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내 영혼에 바람이 분다 - 그리움을 안고 떠난 손미나의 페루 이야기
손미나 지음 / 예담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여행작가 손미나.  이제 아나운서란 타이틀은 무색해지는 이름이다.  첫 출간책 <스페인, 너는 자유다>를 읽고 그녀의 일상으로부터의 탈피, 과감한 변신이 놀랍기도 했고 부럽기도 했다.  그 후 그녀의 여행기를 관심있게 지켜보게 되었다.   다음 일본 여행기 <태양의 여행자>를 읽고는 좀 날림으로 만든 책같아서 실망스러웠고, 다음 여행기 아르헨티나편은 나온 줄도 몰랐다. 

 

그리고 한참 후에 출간된 프랑스 여행기 <파리에선 그대가 꽃이다>.   그녀가 파리지앵으로 3년 넘게 살아가면서 쓴 책이라 그런지 눈길을 끌었다.   여행자로가 아니라 단 몇달, 아니 몇주만이라도 현지인으로 파리를 누려볼 수 있다면.. 다들 꿈꿔보는 게 아닐까.  작가는 프랑스 곳곳의 여행기 뿐만 아니라 소설을 쓰느라 고뇌하는 모습도 책 속에 담고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 출간된 페루 여행기 <페루, 내 영혼에 바람이 분다>..  한달간의 여행기이다.

쉽게 떠나보기 힘든 남미 대륙..  페루라는 나라는 막연히 잉카 제국, 마추픽추 정도, 그리고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의 나라로만 알고 있다.  그리고 한가지 더 로맹가리의 단편소설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가 떠오른다.

 

작가의 여행 코스에 리마의 남서쪽 섬 '바예스타스'가 있다.  이 섬은 수많은 종류의 새와 바다사자가 서식하는 곳으로, 수백 년 전부터 쌓인 새들의 배설물로 이루어져 있다.  새들은 바다속 영양 좋은 물고기를 먹어서 그런지 배설물이 훌륭한 비료(구아노)가 된다고.  1년에 무려 1만 1000톤에 이르는 구아노를 캐가도 여전히 몇십미터 쌓여있다고 한다.  로맹가리의 소설에서도 리마 근처 구아노로 뒤덮인 섬이 소설 배경이 되는데.. 왠지 그곳이 아닌가 혼자 생각해 봤다.   손미나 작가도 책에서 언급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얘기가 없는 것을 보면 아닐수도. ^^ 

 

작가는 마추픽추 여행 코스에서 잉카문명에 대해 말해준다.  15세기에 100년이라는 짧은 시기 동안 80여 개의 부족을 통합해서 큰 나라를 세운 문명.  군사적, 정치적, 종교적으로 앞섰던 문명이지만 문자는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실.  잉카제국의 종교의식을 치르기 위한 마추픽추는 오랫동안 발견되지 않을 정도로 태양과 가까운 요새에 건설되어 있다는 사실..  마추픽추는 검색해보니 1911년에 역사학자에 의해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외 작가의 여행 코스에는 아마존 밀림, 티티카카 호수, 나스카 라인, 쿠스코, 콜카 캐니언 등이 있다.   콜카 캐니언에서 3미터가 훌쩍 넘는 길이의 새 콘도르를 보는 장면도 기억에 남는다.  감자는 페루가 원산지로 이곳에서 스페인 정복자들에 의해 유럽대륙으로 전파되었고, 아일랜드에서 주식으로 자리잡았다는 얘기도 새로웠다.   두세시간 이내 가벼운 마음으로 신비의 땅 페루를 여행하고 온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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