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란 무엇인가 1 - 소설가들의 소설가를 인터뷰하다 파리 리뷰 인터뷰 1
파리 리뷰 지음, 권승혁.김진아 옮김 / 다른 / 201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1953년 뉴욕에서 출간되기 시작한 잡지 "파리 리뷰"는 60년간 세계적 명성의 작가들과 인터뷰해왔다.  그동안 인터뷰했던 250며 명의 소설가중 가장 인터뷰하고 싶은 36명을 선정했고, 12명씩 묶어 세권의 <작가란 무엇인가1, 2, 3>을 펴냈다.  그중 첫권을 읽고 있다.  첫권이니만큼 소설가 12명은 모두 이름만 들어도 탄성이 나올 정도다.  움베르토 에코, 오르한 파묵, 무라카미 하루키, 폴 오스터, 이언 매큐언, 필립 로스, 밀란 쿤데라, 레이먼드 카버,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어니스트 헤밍웨이, 윌리엄 포크너, E. M. 포스터가 그들이다.  이들의 소설은 대부분 한두권은 읽어서그런지 친숙하기만 하다.  에코와 레이먼드 카버의 책은 아직이다. 레이먼드 카버의 <대성당>은 조만간 읽으려고 소장중이다. 

 

소설가 김연수의 추천사의 글을 읽으니 소설가의 일상이 어렴풋이 상상이 된다.  그들이 글을 쓰기 위해 자신을 얼마나 소진시키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고치고 또 고치고 몇개의 수정본도 가지고 있고, 소진되고 재만 남은 상태에서도 뭔가를 또 쓴다는 것을..

 

"한 권 이상의 책을 펴낸 소설가에게 재능에 대해 묻는 것만큼 어리석은 질문은 없다.  그들에게 재능은 이미 오래전에, 한권의 책으로 소진해버렸으니까. 재능은 데뷔할 때만 필요하다.  그다음에는 체력이 필요할 뿐이다". 

 

작가들이 소설을 쓰는 장소와 시간대, 글을 전개하는 방식, 소설을 쓰기 시작한 계기 등 흥미로운 질문과 대답이 실려 있다.   필립 로스는 하루종일 글을 쓴다고 했다.  작가들끼리 서로 이런저런 질문을 하지만 정작 알고 싶은 것은 "너도 나만큼 미쳤냐"라는 거란다.  글은 미쳐야만 쓸 수 있나보다.  아직 읽어보지 못한 소설이 많기에 소설에 대한 인터뷰 내용은 약간 집중도가 떨어지기도 했지만, 우리에게 흔하게 접할 수 없는 소설가들의 인터뷰라 그런지 좋기만 하다.   

 

움베르토 에코의 책은 아직 못읽어봤는데도 그의 인터뷰는 처음부터 끝까지 인상적이고 재미있었다.  밀라노 서재에는 약 5만권의 책을 소장하고 있고 읽을 책을 선택하기 위해 서가로 가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책을 가지러 간다고 했다.  대학 시절 토마스 아퀴나스의 미학에 관한 논문을 쓸 정도로 이때부터 중세 미학에 매료되어 있었나 보다.  그의 중세 시대를 다룬 소설을 당장 읽어봐야겠다.  소설에서 성적인 장면 묘사가 두번밖에 없냐는 질문에 에코는 성에 대해서 쓰는 것보다는 직접 하는 걸 좋아한다고 말했다.  유머감각도 탁월한 듯 하다.  학자의 길을 걷다가 48살이 되어서야 소설가 된 그는 연구논문에 대해서도 언제나 자신의 이야기를 해왔다고 말했다.  스타일의 문제라면서..  학자로 기억되고 싶은지 소설가로 기억되고 싶은지 하는 질문에, 에코는 학자의 작품이 살아남기는 어려운 것 같다고 했다.  학자들의 쓴 텍스트는 한세기가 지나면 출판되지 않지만, 소설은 계속 재출간되다면서..  에코의 대답이 확인해주듯이 소설은 몇세기가 지나도 고전으로 사랑받고 있지 않은가..  새삼 소설의 가치를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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