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부대 - 2015년 제3회 제주 4.3 평화문학상 수상작
장강명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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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유시민 전원책 출연 첫방송 "썰전"을 보았다. 

유시민 씨가 북한핵 주제에 대한  얘기 중에 국정원 직원이 근무시간에 댓글달지 말고 정보 수집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말을 했다.  이에 전원책 씨는 몇십만개의 댓글 중에 몇개가 무슨 영향력이 있겠냐는 식으로 반대 의견을 냈었다.   그 이하 얘기는 편집했는지 더 이상의 논쟁은 없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 보면 몇개의 댓글이라도 엄청한 파문을 일으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작년말 서울시는 강남구측이 여론 조작을 위해 조직적으로 댓글을 달았다며 수사의뢰한 사건이 있었다.  국정원 댓글 조작 사건때에도 여당측은 민주당도 댓글 달지 않았냐며 물타기작전으로 나가더니 이와 마찬가지로 강남구측은 서울시도 댓글 달았다며 맞불작전으로 나왔다.   이 사건으로 이 책 <댓글 부대>는 더욱 관심 집중되었고 나도 그래서 접하게 되었고 이웃님들의 블로그 글을 보면서 더욱 읽어 보고 싶어졌다.   

 

이 책의 각 9개 장의 소제목은 나찌당의 괴벨스의 어록이라고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말이라고 한다. 

 

거짓과 진실의 적절한 배합이 100%의 거짓보다 더 큰 효과를 낸다.

분노와 증오는 대중을 열광시키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언론은 정부의 손안에 있는 피아노가 돼야 한다.

대중에게는 생각이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대중은 무지하고 선전 선동에 약하다더니 괴벨스의 선전 선동법은 현대에도 통용되고 있는 것 같다.   전파력이 엄청난 인터넷 시대에는 사이버 선전 선동법 까지 동원되어 더 효과적으로 대중을 양념하고 있다.   최근에는 상업적으로 제작된 컨텐츠를 다양한 인터넷 매체를 통해 자발적으로 퍼져나가게 하는 바이럴 마케팅이 대세이다.   만들어 놓기만 하면 바이러스처럼 퍼져나갈 수 있으니 기업의 마케팅 기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터넷을 활용한 사이버 선전 선동도 알아서 퍼져나가니 댓글 몇개가 얼마나 파급 효과가 클 수 있겠는가.

 

이 책의 댓글 조작원들은 정체 불명의 국정원으로 보이는 팀장에게서 임무를 받는다.  첫임무는 대기업에 불리한 내용의 영화를 대중들이 등돌리게 만들어 놓는 것.  이들은 이 임무를 잘 완수하고 온라인 여론판을 기획하는 브레인이라도 되는냥 신나했다.  다음 임무로 진보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를 파괴시키고 나서는 세상을 바꾼 것 같이 들떴다.  여론 조작을 위한 새로운 임무가 맡겨질 때마다 보수는 올라가고 자신들의 위치도 뭔가 달라져 가는 듯 했다.  이용당하고 있는 것도 모른 채.. 

 

이 책의 마지막 임무는 정말 무섭다.  기성세대들이 모이는 커뮤니티는 파괴할 수는 있어도 그들의 사상은 쉽게 바꾸기 힘들다는 것을 인식하고, 자라나는 청소년들을 공략하기로 한 것이다.  청소년들에게 보수적인 사고 방식을 주입하기 위한 작업을 지시한 것.  이를 위해 조작원들은 크게 한판 벌이려고 하는데.. 이는 이 소설의 위기와 절정에 해당하므로 직접 읽어서 확인해야 한다. 

 

작가도 말했듯이 국정원 댓글 조작 사건에 영감을 얻어 이소설을 쓰기도 했고 현 정치적 상황에 비추어 왠지 실제 이야기같은 착각이 들었다.   언급안하고 넘어가려고 했지만, 영화 <내부자들>에 나온 성접대 장면과 비슷한 장면이 나온다.   내가 모르는 세상이 이것 하나뿐이겠냐마는 이런 정치판 성문화가 돌아가고 있다는 거에 놀라웠다.  

 

어디선가 댓글 조작원들이 있을 것만 같다.  맛집 포스트글도 영화 추천글도 혹시나 댓글조작원에 의한 것은 아닌지 먼저 의심이 들지도 모르겠다.  나만의 주관이 뚜렷하다면 다른 사람의 말에 댓글에 혹하거나 휘둘리지 않을 것이다.   다른 사람, 대중의 의견 보다는 나의 느낌 감정에 충실하고 솔직하게 표현해야 겠다.  그러려면 남이 침범할 수 없는 나만의 내면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걸 건드려야 해. 두려움과 죄의식. 모두를 한꺼번에 공략하는 방법은 그것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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