이 열쇠는 기꺼이 자신의 삶에 절대적인 책임을 지는 것,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는 것, 기꺼이 판정으로부터 자신을 해방하고 자신의 결백을 되찾는 것,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것이다. - P475
희생자 의식은 내면으로부터 발생한다. 자기 자신을 제외한 그 누구도 우리를 희생자로 만들 수 없다. 우리는 우리에게 벌어진 일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희생된 사실에 집착하기로 선택할 때 희생자가 된다. 우리는 희생자의 사고방식을 키운다. 완고하고, 남을 탓하고, 비관적이고, 과거에 갇혀 있고, 용서하지 않으려 하고, 가혹하고, 건강한 한계와 경계가 없는 사고방식과 존재 방식이다. 우리는 희생자의 사고방식에 갇히기로 선택할 때 자기 자신을 감옥에 가두고 스스로 간수가 된다. -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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