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적 글쓰기 - 열등감에서 자신감으로, 삶을 바꾼 쓰기의 힘
서민 지음 / 생각정원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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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의 글을 경향 신문 칼럼으로 처음 접했을 때가 생각난다.  

이름에서 묻어나는 서민적인 힘에 혹하더니, 냉철한 시각을 해학으로 풀어낸 그의 글을 읽고는 반해버렸다.

 

그의 글쓰기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게 아니었다. 

보통 글은 읽기에서 시작한다는데, 그는 무조건 쓰기에서부터 시작했단다.

유머가 섞인 대학 동아리 회보에서부터.. 

못생긴 외모를 유머가 담긴 글이라도 써 극복하기 위한 방편이었다고 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이 못생겼다는 말을 어찌나 자주 하던지..  못생겨서 공부라도 잘해야 결혼할 수 있겠다 싶어 열심히 공부한 덕에 의대에 진학할 수 있었다고 한다.

저자는 글쓰기가 배우자의 미모도 좌우한다고 믿는다.  자신은 글쓰기 덕에 이쁜 아내를 만났고, 아직도 글쓰기로 화목한 가정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한다.  아내가 이쁜지는 확인할 길이 없으나, 아내에게 편지 쓰는 남자라니.   신혼 초 이후로 쪽지도 못받아본 나로선 부럽기만 하다.  이 책에 아내에게 쓴 편지 두 편이 실려 있다.   이러다가 남자들의 공공의 적으로 등극하는건 아닌지... ^^

 

저자와 취향이 비슷한 한 편집자가 다행인지 비극인지 저자의 치기어린 글을 책으로 발간해 주었다.   저자는 자신의 책이 팔리는지 확인하기 위해 퇴근과 함께 서점으로 다시 출근했지만 책이 팔리는 것은 도통 확인할 수 없었다.  대신 서점에 간김에 다른 책들을 훑어 본 이후에야 자신의 글이 얼마나 쓰레기인지를 깨닫게 되었단다. 

그 때부터 책에 빠져 들었고, 글을 잘 쓰기 위한 피나는(?) 노력이 시작되었다.   어디서나 펜과 종이를 놓치 않았고 블로그라는 공간을 통해 남들과 소통하는 글쓰기를 꾸준히 해왔다. 

 

자신의 전공을 살린 두권의 책은 말아먹었고, 

한겨레 신문 칼럼을 쓸 때는 글쓰기에 힘이 들어가서인지 마감에 맞춰 글쓰는 게 여간 곤혹스럽지가 않았다.   칼럼을 쓰는게 갈수록 힘들다 느껴져 물러설 수 밖에 없었다. 

그 후에도 서민은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다.   한겨레에서 물러선 후 3년간 훈련으로 단련되었다는 자신감이 들었을 때 어디선가 연락이 오기를 기다렸고, 2009년 드뎌 경향신문 컬럼니스트가 되었다.   이후 서민만의 독특한 유모식 컬럼은 세간의 화제가 되었다.   2013년에 발간된 <서민의 기생충 열전>은 드뎌 베스트셀러가 되어 기생충학의 대중화에 공헌했다.

 

1부 "나는 쓰면서 상장한다"에서는 글쓰기의 지혹 훈련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고,

2부 "어떻게 쓸 것인가"에서는 경향 신문 칼럼니스트가 된 이후 자신만의 글쓰기 비법을 소개해주고 있다.  그동안 화제가 되었던 글도 실려 있는데, 반어법이 들어간 풍자는 유쾌 상쾌 통쾌하다.  서평쓰기, 재밌는 댓글 다는 법 등도 조언해 주고 있다.

 

저자는 글을 쓰면서 성장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지금도 계속 성장중일 것이다.   아!  저자는 추상적인 성장 말고 물리적인 키도 컸다는데, 왠지 글쓰기 성장이 키 성장으로 이어진 것만 같다.   나도 키 성장까지 보장된다면 한번 열심히 써볼텐데 말이다.   이 책을 통해서 좋은 글은 꾸준한 독서와 글쓰기 밖에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책 중간 중간 실린 저자의 코믹한 전신 사진에 흠칫 놀라기도 했다 (못생겨서가 아니고 예상치 않았던 사진이라 ^^).   인터뷰 책도 아니고 글쓰기 책에 전면 사진이 몇장이나 실려 있다니..  취지에 맞지 않는 사진을 보면서 저자가 귀엽기까지 했다.  외모 컴플렉스는 이제 완전 극복한 걸까?  이제 자신감이 넘쳐나 보인다.  저자의 삶을 180도 바꿔 놓은 것은 모두 글쓰기 덕분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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