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나쓰메 소세키 지음, 이지선 옮김 / 책만드는집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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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의 저자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마음>

제목이 참 친근해서 빌려온 책이다.  표지는 또 얼마나 이쁜지 마음이 안갈 수가 없다.

 

겐조는 남들보다 교육을 많이 받아서 지식인이라는 의식은 강했지만 그런 자각이 남들과 벽을 쌓게 만들었다.    겐조는 자신의 은사는 아니지만 선생님이라 부르며 따르는 사람이 있다.   자기 안으로 파고드는 내면을 가진, 자신과 사회에 대해 통찰한 것 같은  선생님이 그냥 좋았다.  사회생활도 하지 않고 집에 파묻혀 지내는 선생님이 자신과 비슷해 보여서였을까.  

 

겐조는 아버지가 위독해 시골에 내려와 있으면서 아버지와 선생님의 상이 계속 겹쳐서 머리속을 꽉 차지한다.   아버지는 단순한 오락 상대로도 만족을 주지 못하지만 선생님은 교제에서 오는 친밀감 이상으로 화자의 '사유'에 아니 거창하지 않은 표현으로 '마음'에 영향을 미친다. 

 

이야기는 메이지왕의 죽음으로 급격한 변화를 맞는다.  나중에 모두 얘기해 주겠다고 하던 선생님의 과거는 아버지와 선생님의 예고된 죽음으로 드러난다.  선생님은 믿었던 사람에게서 배신을 당한 후 몸은 홀홀단신 자유로웠지만 쉽게 다른 사람을 믿지 못하게 된다.  사랑하는 여인에게 고백하는 일도 그렇다.  유일한 친구와도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고 친구와의 불통은 평생 따라다닐 죄의식을 낳는다. 

죄의식으로 삶을 살아가는 것조차 사치로 알고 세상과 담을 쌓고 속죄하며 살았던 것. 

 

표지와는 달리 내용은 무겁기만 하다.   누구나 숨기고 살아가지만 실수든 사소하게든 일말의 죄의식을 지니고 있지는 않을까?   나름대로 속죄하며 나 스스로의 양심과 싸우면서 극복해 나가야 하는 것 말이다.   선생님은 극복하지 못했지만, 아니 나름대로 극복하는 방법을 선택한 것은 아닐까.

 

이 소설도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답게 일본 근대 색채가 잘 드러난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서는 행동하지 않고 세상에 냉소적이기만 한 지식인들의 모습을 보았는데, 이 책의 겐조와 선생님의 유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나쓰메 소세키야말로 근대 지식인으로 소설을 통해 제국주의 시대 일본의 고민을 잘 표현한 근대 소설의 대표 작가였다.  이 소설은 짧으면서도 긴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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