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은수를 텍스트T 3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이소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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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은 키우는 반려인을 닮는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우리 개 로비는 낯선 사람이 집에 오면 경계태세를 하는 척 큰 소리로 짖지만 한 번 쓰다듬기만 하면 금방 경계를 풀고 자기를 예뻐해 달라며 꼬리를 살살 흔들기 시작한다. 본능적으로 낯선 이를 경계하긴 하지만 사람을 너무 좋아하는 탓이다. 좀 멍하게 순둥하게 생겨서 산책을 나가면 귀엽다는 얘기를 듣는 편이다.

우리 고양이 덕자는 하루 23시간 제 좋을 대로 자거나 먹거나 놀다가 내가 잠자리를 펴는 순간부터 하루치 애정표현을 내놓으라며 기고만장한 자세로 엥엥 요구한다. 자기를 예뻐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는 듯이 멋진 털코트에 동그랗고 예쁜 얼굴을 하고 있다.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의 작가 히로시마 레이코의 신작인 청소년 소설『어떤 은수를』에서는 은수(은빛 짐승)라는 반려대상이 나온다. 반려동물이라고 하지 않는 이유는 은수는 돌의 정령이라고 불리는 생물과 광물의 중간에 해당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인간과 짐승이 뒤섞인 듯한 신비롭고 아름다운 모습, 주인에게 충성하는 성질 덕분에 최고의 애완동물로 여겨(p.15)지는 존재이기도 하다.

엄청난 재력가인 세이잔은 5명의 사람을 골라 불러 모아 놓고 3개월 동안 최고의 은수를 길러 오는 사람에게 재산을 남기겠다는 솔깃한 제안을 한다. 은수 알은 부화하는 데 1달이 걸리는데 그동안 태어나길 바라는 모습과 특성을 생각하며 매일 잘 돌봐주면 된다. 그러면 주인이 상상하는 모습을 가지고 부화하게 되는데 묘하게 주인의 욕망이 투영된 성격과 특기를 가지게 된다. 탐욕스런 주인에게서는 탐욕스런 은수가, 속박을 벗어나고자 하는 은수에게서는 자유로운 은수가...

그렇다면 은수의 알은 어디에서 생겨나는 것일까?

다섯 명 중 누구의 은수가 가장 빼어난 은수로 자라게 될까?

애초에 세이잔은 왜 은수를 잘 길러온 사람에게 재산을 주겠다는 제안을 했던 것일까?

생각도 못한 반전에 반전이 짧은 소설 안에서 펼쳐지는 흥미진진한 판타지 『어떤 은수를』은 어떤 결말이 맞이하게 될까?

「어떤 은수를」외에 「히나와 히나」와 「마녀의 딸들」등 모험과 사랑, 성장에 대한 매력적인 판타지를 읽어볼 수 있는 이 책, 청소년이 아닌 어른들도 한 번씩 읽어보면 좋을 만큼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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