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 라이프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13
앨리스 먼로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엘리스 먼로는 열세번째 소설집 <디어 라이프>를 출간하면서 절필 선언을 한후,  "현대 단편소설의 거장"이라는 타이틀로 2013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그 해 문학상 수상자의 대표작은 궁금해서 읽어보게 된다.    이 소설집 가장 뒤에 수록된 단편 <디어 라이프>를 먼저 읽어보았는데, 먼로의 문체나 주제에 익숙지 않아서 그런지 무미건조함을 느끼고 내려놓았었다.  

 

북클럽에서 읽어보기로 해서 다시 처음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첫 단편부터 여자의 심리와 욕망을 파고들어가는 스토리에 빠져버렸다.   이 소설집에는 자전적 얘기 4편을 포함하여 총 14편의 단편을 수록하고 있는데, 모두 캐나다의 작은 타운을 배경으로 한다.   타운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소소한 얘기들을 다양하게 파고든다.   노벨상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의 작품들의 주제는 주로 인류사에 있어 거대한 이슈이거나 정치적 또는 사회적인 인간의 통찰이지 않은가 싶다.   먼로가 주로 인간의 삶 그 자체, 그 이면속에 담긴 인간의 심원을 주제로 하기에 노벨상 수상은 더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첫소설부터 빠져들더니 각 단편들마다 주인공 저마다의 현실과 생각 선택이 흥미롭다.   어떤 단편은 독자에게 진실이 알려지기 전에 궁금증을 유발하여 재미를 더해준다.  또, 미스테리한 사건, 여성의 성역할, 미묘한 남녀관계, 노부부의 결혼생활이 펼쳐지기도 한다.  결함을 가지고 있는 남자나 여자의 위축된 사랑을 다루기도 한다.  시간과 기억의 과거와 현재 모습의 차이나, 기억의 차이로 빚어지는 인간의 복잡한 심리도 들어있다. 

 

먼로의 소설은 감정은 배제한 채 상황 묘사 위주인데도 천천히 읽어줘야 한다.  문장마다 인물의 성격을 나타내거나 복선이 될 수도 있어, 독자는 꼼곰하게 읽으면서 사유해야 하는 것이다.   삶에 대해 인간에 대해 질문하고 돌아보게 만든다.   내가 여자라 그런지 먼로가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이 잘 이해되기도 했다.  

  

 

<일본에 가 닿기를>

시인인 그레타는 실용적인 남편과는 대화도 되지 않고 지루하기만 하다. 

그레타는 딸아이와 기차 여행 중에, 기차에서 만난 다른 남자의 침대칸에 가기 위해 딸아이만을 침대칸에 남겨둔다.   딸아이에 대해, 남편에 대해, 인생에 대한 배반 행위를 저지르고, 자신의 죄에 생각하게 되지만, 다시 기회가 왔을 땐 거부하지 않는다.  여자의 내재된 욕망은 기회가 오면 드러나는 것인가. 

 

<아문센>

캐나다 추운 지방 아문센에 부임한 여교사.

여자는 그곳의 의사와 결혼을 약속하지만, 결혼 허가를 받기 위해 다른 지역으로 나왔을 때 남자의 결혼 의지는 꺽인다.   평생 그 장면은 잊혀지지 않을 것만 같고,

그것이 그녀의 인생에 더 좋게 작용했을 수도 있다고 위로하지만, 여러해가 지나 그를 다시 만났을 때 그 때와 똑같은 감정을 느끼게 된다.  감정은 정말 변하지 않는 걸까. 

 

<메이벌리를 떠나며>

아픈 아내를 위한 얘기거리로서의 리아,

어린 아가씨였던 리아는 어느새 가출해서 결혼도 하고, 아이를 둘 낳고는 불륜을 저질러 남편과 아이를 모두 잃어버리는 그저 그런 통속적인 뻔한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어버린다.  남자도 아내를 병으로 잃는 뻔한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어 버리고,

 

<자갈>

아빠를 비롯한 그 이전의 삶에서 벗어나고팠던 엄마, 그 덕에 두 자매는 엄마와 엄마의 새애인과 함께 트레일러에 살게된다.   엄마도 슬슬 짜증이 나려던 차에 9살 언니는.. 

 

<안식처>

가정에서는 왕처럼 군림하는 이모부.  가정에서의 권위를 위해서라면.. 

여자에게 가중 중요한 일은 남편을 위해 안식처를 만들어주는 거라고 믿으며, 남편에게 인생을 모두 바친 이모.. 

자신의 부모와는 전혀 다른 이런 관습적인 분위기에 조금씩 익숙해지는 나,   양편에서 균형감을 갖게 되고, 이모와 이모부에도 변화가 찾아온다. 

 

<자존심>

작은 실수도 잊어버리지 않는 작은 타운에서의 삶.. 

그 실수는 용케 버티어 내거나 익숙해져서 묻히기도 한다. 

 

<코리>

소아마비로 다리를 저는 여자 코리는 결혼보다는 불륜을 선택한다.

불륜을 이용해 가정부는 돈을 뜯어내고, 이는 뭔가 석연치 않다. 

 

<기차>

도착역을 한 정거장 두고 뛰어내린 남자, 왜 뛰어내렸지?  계속 생각하게 만든다.  근처 농장에 안주할 것만 같았지만 또 다시 기차에 오르는 남자..  이 남잔 여자가 두려운 무슨 결함이 있는걸까.

 

<호수가 보이는 풍경>

진료를 위해 혼자 운전해서 이웃마을에 간 노부인..

예약한 의사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들른 요양원은 텅비어 있기만 하고, 그것은...

 

<돌리>

노부부 앞에 남편의 옛여인이 우연찮게 나타났다.   

노부인은 둘의 희희락락을 참을 수 없어 가출하고..   노부부에게 질투란..

 

자전적 얘기 네편 <시선>, <밤>, <목소리들>, <디어 라이프>는 먼로의 어릴시절 이야기로 타운 보다도 더 들어간 시골 농장의 얘기들이다.   여기엔 주로 어머니가 주요인물로 등장한다.  먼로가 밝혔듯이 그녀의 삶과 글은 어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았음을 알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